강혜정은 기분이 별로인 박태준을 쳐다보았다. “뭘 들었든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니까 물어보는 거에 대답해.”박태준은 결혼 후 자기 엄마한테 몇 번이나 무시당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마를 잡고 말했다. “우리 아직 이혼도 안 했어요. 그리고 나씨 집안에서 이혼한 여자를 반길까요?”“왜 안 반겨? 우리 은지는 싫어하면 그건 그 사람들이 보는 눈이 없어서 그런 거야.”나씨 네도 어느 집안 못지않다. 유성이한테 시집가려는 여성분들도 많다. 강혜정이 아무리 신은지를 받쳐준다 해도 이혼한 여자를 쉽게 받아들이지는 못할 거다.그러니까 언제 시간 봐서 나씨 집안에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봐야 할 거 같아. 정 안되면 은지를 설득해 다른 사람으로 바꿔야지.다만, 본인은 나씨 집안이랑 크게 친분이 없어서 태준이 아버지가 돌아오면 다시 알아봐야 할 거 같아. 박태준은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물어보지 않은 걸 보고 물어보았다. “엄마, 왜 갑자기 신은지랑 유성이를 같이 묶으려고 하세요?”“두 사람 같이 쇼핑하고 데이트하는 거까지 봤는데 내가 뭐 묶을 자격이나 있니?”강혜정은 별 좋지 않은 말투로 얘기했고 박태준한테는 마누라도 잡지 못하는 병신이라는 눈빛을 날리고 떠났다.5분 뒤 박태준은 문서를 들고 들어 온 진영웅을 보고 말했다. “지금 신은주 어디 있는지 알아봐.”진영웅은 신은지의 이름을 듣자 바로 긴장했다. 조금 전에 이미 알아봐서 바로 대답할 수 있었다. “사모님 지금 에서 경원 작업실의 허원장님이랑 식사하고 있습니다.”직작인으로서 눈치가 빨라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거다. 예전에 박태준이 신은주한테 별로 살갑게 대하지 않은 관계로 진영웅은 신은주한테 공손하게 대했지만, 호칭은 신아가씨 아니면 신비서였다. 요즘 박태준의 태도가 달라지는 걸 보고 바로 사모님으로 호칭을 바꾸게 되었다.미원은 중식당이며 인테리어도 옛날 고전 때를 참고해 한거라 멋있고 분위기 있는 곳이다.신은주는 10분이나 앞당
하원장님도 두 사람 사이가 심상치 않은 걸 눈치챘다. “은주야, 이분은?”신은주가 대답하려고 하자 옆에 있던 박태준이 먼저 말했다. “저 은주 남편입니다. 비 오는 걸 보고 데리러 왔습니다.”말하면서 은주를 자기 품으로 당겼다.“네 맞아요. 제 남편입니다.” 신은주의 표정은 자연스럽지 못해 이를 악물고 말했다. “제 남편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라 죄송합니다.”하원장님은 그녀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 “아이고 마다하지 마, 이건 너한테 관심 많다는 거잖아, 여기 찾기가 얼마나 힘든데.”사실 이 식당이 있는 거리가 옛 건물이 많고 이 가게도 그렇게 유명한 곳이 아니라 이름만 알고 찾아오기에도 힘들었을 것 같다.은주의 반응을 보니 여기까지 올 거라고 생각 못 한 모양인데 이 마음 하나로 충분하니 은주를 많이 좋아하는 거 같았다.신은주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었다.허원장님이 가고 나서 신은주는 표정을 바꿔 박태준한테 물었다.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야?”그냥 우연은 아닌 거 같다. 정말 텔레파시가 통했다면 이혼까지 올 일이 없다.“진영웅이 여기서 밥 먹는다고 해서 왔지.”“설마 사람 붙여서 날 미행하는 거야?”여긴 박태준 회사랑 멀리 떨어져 있고 게다가 오늘은 출근하는 날이라 그의 지시가 없다면 진영웅이 어떻게 자기가 여기 있다는 걸 알 수 있는가?박태준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데리고 차를 탔다.신은주는 웃음기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설마 정말 나를 데리러 온 거야?”그녀는 더 이상 빼지 않고 차에 탔다. 한편으로는 자기 손이 박태준한테 잡혀 뺄 수도 없고 또 이런 날에 택시 잡기도 힘들었다. 뭐 막장 드라마의 어설픈 여자주인공처럼 굳이 있어 보이려고 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그냥 편하게 차 타고 가기로 했다. 아직 이혼 전이니 이 차도 재산 중의 하나라 자기 지분도 있다고 생각했다.“아니.” 박태준이 대답했다.신은주는 눈을 크게 뜨고 그를 쳐다보았다. “......”이렇게 빨리 본색을 드러내다니......박태준은 강기
신은주는 멍때리다가 박스에 보인 신발을 보니 이 남자가 뭐 하려는지 알게 되었다. 이 짧은 시간에 이 남자는 자기 발목을 잡게 되었다......박태준의 손이 따뜻해 양말을 신었어도 그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신은주는 불편하여 발을 빼고 싶었다. “나 혼자 할게.”이런 청춘 드라마에서 나올 뻔한 장면이 눈앞에 있다니 너무 창피했다. 게다가 옆에 두 사람이 저렇게 눈 뜨고 쳐다보고 있는데 어느 쥐구멍이라고 들어가고 싶었다.그들의 부러운 눈빛을 보니 속으로는 이 장면이 되게 사랑스럽다고 생각했을 거다. 신은주는 자기가 문제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분명히 박태준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이 남자는 이런 낭만적인 게 어울리지 않기에 몰입할 수 가 없었다.신은주의 자리에서 고개를 숙인 박태준의 모습을 보니 길고 긴 눈썹과 각진 얼굴을 보게 되었다. 신은주가 움직이자, 박태준은 그녀의 발목을 더 세게 쥐었다. 그리고 눈살을 찌푸리며 불만함이 가득했다. “움직이지 마.”신발을 벗기니 신은주의 하얀 속살을 보게 되었다. 발 뒤의 상처가 훤히 보였고 피까지 흘린 걸 보게 되었다. 드라마에서는 이 상황에 남자주인공이 마음 아파하면서 상처를 보게 되지만 박태준은 어이없는 말투로 말했다. “신은주, 너 혹시 바보냐? 이렇게까지 되도록 왜 참고 있었어? 아프다고 찍소리 못해?”“내가 무슨 쥐도 아니고 찍소리를 왜 해? 네가 해봐.” 신은주는 자기 발목을 남자의 손에서 뺐다. 계속 이렇게 잡히면 참지 못하고 한발 걷어찰 수도 있다.그녀가 힘으로 뺀 건지 아니면 박태준이 힘을 빼서 그런 건지 쉽게 빠질 수 있었다.판매원은 운동화에다 순면 양말까지 사 왔다. 신을 때 조금 고생이었다. 발 까진 데가 양말에 섞이니 더 아프게 되었다. 신은주가 신으려 하자 박태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판매원한테 물었다. “혹시 밴드 있으세요?”이러한 청춘 드라마를 보게 된 두 판매원은 정신 차리고 밴드를 넘겼다.신은주는 혼자 밴드를 붙이려 했지만, 박태준이 밴드를 뺏어가 자기 상처에 붙이는
신진하가 대체 무슨 말을 계속할지 듣고 싶었지만, 웨이터가 이미 문을 열었다. 안에 앉아 있던 세 사람이 동시에 그녀를 쳐다보았다.신연주는 웃으면서 박태준 옆에 앉았다. 다른 곳에 앉고 싶었지만, 자리가 여기뿐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녀가 물어보았다. “뭐 얘기하고 있었어?”박태준은 웃으면서 말했다. “그냥 어렸을 때 자기가 여동생이랑 친하고 예뻐했다고.”그는 신은주의 가정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엄마가 언제 돌아가시고 새엄마가 언제 들어왔는지, 게다가 어렸을 때 신진하가 신지연을 위해서 자기한테 어떤 벌을 줬는지까지 다 알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 무엇 때문에 학교에 빠졌는지도 알고 있었다.신은주가 고개를 들고 신진하의 긴장된 표정을 보게 되었다. 하마터면 신은주를 대신하여 말할 뻔했다.“응, 좋았지, 여태까지 별일 없이 잘살고 있는 거 보니.” 그녀는 천천히 대답했다.신진하는 앞에 말을 듣더니 표정이 조금 풀렸지만 뒤에 말을 들으니 다시 굳은 표정을 지었다. “아이고, 이걸 농담이라고. 태준이 앞에서 무슨 말이야, 오해하잖아.”“내 남편이니 우리 가족이잖아요. 마음대로 말도 못 하나요?” 신은주는 다 알고 있었다. 신진하는 뭐 두 자매가 친하다는 걸 과시해 박태준의 도움을 받으려는 속셈이다.그리고 무심한 듯 이어서 얘기했다. “아니면 아버지는 태준이를 가족처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돈주머니라고 생각했나요?”“그 입 다물지 못해?” 신진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 눈을 크게 부릅뜨고 식탁에 놓인 손은 꼭 쥐고 너무 힘을 많이 써 핏줄까지 보였고 떨기까지 했다.신지연은 그의 등을 두드리며 화를 낮추겠끔 했다. 그리고 눈시울이 빨개지고 억울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언니, 어떻게 아빠한테 이렇게 얘기해요?”“이 정도로 감당 못 하면 여기 왜 있어?” 신은주가 웃음기를 빼니 그제야 차갑고 냉정한 표정이 나오게 되었다.“언니......”신지연이 더 이상한 말을 할까 봐 신진하는 그녀를 막았다. 이런 거로 먹히지 않은 걸
신은지는 눈앞에 있는 남자가 더 가까이 다가오자, 정신 차리고 다시 남자의 입술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넘어가려는 차에 남자의 품에 안겼다. “십분.”앞 뒤없는 말이었지만 그녀는 알아 들었다.잠자리는 갖지 않았어도 3년이라는 시간을 같이 보냈다. 이 남자 몸에서 뿜어 나온 냄새를 익숙해 했다. 신은지는 그의 품에 안겨 귀가에는 가슴 뛰는 소리 외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지금은 그냥 이 남자한테서 편하게 안기고 싶었다. 전에 겪은 심신 고통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그녀는 편안한 자세로 박태준한테 완전히 기대고 말았다. “그 사람도 나한테 이런 적 있었어.”너무 오래된 일이라 천천히 기억을 되살려야 했다. 신은지는 천천히 얘기를 꺼냈고 박태준도 막을 생각 없었고 귀찮다는 표정도 없었다. 회사에서 박태준한테 혼나던 직원들이 그의 표정을 보게 되면 대낮에 귀신 본 듯 놀라워했을 거다.“아마 초등학교였을 거야, 같은 반 친구들한테 물건 훔쳤다고 오해받아 나를 밀어 뒷골이 책상에 부딪혔거든. 일이 커져서 담임선생님한테까지 갔거든. 그 친구의 가족들은 다 학교로 왔는데 부모님 빼고 심지어 사돈의 팔촌까지도 다 와서 한 20명 가까이 되어 담임선생님 사무실까지 꽉 찰 정도였으니까. 근데 그 사람이 혼자서 여러 사람을 물려 치우고 나를 모욕한 그 학생을 제대로 때려주고 얼굴에 상처까지 입고 그랬어.”지금 다시 생각하니 예전에 어땠는지 잘 기억나지도 않았고 그 사람이 신지은을 위해 자기한테 벌 준것만 기억에 남았다.박태준은 아무 말 없이 그녀의 고개를 쓰다듬었다.고개를 숙이니 여자의 하얀 얼굴과 빨간 입술을 보였다. 고양이처럼 조용하고 귀여운 모습이 평소에 난리 친 거랑 비교하면 너무 사랑스러워 키스하고 싶을 정도였다.하지만 그냥 스쳐 지나간 생각이었지 그렇게 참을성이 없는 남자는 아니었다.10분이 되자 그녀는 바로 일어나 아무 일 없는 듯 그를 바로 뿌리치며 꼬르륵하고 소리 나는 배를 만졌다. “나 배고파, 음식 왜 아직 안 나
사실 경매장에 온 사람들은 여러 행사에서 자주 얼굴을 보게 되어 서로 친분이 있었다. 방금 그의 말에 옆 사람은 바로 대화를 이어갔다.“그래? 잘못 본 거 아니고?”초대장은 입구에서 보여주는 건데 지금 전예은은 이미 계단에 올라갔다.“차에서 내릴 때 초대장이 떨어져 곁눈으로 보니 씨가 보이던데.”“박” 씨가 여기서는 보기 드문 성씨라 어느 정도 신분이 있는 사람 중에는 박태준 밖에 생각이 안 났다.“전에 두 사람 기사도 났었잖아, 그때 저분이 무대에서 떨어졌을 때 박사장님이 안고 갔잖아. 지금 초대장까지 들고 온 거 보니 뭐 잘 돼 가고 있는 거 같은데.”강혜정과 얘기를 나누고 있던 사모님은 박태준이 이미 결혼했다는 걸 알고 있기에 너무 화가 나 말했다. “저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기 멋대로 말하네, 진짜 못 배운 사람처럼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강혜정의 얼굴에는 여전히 웃음을 지었지만, 속으로는 박태준을 때려잡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 상황에 전예은이 왜 본인 초대장을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하는지 모르겠다.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두 사람이 연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알고 있는 사람은 박태준이가 밖에서 살림을 하나 더 차렸다고 생각할 것이다.지금 당장이라도 싸울 준비가 되었지만, 전예은 손에 든 초대장이 정말 박태준이 준거라면 웃을거리밖에 안 될 거 같아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여기 매체들도 많이 있는데 일이 커지면 당하는 건 신은지가 분명하니 속이 터져도 어쩔 수 없다.너무 짜증이 났다!아니 이 자식을 낳고 미역국까지 먹었다니 속이 터질 것 같다.전예은은 등 뒤에는 v자 모양인 하얀 드레스를 입었고 자연스럽게 웨이브를 한 긴 머리를 내려 등 뒤는 보인 듯 안 보인 듯하니 더 이뻐 보였다. 게다가 어릴 때부터 무용을 해 자세도 좋고 스타일도 좋아 여기 그 어느 사모님보다 눈에 띄었다.그녀는 한바뀌 돌아보더니 강혜정과 눈을 맞추게 되었다. 잠깐 놀라웠다가 고민을 한 듯 걸어왔다. “어머님.”손에 든 초대장은 마치 불통인
오늘 같은 날 저 두 사람 잘 되게끔 만들려고 했는데 상황이 난처해진 거 같다. 그녀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강혜정의 말도 안 되는 얘기에 놀라워했다. 머릿속에는 온통 경악으로 가득 찼다.자기가 언제 토했다고 그래?그리고 지금 숨도 제대로 못 쉬는 거 같은 전예은이랑 비교해 보면 자기는 지금 상태로 소 한 마리 잡을 것만 같았고 아픈 곳이 전혀 없었다.신은지의 속마음을 모른 채 모든 카메라는 그녀를 향했다. 사실 기자님들도 두 사람의 소문을 들었지만 공개한 적도 없었고 두 사람이 같이 있는걸 보지도 못했기에 그냥 소문으로만 남겼다.지금 시어머니인 강혜정이 직접 인정한 건데 가짜일 리가 없다.“신은지 씨, 혹시 오늘 전예은 씨가 본인 남편 초대장으로 오신걸 알고 있었나요?”“그리고 두 분 결혼하신 거 혹시 전예은 씨는 알고 있었나요?”박태준한테서는 아무것도 알아 낼 수 없을 거라고 알기에 그들은 신은지를 둘러싸 물어보게 되었다. 본처가 있는데 밖에 살림 차린다는 거는 막장 드라마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전예은도 얼굴 알린 사람이니까 실시간으로 기사가 많이 날 것 같았다.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여 몇몇 마이크가 신은지 얼굴에 들이박을 뻔했다.박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신은지를 향해 걸어가 중간에 전예은 곁을 지나자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그의 앞을 막았다. “전에 신은지랑 같이 호텔에서 나온 그 사진들 태준씨가 기자들한테 뿌린걸 알고 있었어.”너무 큰 이슈여서 그때 외국에 있던 전예은도 알게 되었다. 사실 그건 박태준의 모든 걸 일일이 알고 싶은 마음이 있어 알 수 있었던 거다.사실 그때 전예은도 궁금해 했다. 어느 매체어서 감히 박태준의 스캔들을 터트리는지.그녀가 떠나자 바로 다른 여자랑 호텔로 갈 거라고는 죽어도 믿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보통 스캔들이라고 믿었는데 일이 점점 커져 자기도 모르게 진짜라고 믿게 되었다.박태준은 실눈을 뜨며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예은아, 지금 날 위협하는 거니?”
방금 들어올 때 신은지를 보게 되었는데 진선호는 자기가 잘못 본 줄 알았다. “아까 들어올 때 잘못본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정말 은지씨 맞네요.”그는 신은지 옆자리에 너무 편안한 자세로 앉았다. “뭐 마음에 드는 거 있어요? 있으면 제가 선물해 줄게요.”모든 사람의 자리에 책자가 놓였고 안에는 오늘 경매할 상품의 소개가 있었다. 신은지가 대답하려고 하자 옆에 있던 박태준이 먼저 말했다. “저기 진선호씨 자리는 여기 아닌 거 같은데.”진선호는 이제야 박태준을 보게 되었다. “은지씨, 이분 혹시 ?”두 남자의 눈빛이 마주쳤다.하나는 잘난 척 가득했고 하나는 차갑고 냉정했다.박태준은 자연스럽게 신은지 어깨에 손을 올려 자기의 신분을 과시했다. “은지 남편입니다..”“남편? 결혼했어요?” 방금 전 기자들 몰릴 때 진선호는 그 현장에 없었다. 신은지의 어깨에 올린 박태준의 손을 보니 표정이 안 좋아 보였다. 그리고 바로 그녀의 팔을 잡고 말했다. “언제 결혼한 건데요? 옛날에 나한테 시집오기로 했잖아요.”진선호와 신은지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고 그는 애기때부터 말썽꾸러기였다. 다 크고 나서 그의 아버지가 강제로 부대로 보내 군생활을 하더니 예전 학교다닐 때보다 더 제멋대로였다. 기분 상하면 말하는 것도 소리 지르는 거랑 다름없었다.“뭐라고요?”언제 자기한테 시집간다고 얘기했는가?두 사람은 같은 반 친구였다. 고등학교 때는 같은 반이었고 대학교 때는 같은 학교였다. 진선호는 성격이 직설적이고 의리가 있어 친구가 당하는 걸 못 본다. 그때 신은지는 신지연과 심하게 다툴 때고 한 성격 할 때다. 두 사람은 별다른 연결고리가 없었지만, 그때 담임선생님의 권한으로 성적을 올리기 위해 1대1 프로그램으로 두 사람을 한 팀으로 만들었다. 진선호의 성적을 2개월 안에 50점을 올리는 것이다.모범생이 말썽꾸러기랑 한 팀이 되었으니, 처음에는 서로 싫어해 하루하루 조용할 날이 없었다. 진선호는 말썽꾸러기였지만 여자한테 절대로 손을 데지 않는다. 그에 비해 신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