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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그날 밤, 조은혁은 술을 마셨지만 취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뻔뻔스럽게도 아내와 단둘이 캠핑카를 차지하고 2인 세계를 즐기겠다며 투정을 부렸다.

조은혁이 지분거리기 시작하면 정말 죽을 지경이다.

박연희는 한동안 세 아이를 돌봐야 한다며 계속하여 그를 푸대접했기에 오늘만큼은 순순히 따라주었다...

그런데 호텔을 나서던 중 복도에서 심경서와 마주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갑작스러운 인물의 등장에 조은혁이 실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오늘 밤 연회는 호텔 전체를 빌렸기 때문에 우연한 만남은 존재하지 않는다.

심경서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담담하게 번뜩였다.

물론 심경서도 마찬가지였다.

조용하고 좁은 통로는 어느덧 세 사람의 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은 끝까지 한마디 말도 나누지 않았고 그저 서로를 스쳐 지나가며 다른 인생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

주차장.

차에 탄 후에도 박연희는 계속하여 침묵을 지켰다.

조은혁은 시트에 기대어 앉아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요즘 심경서 저놈이 암암리에 나를 건드리고 있더라고.”

그 말에 박연희도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조은혁은 다시 그녀의 손을 가볍게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심경서가 별다른 음탕한 짓을 하지 않는 한, 난 그와 따지지 않을 거야.”

“음탕한 짓을 하면요?”

그러자 조은혁은 가볍게 웃으며 술기운을 틈타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럼 이 고모부께서 친히 교육해야지 뭐.”

앞뒤로 반년이 넘었는데 그들은 여태껏 한 번도 실제로 한 적이 없다...

그렇게 조은혁은 별장에 돌아오자마자 박연희를 침실로 데려갔고 도중에 고용인 한두 명을 만나자 박연희는 다급히 감정을 감추며 쉬쉬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조은혁이 그녀를 설득했다.

“우리는 합법적인 부부이고 주공지례를 행하겠다는데 뭐 어때.”

주공지례...

박연희는 어이가 없어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언제부터 그렇게 점잖았다고...

1분 후, 그녀는 조은혁에 의해 큰 침대에 가볍게 놀려져 계속되는 고자극 속에서 고개를 젖히고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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