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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1화

그녀는 엄수지의 의사를 물었다. 그러자 엄수지는 매우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 사람은 제가 B시에서 문란한 사생활을 갖고 있다고 여겼고 저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어요... 어쨌든 이제 더 이상 함께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설명하기도 귀찮아서요.”

박연희도 엄수지의 말에 매우 동의했다. 그녀 역시 엄수지는 더 나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눈 깜짝할 사이에 박연희의 생일이 다가왔고 그들의 아이인 조우현이 태어난 지도 어느덧 백일이 되었다.

조은혁은 로열호텔을 통째로 빌려서 아내의 생일을 축하했다.

지금 조은혁은 B시에서 손에 꼽히는 거물이다.

그날 밤, 호텔에는 유명인사들이 구름 떼와도 같이 모여들었고 심지어 이지훈도 자리에 참석했다. 당시 그 전화를 떠올리며 조은혁은 아직도 질투가 나서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이지훈과 싸울 뻔했지만 다행히 양측 모두 어느 정도 품격이 있는 사람인지라 겨우 서로의 체면을 세워줄 수 있었다.

한편, 조은서는 유선우에게 기대어 싱긋 웃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기억이 없으나 유선우는 당시 자신이 조은서를 위해 이지훈과 싸웠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이지훈 그 녀석이 호언장담했던 그 한마디가 아직도 기억이 생생했다.

“그래도 난 은서 씨가 좋은데 어쩌라고.”

그 말을 한 지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 이번에는 또 조은혁의 아내를 좋아한다.

잠깐 생각에 잠긴 유선우가 고개를 숙여 조은서에게 물었다.

“어떻게 생각해?”

한참이 지나 조은서가 담담히 입을 열었다.

“남자는 죽을 때까지 어리네요.”

조은서는 또 연회장 중앙, 자신의 오빠가 부인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품에는 그들 사랑의 결정체인 조우현을 안고 있는 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행복해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조은서는 너무 기쁜 나머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리고 이를 눈치챈 유선우가 조용히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연회장 중앙의 자리에는 조은혁이 조우현을 안고 있었고 마이크를 잡은 기다란 손가락에는 백금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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