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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유선우는 고개를 약간 쳐들고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면서 이은숙의 손을 잡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 문호예요... 나 돌아왔어요...”

“문호가 돌아왔어!”

이은숙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저 얼굴이 그녀가 키운 아이, 유문호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힘겹게 숨만 쉬고 있을 뿐, 더는 그 이름을 부를 힘이 없었다.

자신의 문호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표정이 아주 평온해 보였다. 유문호가 돌아왔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호야, 너 곧 할아버지가 된다는 건 알고 있니? 두 달만 더 지나면 유씨 집안에 가족 한 명이 더 생기게 될 거야.

문호야, 네가 보면 얼마나 기뻐할까!

밤은 점점 더 깊어졌고 이은숙은 떠나기 아쉬워했다.

문호가 돌아왔어.

유선우는 그녀의 손을 잡고 조용히 옆에 있던 사람들에게 말했다.

“할머니 곁에 혼자 있어 주고 싶어요. 다들 나가서 쉬세요.”

사람들이 다 나간 후, 그는 큰 침실에 남아 이은숙의 곁을 지켰다. 그는 부드럽게 이은숙의 머리를 빗겨주고 그녀에게 노래도 불러주었다. 그는 어렸을 때 이은숙이 자신에게 불러주면서 어릴 적 유문호도 이 노래를 듣고 자랐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새벽 다섯 시, 이은숙은 편안히 눈을 감았다.

본가의 하인들은 눈물을 흘렸고 다들 함께 이은숙의 장례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유선우는 천천히 위층으로 올라갔다.

침실 문을 열어보니 조은서는 이미 깨어 있었다. 그녀는 하인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깬 것이다... 그녀는 이은숙이 돌아갔다는 걸 알고 눈물을 흘렸다.

유선우는 그녀의 불룩한 배를 보면서 유유히 말했다.

“할머니께서 멀리 나가신 후에 나와.”

그는 말을 하고는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옷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이날을 위해 미리 준비해둔 것이었다.

유선우는 침대 옆에 서서 흰 셔츠를 벗고 짙은 회색 셔츠와 바지를 입고 검은색 넥타이를 했다. 넥타이를 매는 그는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눈에는 눈물이 어려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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