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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새벽, 유선우의 폰이 울렸다.

유선우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등을 켰다. 그는 함께 깨어난 조은서를 보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전화 너머에 있는 사람에게 말했다.

“엄마, 무슨 일이세요?”

전화를 한 사람은 함은숙이었다.

함은숙의 목소리는 깊은 밤에 특히 냉정하게 들려왔다.

“선우야, 할머니께서 더는 못 버티실 것 같아. 얼른 은서를 데리고 와. 할머니 마지막 모습은 봐야지.”

유선우는 약 30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금방 갈게요.”

오 분도 되지 않아 두 사람은 옷을 갈아입고 집 문을 나섰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고 빗방울이 값비싼 롤스로이스 차체를 따라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치 진귀한 눈물 같았다...

임신한 조은서 때문에 유선우는 운전을 빨리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조은서는 그의 옆에 앉아 조용히 비가 내리는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오늘이 이은숙 곁에 있어줄 수 있는 마지막 밤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차는 빨간 신호등 앞에 천천히 멈춰 섰다.

그는 답답한 마음에 담배를 피우고 싶었으나 결국 담배를 사물함 안에 버리고 조은서의 손을 살며시 쥐었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단지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조은서는 손을 빼지 않았다.

이은숙 그녀를 아껴준 만큼 그녀의 마음도 유선우와 마찬가지로 이 음산하고 어두운 밤과 같이 차가워났다.

조용히 손을 잡고 있은지 약 30초가 지나자 신호등이 녹색 등으로 바뀌었다.

유선우는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다시 핸들을 잡고 집중해서 운전했다. 다음 신호등 앞에 가서도 그는 조은서의 손을 다시 잡지 않았다. 조은서는 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아까 느껴졌던 온기가 그저 그가 무의식적으로 추태를 부린 것이라는 것을.

반 시간 후, 블랙 롤스로이스가 본가에 들어섰다.

이은숙은 거의 임종에 달했다.

유선우와 조은서가 침대 옆에 서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누구도 알아보지 못했다.

이은숙은 눈을 뜨고 천장을 바라보며 얼마 남지 않은 힘을 다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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