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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밤이 점점 깊어져 갈수록 유선우는 마음이 축축하게 적셔지는 것 같았다.

......

로이드 빌딩 입구 옆의 이 600평 남짓한 가게는 이 건물의 제일 알짜배기 위치에 있다. 네모반듯한 구조라 디저트 가게로 쓰기에도 매우 적합하였다.

내부 인테리어가 한창 진행 중인데 의뢰한 사무소가 비싸기로 유명하고 또 그만큼 칭찬도 자자하여 완공된 모습을 매우 기대해 볼 만하였다.

임지혜와 조은서는 함께 곳곳을 살펴보고 있었다.

한창 계산기를 두드리던 임지혜가 감탄이 나왔다.

“1년 임대료가 4억이고, 인테리어비용이 10억. 와... 우리 언제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거야?”

벽을 가볍게 만지며 조은서가 대답했다.

“이 가게로 돈 버는 거 아니야. 그냥 보여주는 거지. 우리 브랜드를 보고 다른 사람들이 와서 가맹하게 하는 거야. 나중에 다른 체인점이 생기면 이렇게 좋은 가게는 필요 없어. 이렇게 클 필요도 없고. 그땐 원가가 많이 줄 거야. 하지만 품질은 반드시 보장해야 해. 그건 우리가 꼭 관리해 줘야 하고.”

임지혜는 알 듯 모를 듯 음, 하며 대답했다. 장사에 관해 그녀는 완전 문외한이었다.

둘이 그렇게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밖에는 택시가 한 대 멈춰 섰다.

이순영은 커다란 자단목 액세서리 상자를 손에 들고 택시에 내렸다.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손주며느리의 모습을 보고 그녀는 코끝이 찡했다.

그리고 속으로 유선우를 원망했다.

남편 노릇을 대체 어떻게 했길래 이혼까지 하게 되고, 이왕 이혼했으면 돈이라도 넉넉히 쥐여줄 것이지, 어찌했으면 여자 혼자 바깥에서 장사를 하겠다고 저 고생인가 하면서 말이다.

아무래도 어제저녁에 덜 때렸지 싶었다.

이순영을 본 조은서는 너무 갑작스러워 어리둥절했다가,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걸어 나가 이순영을 부축했다.

“할머니,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그러자 이순영이 조은서의 손을 잡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네가 아직도 나한테 말하지 않는구나, 말을 안 해! 어제 선우한테서 다 들었다. 너희 둘 이혼했다면서. 그놈이 대체 무슨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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