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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조은서는 온몸을 떨고 있었다.

조은서는 유선우의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현실이 항상 이렇게도 잔인하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조은서는 유선우가 자신을 속일 이유가 없다는 것도 속으로는 이미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를 바라보던 그녀는 다소 힘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선우 씨...”

유선우는 임지혜를 위해 사정하고 싶어 하는 그녀의 뜻을 알아챘다.

그는 담뱃재를 털더니 덤덤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이게 뭐 옷 한 벌 사는 김에 양말 한 짝 더 사 오는 그런 가벼운 일도 아니고, 굳이 내가 그녀를 위해 차씨 가문과 정씨 가문에게 미움을 살 이유는 없잖아. 게다가 은서야, 내가 자선 사업가는 아니잖아... 안 그래?”

마지막 세글자를 뱉어내는 그의 말투는 가벼웠지만 눈빛은 깊었다.

조은서는 그의 뜻을 알아챘다. 그녀가 져주며 몸을 낮추고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간다면 그는 임지혜를 지킬 수 있다. 그러면 임지혜의 아이도 안전하게 태어날 수 있다.

그녀는 주먹을 움켜쥔 채 오랫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유선우는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녀의 표정에서 그녀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읽은 그도 더는 억지를 부리지 않고 몸을 기울이더니 담배를 끄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럼 임지혜보고 외국에 나가 있으라고 해. 아무도 모르는 섬에 가서 아이를 낳아. B시에는 더 이상 남을 수 없을 거야.”

조은서는 고개를 숙여 낮은 목소리로 고마움을 표했다.

유선우는 점잖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차 문을 열어줬다.

조은서는 차에서 내릴 때 다리마저 후들거렸다.

그녀는 밤바람을 맞으며 유선우의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기다리다가 즉시 도로변으로 달려가 택시를 잡았다.

...

깊은 밤, 임지혜는 문을 열자 조은서를 보고 깜짝 놀라서 물었다.

“뭔 일인데 한밤중에 왔어? 넋이 나간 모습까지 하고는.”

그녀는 찬바람에 조은서가 추위를 탈까 봐 서둘러 그녀를 끌어들였다.

불빛이 비치자, 눈치 빠른 임지혜는 조은서의 목덜미에 남겨진 엷은 키스 마크를 보더니 비로소 몇 마디 농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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