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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말을 마친 유선우의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

유선우가 조은서와 다시 시작하고 싶었던 이유가 전부 그녀에게 보상을 해주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유선우는 온전히 조은서와 함께 있고 싶었다. 그가 말했던 것처럼, 두 사람 역시 행복했던 때가 있었다. 다른 사람과는 그런 행복을 다시 느낄 수 없을 것 같았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진심으로 원했다. 하지만 조은서는 유선우의 말을 더는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천천히 유선우의 팔을 뿌리치며 말했다.

“백아현을 만나러 가려던 거 아니었어? 왜 아직도 안 내려가?”

유선우는 자기가 백아현을 만나러 가든 가지 않든 조은서는 전혀 관심 없어 하는 것을 알아챘다.

유선우는 사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조은서는 더 이상 유선우를 신경 쓰지 않았고, 심지어 백아현도 신경 쓰지 않았다. 두 사람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듯이 홀가분한 모습을 보였다.

...

백아현의 병세는 점점 더 위중해졌다. 그녀는 김춘희도 모르게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 간호사에게 유선우를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접대실에서 아주 오래 기다렸다.

백아현은 접대실에서 위층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들을 수 있었다. 2층에는 유선우와 조은서만 있었기에, 그 소리는 분명히 두 사람이 낸 것일 수밖에 없었다.

백아현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고 자기도 모르게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저녁 이맘때쯤,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선우 씨는 조은서와 잠자리를 갖는 건가...’

마침 홀 문이 열리고 유선우가 들어왔다.

백아현은 유선우의 하얀 셔츠 깃에 립스틱 자국이 묻은 것을 발견하고 얼굴이 핏기를 잃은 것처럼 창백해진 채 안절부절못했다. 그리고 애절한 눈빛으로 유선우를 바라보며 비명에 가까운 애원을 했다.

“선우 씨, 제발 부탁할게요. 저는 해외로 나가고 싶지 않아요. B시에 남아서 치료받고 싶어요. 조은서 씨를 대신할 생각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다고요.”

유선우는 백아현을 데리고 온 의료진들에게 나가라고 지시했다. 조용해진 뒤에야 유선우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 일은 내 뜻이고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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