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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B시로 돌아온 조은서는 공항에서 차를 몰고 바로 산소로 향했다.

초겨울의 찬 바람이 살을 에는듯하다.

블랙코트를 입은 그녀가 한 손에 어머니가 생전 좋아하던 데이지꽃을 들고 서 있다. 어머니의 웃는 얼굴을 응시하며 찬 바람을 아랑곳 하지 않고 꿋꿋이 서 있다.

어머니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기억 속의 어머니는 부드럽고 다정한 사람이었고 아버지와 무척 사이가 좋았다. 저녁 무렵 진이 정원에 차 경적이 울리면 어머니는 그녀를 안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아버지를 맞이했다. 아버지는 먼저 어머니와 가볍게 입을 맞추고 그녀를 품에 안고 묻는다.

“우리 은서 아빠 보고 싶었어?”

“보고 싶었어요!”

“오빠 하교하면 아빠랑 같이 데리러 가고 싶어요!”

“오케이! 그럼 엄마 그림 그리는 거 방해 하지 말고 같이 데리러 가자!”

...

어린 은서는 검은색 캠핑카에 앉아 뒤차 창을 통해 어머니를 바라본다. 어머니는 어깨에 숄을 걸친 채 정원에 서 있다. 곁에는 매화나무 한 그루가 예쁘게 꽃을 피웠고 어머니는 얼굴에 옅은 미소를 짓고 있다.

눈물 한 방울이 속절없이 떨어졌다.

조은서는 허리를 숙여 데이지꽃을 어머니의 묘비 앞에 내려놓았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른 봄이 오면 이곳에 매화나무 한 그루를 심어야겠다고. 이제 겨울이 다시 오면 어머니가 그녀를 안고 아버지의 퇴근을 기다릴 것이다...*저녁 무렵 그녀는 별장으로 돌아왔다.

그녀가 돌아온 것을 본 고용인이 긴장된 표정으로 다가왔다. 말투도 몹시 조심스러웠다.

“사모님 돌아오셨어요? 주인님께선 회사에서 전화하셨어요...”

조은서는 유선우와 관련된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계단을 오르려다 걸음을 멈추고 낮게 말했다.

“집에서 안 먹을 거니 제 저녁밥은 준비 안 해도 돼요. 수고하세요.”

고용인이 영문을 몰라 멍하니 서 있었다.

조은서는 2층으로 올라가 큰 캐리어 하나를 끌고 와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유선우와 별거할 것이다.

아직 그를 떠나 생활할 능력이 안 된다고 할지라도도 그와 동침하고 한 지붕 아래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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