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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백아현을 떠나보내고 유선우는 2층 안방으로 올라갔다. 조은서에게 내려가서 같이 식사하자고 하려고 했다. 그들은 이미 오랫동안 밥 한 끼 함께 먹지 못했다. 유선우는 앞으로도 조은서와 잘 지내고 싶었다.

침실 문을 열자, 그가 조은서에게 줬던 선물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지고, 구석에 쌓여있었다. 마치 그의 마음이 조은서에게 버림받은 것 같았다.

유선우는 조은서가 일부러 그랬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예전에 유선우가 조은서를 어떻게 대했으면, 조은서도 똑같이 그런 방식으로 유선우를 대할 수 있었다.

옷방에서 짐 싸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려오자, 유선우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역시나 조은서가 캐리어를 들고 짐을 싸고 있었다. 캐리어는 이미 옷, 액세서리와 그녀가 평소 쓰던 물건들로 가득 찼다.

유선우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핑 돌았다.

유선우는 조은서의 손목을 잡고 잡아당기더니 그녀를 작은 소파에 밀어붙였다. 그리고 그윽한 눈으로 조은서를 보며 말했다.

“어디 가려고?”

조은서는 몸부림치지 않았다. 그녀는 안절부절못하는 유선우를 올려다보면서 유선우가 꽤 자기를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였다.

조은서는 가늘고 긴 손가락을 뻗어 유선우의 미간을 살짝 밀며 말했다.

“잘 다독이고 온 거예요?”

유선우는 화가 났다. 그는 조은서의 손을 붙잡고 함부로 만지지 못하게 한 뒤 퉁명스럽게 말했다.

“해외로 내보낼 거야. 해외에서 치료받게 할거야.”

조은서는 흠칫 놀라더니, 이내 담담하게 웃었다.

“좋네요, 이젠 해외에 숨겨두고 만나려나 보네요?”

유선우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깨물었다.

“내 말을 곡해하지 말아줘.”

조은서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곡해요? 선우 씨, 선우 씨가 그 여자의 먼 친척이라도 돼요? 친구조차 아닌데 왜 계속 그 여자가 치료받을 수 있게 도우려는 건데요? 왜 계속 그 여자의 병상 앞을 맴도는 거냐고요... 둘이 몰래 껴안고 그렇게 다정하게 굴어놓고 인제 와서 저보고 곡해라지 말라는 거예요?”

조은서가 사진 한 장을 유선우의 가슴에 밀었다. 유선우는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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