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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9화

9일 저녁 5시 유이안은 택배 하나를 받았다.

비서가 건네주면서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원장님, 강원영 씨가 보내신 택배예요. 제 생각에 안에는 매우 섹시한 잠옷일 것 같은데요?”

유이안은 어이가 없었다.

“너는 온종일 머릿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니?”

그녀가 상자를 열어보자 안에는 섹시한 잠옷이 아니라 은행 계좌이체 기록이 있는 종이였다. 이체한 사람은 강원영이었고 이체 금액은 무려 1조 9천만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였다.

옆에 있던 비서는 놀라서 멍해졌다.

“유 원장님, 이게... 강원영 씨는 손이 너무 크네요.”

...

유이안은 미리 그 돈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막상 보고 나니 멍해졌다. 유씨 가문 같은 부잣집에서는 1조 원을 내놓기도 쉽지 않은데 강원영은 이렇게 통 크게 선물을 안겨주었다.

지난번에 강원영은 그것을‘봉채’라고 불렀다.

‘봉채...’

유이안은 자기가 성현준과 결혼했을 때 그가 준 봉채는 4억 1,600만 원이었음을 떠올랐다. 평범한 가정에는 큰돈이었지만 유씨 가문에게는 참 초라한 액수였다.

당시 유이안은 성현준이 창업하느라 힘든 상황을 이해했고, 딱히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나중에 이혼할 때 성현준은 그 특유의 짠돌이 기질을 여실히 보여줬다.

유이안이 잠시 생각에 잠긴 사이, 비서는 그 명세서를 들고 진하게 입술 도장을 찍었다.

“강원영 씨는 정말 시원시원하네요. 사실대로 말하자면 남자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는 그가 얼마나 기꺼이 내놓는지에 따라 달려 있는 것 같아요... 원장님, 강원영 씨에게 아직 미혼인 동생은 없나요?”

유이안은 강원영에게 형이 한 명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바로 강윤의 친부였지만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했었다. 하지만 강원영은 큰형수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혹시 함께 돌아가신 걸까?’

유이안이 고개를 가볍게 흔드는 것을 보고 비서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때 현관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강원영의 목소리였다.

“선배, 준비는 끝났어요?”

강원영은 문을 밀고 들어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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