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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화

절정에 다다르고 성현준은 저도 모르게 유이안의 이름을 내뱉었다.

“이안아.”

...

보름 후.

가을의 향기가 물씬 풍기고 겨울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유이안은 소파에 앉아 논문을 읽고 있었다. 밝은 사무실에는 히터가 켜져 있어 따뜻한 온기가 몸을 감싸주었다. 책상 위에는 크리스털 꽃병이 놓여 있었고 그 안에는 강원영이 선물한 꽃이 꽂혀있었다.

요즘 강원영은 하루걸러 사무실에 찾아와 신선한 꽃으로 바꿔주곤 하는데 강원영의 말로는 한가해질 때마다 강원영을 떠올리게끔 하는 그의 수법이라고 한다.

정말 유치하기 그지없군.

하지만 강원영을 떠올릴 때마다 유이안은 저도 모르게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었다. 최근 연우의 병세 연구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이대로라면 이식자가 나타난다는 전제에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 것 같았다.

유이안은 성모가 아니다. 그녀는 의사다.

유이안이 한창 논문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을 때, 비서의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원장님, 연우의 어머니가 원장님을 뵙고 싶어 합니다.”

“권하윤?”

의도치 않은 불청객의 등장에 유이안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솔직히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권하윤은 환자의 가족이기에 그녀 역시 거절하기 어려웠다.

조금 머뭇거리고 나서 유이안은 비로소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권하윤은 윤기 어린 얼굴을 하고 사무실에 들어섰다. 아픈 아이의 엄마라기에 권하윤의 옷차림은 확실히 필요 이상으로 화려했다.

비서가 문을 닫자 유이안은 이내 서류를 닫으며 고개를 들어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자리는 권해주지 않는 건가요, 원장님?”

“죄송하지만 제 사무실에는 환자 가족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없습니다.”

...

“저와 성현준의 관계가 어디까지 발전했는지는 궁금하지 않나요?”

“안 궁금해요.”

이윽고 권하윤은 명품 가방에서 청첩장 한 장을 꺼내더니 유이안의 눈앞에 건네주었다.

“저 현준이와 결혼합니다, 바로 3일 후에요.”

“그... 정말 급하게도 하네요.”

“유신 씨랑은 이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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