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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어쩌면 이것 또한 유이안에게 복수하기 위한 수단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성현준은 권하윤을 데리고 별장에서 밤을 보냈다. 과거 일찍이 사랑한 적이 있었기에 두 사람 모두 안방에 들어간 후에도 딱히 체면을 차리지 않았고 곧바로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상대의 몸을 탐하기 시작했다...

성현준은 술을 마신 상태였기에 관계는 얼마 지나지 않아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하지만 그런데도 권하윤은 전에 느껴본 적 없는 만족감으로 황홀한 기분에 휩싸여 있었다. 드디어 이곳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 드디어 유이안을 대체하고 이 별장의 사모님이 되었다.

소원이 이루어지자 권하윤의 마음은 말로 이룰 수 없이 부드러워졌고 성현준이 자리에 눕자마자 코 박고 잠이 들었음에도 화 한번 내지 않았다. 곧이어 그녀는 또 욕실에 가서 따뜻한 물수건을 짜서 남자의 시중을 들기 시작했다.

권하윤은 성현준의 곁에 반쯤 꿇어앉아 다정하고 세심하게 남자의 몸을 닦아주었고 그의 팔을 들어 올리려던 찰나, 성현준의 손바닥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 물건이 방바닥에 떨어졌다.

눈부시게 반짝이는 작은 다이아몬드 반지.

유이안의 결혼반지였다.

그러나 유이안은 외과 의사로서 자주 수술에 들어가기 때문에 결혼반지를 거의 착용하지 않았고 반지는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것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하여 권하윤은 너무나도 큰 오해를 하고 말았다. 그녀는 성현준이 그녀를 위해 산 반지라고 생각하여 뛸 듯이 기뻐하며 자신의 약지에 반지를 주워 끼었다.

조명 아래 반짝이는 반지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말로 이룰 수 없는 기쁨에 입꼬리를 잔뜩 끌어올렸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성현준의 잠꼬대가 권하윤의 꿈을 산산조각내고 말았다.

“이안아.”

뺨을 한 대 세게 맞은 것처럼 얼굴이 얼얼했지만 괜찮다. 권하윤은 이제 곧 성씨 가문의 사모님이 될 테니까. 성현준이 누굴 생각하고 있는지는 이제 상관없었다.

권하윤은 손가락을 펴 애정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손가락에 끼워진 다이아몬드 반지를 바라보았다.

마음속에 품어도 아프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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