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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3화

성현준은 손에 쥐어진 작은 물건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도무지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

답답하고 숨통이 꽉 막히는 기분에 술을 빌려 애써 마음을 달래는 수 밖에 없었다. 이대로 밑바닥까지 추락해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유이안도 떠나간 마당에 이제 누구와 사귀든 상관없지 않은가?’

그렇게 성현준은 술집으로 향했다.

한밤중의 술집은 아늑한 분위기를 자랑하고 있었고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여가수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쓸쓸한 영혼을 치유해 주었다...

성현준은 가장 독한 술을 주문했지만 마음속의 불은 쉽사리 꺼지지 않았다.

그때, 구석에서 뜨겁게 키스하고 있는 한 쌍의 남녀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그중 여자의 옆모습이 특히 유이안과 닮았다. 검정 스웨터 치마를 입고 남자의 목을 껴안고 몰입하여 키스하는 여인의 모습...

이미 술에 취한 성현준은 몽롱한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보다 연이어 마른 침을 삼켰다. 그렇게 성현준은 그 여인을 유이안으로, 옆의 남자는 바람남 강원영으로 착각하게 되었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른 성현준은 다짜고짜 여자를 끌고 가더니 남자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강원영, 그 손 치워. 내 아내에게서 떨어지란 말이야.”

이윽고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술집에 울려 퍼졌다.

“당신 누구야? 미쳤어요?”

그녀는 다급히 손발을 휘저으며 남자를 구하려 했지만 성현준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눈에 불을 켜고 계속하여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상대도 마냥 만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게 주먹이 오가며 두 사람은 점점 짐승처럼 상대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당신이 못 지킨 아내를 왜 여기에서 찾아?”

남자의 주먹을 받고 성현준은 다시 한번 주먹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술집은 술병이 깨지는 소리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이성을 잃은 두 남자의 쌈박질에 도무지 말릴 수 없었던 옆 사람은 결국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경찰들은 불과 10분도 안 돼 술집에 도착했고 성현준과 그 남녀는 순순히 경찰을 따라 경찰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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