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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화

성현준이 몇 마디 말을 내뱉고 이 일은 얼렁뚱땅 넘어간 셈이다.

...

저녁 7시.

성현준은 아직 병원에서 떠나지 않았고 약속한 시각이 점점 다가오는 것을 보며 혹여나 그 남자가 다시 전화할까 두려웠던 권하윤은 계속하여 성현준을 재촉했다.

7시 반, 성현준은 마침내 미련 가득한 눈빛으로 병원을 돌아보며 떠날 준비를 했다. 떠날 때 그의 마음속은 온통 권하윤의 다정한 배려심이 가득했다.

성현준이 떠나고 권하윤은 곧바로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연우는 다급히 움직이는 권하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깡마른 몸에서 가는 목소리가 희미하게 흘러나왔다.

“엄마 또 나가세요?”

그러자 권하윤은 몇 마디 대충 얼버무리며 상황을 모면했다.

연우는 아픈 아이였다. 게다가 장기간 권하윤의 협박과 폭력 속에서 살다 보니 마음도 극도로 불안한 상태였다. 하여 엄마의 호된 꾸지람을 듣고도 연우는 그저 소파에 앉아 묵묵히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옆에 있던 간호사는 연우를 매우 동정했지만 그 누구도 권하윤을 뭐라 할 수는 없었다.

이런 어머니를 만나다니, 불쌍하기도 하지.

...

저녁 8시 정각.

권하윤은 제시간에 호텔에 도착했다. 이성준은 문을 열고 권하윤의 옷차림을 훑어보았다. 겉은 베이지색 코트를 걸치고 있었는데 이성준은 알고 있다. 코트를 벗기면 그녀의 섹시한 옷차림이 드러난다는 것을. 이성준의 눈에는 남자의 매서운 눈길이 담겨있었고 그는 몸을 조금 기울이더니 이내 권하윤을 호텔에 들여보냈다...

이윽고 두 사람은 말없이 일을 치기 시작했다.

몇 번의 관계를 거친 후, 권하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이성준의 품에 쓰러졌고 슬픈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 이제 당신과 못 만나. 나 곧 결혼할 거야.”

협탁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인 이성준은 한 모금 깊게 들이마신 뒤,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성현준이랑?”

그 순간, 권하윤은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권하윤은 결코 멍청한 여자가 아니다. 그녀는 곧바로 이성준이 그녀와 몸을 섞는 건 전부 성현준 때문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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