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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5화

그의 표정을 눈치채지 못한 그녀는 계속해서 결혼을 강요하려고 했다.

안색이 어두워진 그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내려.”

그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녀를 쳐다보는 그의 눈빛과 그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그한테 회사는 전부였다. 만약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수년간의 심혈이 모두 수포가 되는 것이었다.

지금의 그는 사사로운 정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

그제야 알아차린 그녀는 속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앞날을 위해 꾹 참는 것을 선택했다. 그러고는 다정하게 한마디 내뱉었다.

“회사에 무슨 일 있어? 진짜 일이 생긴 거라면 내가 같이 있어 줄게.”

마음이 복잡해진 그가 차갑게 쏘아붙였다.

“네가 있다고 뭐가 해결되는데?”

그 말에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지만 끝까지 눈물을 참으며 치맛자락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그녀가 내린 뒤, 그는 바로 시동을 걸고 빠르게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텅 빈 주차장 안, 그 자리에 서 있는 그녀의 표정이 미묘했다. 우는 것 같기도 하고 웃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성현준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녀에게 조금도 미련이 남아있지 않은 듯했다.

어쩌면 한때는 사랑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또한 어린 시절의 감정일 뿐. 지금 성현준의 마음에는 부귀영화와 유이안 그 여자밖에 남지 않았다. 그 사실을 그 자신만 모르고 있을 뿐.

그러나 상관없다. 성현준이 그녀를 사랑하든 말든 상관없었다. 중요한 건 그가 그녀를 위해 애쓰고 있고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될 거라는 사실이다.

꾹 참기로 했다. 그러나 자신을 천박하게 여기는 그가 불만스러웠다.

바로 이때, 한 고급 차의 유리창이 내려지고 그 안에서 40대로 보이는 남자가 그녀를 향해 손짓했다. 그녀는 그 남자를 향해 간드러지게 웃더니 서슴없이 다가가 능숙하게 차에 올라탔다.

얼마 후, 검은색 랜드로버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차창유리에 두 남녀의 모습이 어렴풋이 비쳤다.

그 남자와의 섹스에 그녀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남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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