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59화

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VIP 병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권하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연우만 혼자 침대 끝에 기대어 보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핼쑥해진 아이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짠했다.

그가 앞으로 다가가 장난감을 건네주며 물었다.

“엄마는?”

장난감을 받아 옆에 두고 아이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음료수 사러 간다고 했는데 몇 시간째 돌아오지 않고 있어요. 아저씨, 우리 엄마 언제 와요?”

그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권하윤이 밖에서 무슨 일이 있는 줄로만 알았다. 게다가 간호사 두 명이 이리 지키고 있으니 무슨 일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엄마는 잠깐 볼일이 있어서 나간 거야. 곧 돌아올 거야.”

아이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이때, 성현준이 아이가 입고 있는 바지에 시선을 돌렸다.

옅은 핑크색 바지는 편안하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엄마가 사준 바지야?”

연우는 고개를 살래살래 저었다.

“유 선생님이 간호사 언니들한테 사 오라고 한 거예요.”

그 말에 그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옆에 있던 간호사가 이내 입을 열었다.

“며칠 전에 원장님께서 진찰하러 오셨다가 연우의 바지가 짧은 걸 보고 두 벌 사 오라고 하신 거예요. 여자아이는 핑크색 좋아한다고 신신당부하셨거든요. 그래서 이걸 사 왔는데... 연우도 무척 마음에 들어 하더라고요.”

연우가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음에 들어요.”

마음이 복잡해졌다. 연우에 대한 유이안의 마음에 기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쓸쓸하기도 했다.

이젠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건지? 그래서 권하윤의 아이한테도 이리 잘해주는 걸까?

멍하니 서 있는데 연우가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입을 열었다.

“아저씨, 유 선생님 생각 하는 거예요? 유 선생님 좋아하죠?”

아이의 천진난만한 물음에 그는 말문이 막혔다.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아저씨랑 유 선생님은 이미 이혼했어.”

“그런데 아저씨는 아직 유 선생님 좋아하잖아요.”

말을 마친 아이는 고개를 숙인 채 유신이 준 장난감을 가지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