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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3화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당신이 권하윤이랑 자고 싶어서 안달 난 건 아니고요?”

그가 이를 악물었다.

“강원영이 당신 데려다주는 걸 봤어.”

“그래서 뭐요?”

“뭐 문제 있어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 이혼했어요. 더 이상 법적으로 부부 사이 아니라고요.”

“서로 체면은 세워주는 게 어때요?”

...

그는 한참 동안 그녀를 노려보았다. 구구절절 말을 한 건 그녀가 해명해 주길 바라서였다. 강원영과는 아무 사이 아니라고 다른 남자를 받아들인 적이 없다고.

그러나 그녀는 온통 짜증이 섞인 목소리였고 해명 따위는 전혀 하지 않았다.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알았어. 사실 나도 뭐 당신한테 미련이 남아서 이러는 건 아니야.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그래. 근데 당신이 이렇게 빨리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길 줄은 몰랐어. 정말 아무런 감정도 남지 않은 모양이군.”

정말 마음 같아서는 그한테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라고 한 소리 하고 싶었다.

그의 시선이 그녀의 손가락으로 향했다.

“결혼반지도 다 뺐네.”

“2년 전에 이미 뺐어요.”

“당신이 신경 쓰지 않았을 뿐이죠. 하긴 바람이 난 사람이 와이프한테 관심이나 있겠어요? 반지는 강에 던졌어요. 되돌려받고 싶다면 가서 찾아봐요.”

...

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

바쁜 인생은 계속되어야 하고 성현준은 인생에서 그저 지나가는 사람에 불과했다.

외래 진료센터의 홀에는 인파가 많이 몰려있었고 성현준은 멍 하니 그곳에 서 있었다. 갑자기 세상이 모두 멈춘 것처럼 끔찍하게 조용해졌다.

그는 시간을 보낼 일이 필요했고 외로운 마음을 달랠 일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심장이 텅 빌 것만 같았다.

얼마 후, 그가 병실에 나타났을 때 권하윤은 깜짝 놀랐다.

그가 그녀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건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안색이 좋지 않은 그 모습에 권하윤은 간호사에게 몇 마디 당부하고는 그를 따라나섰다.

차에 올라탄 후, 그의 안색이 조금 나아졌다.

“왜 그래?”

그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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