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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그래요.”

엄수지는 단호하게 답하고 한 번 더 강조해주기까지 했다.

“그래요, 지금은 젊은 남자가 좋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당신 정은호 씨와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나요? 우리는 진작에 이혼했고 결혼과 연애는 이제 서로 무관할 텐데요. 당신이 예린 씨를 만날 때도 전 방해한 적 없으니 당신도 제 연애 생활에 간섭하지 마시죠.”

“연애 생활?”

정은호가 냉소를 지었다.

“엄수지, 이런 어린놈과 사랑을 논해? 네가? 저 애가 여자를 알기나 해? 네 나이 또래 여자의 생리적 요구를 만족시켜줄 순 있어?”

“그건 제 사생활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더러운 입 함부로 놀리지 마요, 정은호 씨.”

...

엄수지는 더 이상 그를 상대하기 귀찮았다.

그녀의 마음속 그들의 과거는 좋은 것도, 그렇다고 나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이미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저 멀리 흘러갔고 아마도 가끔 그 과거를 돌이켜보며 음미할 순 있겠지만 절대 되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가 B시에 온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엄수지는 다시 몸을 돌려 김준호에게로 향했다.

깊은 밤, 젊은 남자는 심플한 검은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어 늘씬하고 다부진 몸매를 뽐냈다.

나란히 선 두 사람은 분명 한 명은 정장 차림이고 다른 한 명은 캐주얼 차림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조화로운 한 폭의 그림을 그려냈다. 마치 인터넷 소설에서 보던 누나와 강아지 연하남 같았다.

그때, 김준호가 고개를 돌려 정은호를 바라보았다.

그는 자연히 정은호를 알게 되었다. 엄수지의 전 남편이자 H시에서 꽤 유명한 정 대표.

남자는 남자가 가장 잘 아는 법이다.

김준호는 정은호의 눈에 남아있는 미련 덩어리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엄수지의 가는 허리를 감싸 안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다른 약속이 없으면 제가 데려다줄게요.”

엄수지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미간을 주물럭거렸다.

“술을 두어 잔 마시니 머리가 좀 어지럽네. 당장 침대에 엎드려 푹 자고 싶어... 돌이켜보니 이번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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