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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그러나 엄수지의 생각과 수단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여 엄수지가 몰래 바람을 피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는 차에 탈 때 추 비서를 시켜 이태훈을 조사하도록 했다. 추 비서는 유능한 사람인지라 곧 이태훈의 모든 과거와 현재를 낱낱이 조사하여 보고했다.

“명문 출신이고 전 와이프는 세상을 떴으며 아들은 유학 중입니다.”

그 말을 듣고 정은호는 피식 코웃음을 쳤다.

그는 바짓가랑이를 툭툭 치며 추 비서에게 또 말을 건넸다.

“엄수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꼴은 보기 싫으니까 이태훈에게 전화를 걸어 엄수지는 내 와이프라고 전해... 이 바닥이라면 이익을 중히 여기니 이태훈도 바로 이해할 거야.”

그러나 추 비서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비록 정은호의 비서이지만 요 몇 년 동안 엄수지와 교류해온바 엄수지는 좋은 여자이다. 오히려 엄수지와 결혼한 정은호가 운이 좋은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니 정은호는 이렇게 처자를 박대하는 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추 비서가 되물었다.

“대표님께서는 여자 친구가 생기셨잖아요. 대표님은 예린 씨와 함께하기 위해 특별히 며칠 더 B시에 머무를 정도로 예린 씨에게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은데... 왜 갑자기 또 사모님에게 집착하시는 겁니까?”

...

예린?

사실 방금 정은호는 예린이라는 존재를 거의 잊고 있었다.

예린은 확실히 아름답고 영롱한 미모를 자랑했지만 그녀는 단지 남자의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노리개일 뿐이다. 마음을 준 적은 없지만 동시에 엄수지 때문에 다른 여자들과의 왕래를 끊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엄수지만 이득을 보는 꼴 아니겠는가.

“단지 엄수지가 기뻐하는 꼴을 보기 싫은 것뿐이야.”

이에 추 비서도 뭐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추 비서는 워낙 일을 시원시원하게 잘 처리하는 스타일이기에 아니나 다를까, 이태훈은 눈앞의 이익을 보고 즉시 엄수지와의 관계를 포기했고 심지어 전화 한 통으로 두 사람 사이의 만남을 끝냈다.

엄수지는 이에 이상해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일찌감치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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