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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점심 전에 도착하다

이튿날 아침.

도혜선의 전화가 내 잠을 깨웠다.

어젯밤에 배현우에게 시달려 녹초가 되었다. 잠을 더 자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이 녀석이 일찍 전화가 왔다!

잠결에 전화를 가져와 보지도 않고 받았다. 전화기 너머 도혜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이렇게 늦게 받아?”

나는 잠이 덜 깬 채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

“어젯밤에 늦게 잤어!”

“내가 보기에 너는 지금 너무 안일해. 약간 본분을 망각한 것 같아.”

도혜선이 나를 조롱하며 놀렸다.

“언니는 정말 철이 안 들었구나. 이런 말도 할 수 있다니.”

나는 조금도 양보하지 않고 반박했다.

“언니야말로 한가해!”

도혜선은 반대편에서 깔깔 웃었다. 이렇게 나는 잠을 다 깼다.

“어서 일어나. 이미연의 회사가 오늘 안산에 시찰하러 간다고 하던데 안산에서 특집 다큐멘터리를 만든다고 해. 안산이 중점 개발의 전형이잖아? 이미연이 우리 프로젝트에 좋은 기회라고 했어. 마침 그들이 다큐멘터리를 찍는데...”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돈 안 들이고 홍보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세한 보도도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내가 어떻게 놓칠 수 있겠는가.

“바로 일어날게. 언제 출발해?”

나는 재빨리 일어나 침대를 기어 내려갔다.

“급할 것 없어. 우리는 그들과 동행할 필요 없이 점심 전에 도착하면 돼. 이미연의 뜻은 점심에 함께 간단히 식사하고 우리는 천천히 운전해서 가라고 했어. 오늘은 어차피 토요일이라 가는 길에 차가 많지는 않을 거야. 이참에 휴식도 하고.”

“그래. 내가 좀 늦을 것 같아. 차 씨 노부인이 경원에 오신다고 했어. 만나 뵙고 갈게.”

나는 도혜선에게 말했다.

“그럼 알았어! 준비되면 전화 줘. 내가 그쪽으로 가서 합류할게.”

도혜선은 흔쾌히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얼른 씻고 커튼을 열어봤다. 밖에 날씨가 매우 흐린 걸 보니 비가 올 것 같다.

다이닝룸에서도 배현우를 못 봤는데 이렇게 일찍 어디 간 건지 궁금했다.

내가 아침을 다 먹기도 전에 집사 용씨 아저씨가 와서 차 씨 노부인께서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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