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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자기가 판 함정에 빠지도록

내가 엘리베이터를 나서는 순간, 신호연의 표정이 살짝 굳더니 재빨리 정상으로 돌아왔다.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은 신호연이 또 고객과 몇 마디 하더니 나에게 그 여자를 소개해 주지도 않고 바로 신사처럼 그녀를 엘리베이터에 앉혀 보냈다.

나는 저도 모르게 그 여자를 흘깃 쳐다보았다. 지성적인 면이 있는 그 여자는 우아하고 기품이 흘러넘쳤다.

그 여자도 나를 보더니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천천히 닫혔다.

“누구야?”

내가 물었다.

“그저 고객이야.”

신호연의 대답은 너무나도 간단했다. 그리고 손을 뻗어 나의 어깨에 올리고 물었다.

“어디 갔었어?”

나의 행적에 완전히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닌 모양이었다. 그는 답을 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묻고 있었다.

나는 귀엽게 웃어 보이면서 밉지 않게 눈을 흘기며 얘기했다.

“안 알려줄 거야!”

그리고 퇴근하기 전까지 서강훈은 회사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튿날, 서강훈은 내가 보고 싶다고 한 자료를 몰래 내 사무실에 가져다주었다. 그 표정은 내가 쉽게 묘사할 수 있는 표정이 아니었다.

“지아 누님, 진짜... 제 상황이 얼마나 난처한지 아세요? 전...”

그가 말하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 첫째로는 그의 비밀을 고발할까 봐였고 두 번째는 신호연이 그의 배신을 알아차릴까 봐였다.

“하는 거 보고요. 일단 나가요.”

나는 담담하게 말하면서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어제 본 여자가 떠올라서 서강훈을 붙잡았다.

“어제 퇴근 전에 회사에 와서 신호연이랑 있던 여자, 누구인지 한번 알아봐 줘요. 이름, 신분, 전화번호도요.”

서강훈은 어쩔 수 없이 몸을 돌려 나갔다.

나는 한시 빨리 회사의 일에 대해 알아보려고 했다. 불륜녀도 나에게 문자를 보내느라고 바빴다. 나의 카톡까지 추가해서 끊임없이 문자를 보냈다.

신호연이 살짝 눈치를 챈 모양인지 나의 행적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아니면 그 불륜녀가 그에게 얘기를 흘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서강훈은 아닐 것이다. 그는 그럴 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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