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9화 공항에서의 만남

나는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눈을 꼭 감았다. 커다란 물체에 튕겨나갈 준비를 하고 있던 찰나, 나는 누군가가 나의 몸을 감싼 채 나를 데리고 옆으로 피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한 나는 주변이 어수선한 것을 발견했다. 어떤 사람은 다행이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믿을 수 없었던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자 내가 낯선 남자의 품에 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키가 큰 그 남자의 숨이 내 주변을 감싸는 듯했다.

남자는 까만 마스크를 끼고 있었는데 그 속을 알 수 없이 깊은 검은 눈동자가 나를 계속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두 눈은, 이유를 모르게 어디서 본 적 있는 기분이었다.

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 남자의 팔을 꽉 잡았다. 두 눈은 그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나를 사뿐히 내려놓고 아무 말하지 않고 그의 팔을 잡고 있는 내 손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제야 실수했다는 것을 느끼고 손을 뒤로 뺐다. 그리고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누군가가 나의 캐리어를 주워서 나의 옆에 가져다주었다.

“조심하세요, 위험합니다. 이 남자분이 나서줘서 다행이에요!”

난 또 한 번 그 남자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어디... 가세요?”

남자는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전...”

나는 그를 보다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어디서 들어 본 듯한 목소리였다.

나는 그 남자를 자세히 관찰했다. 우월한 기럭지, 도도하고 차가운 듯한 기품과 깊고 맑은 눈동자...

남자는 나의 의문점을 눈치챈 모양인지 바로 마스크 한쪽을 벗어서 잘생긴 얼굴을 드러냈다. 나는 잠시 멈칫하다가 놀라서 작게 웃음을 흘렸다.

“배, 배현우 씨!”

나는 그제야 알았다. 왜 그 눈동자가 익숙했던 것인지. 오전에 천우 그룹에서 본, 조 대표를 대신해 회의에 참석한 배현우였다.

그는 또 마스크를 쓰고는 얘기했다.

“늦었는데, 같이 돌아갈까요?”

이 남자가 나에게 준 인상은 꽤 깊었다. 과묵하고 결단력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