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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예상하지 못한

시간이 딱 맞았다. 서강훈은 내가 생각한 그 시간에 정확히 들어섰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불만스러운 말투로 투덜댔다.

“사람은 다 어디간거야...”

그의 입 모양이 바로 욕을 뱉어내려다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서강훈은 소파에 가만히 앉아있는 나를 보고 입을 딱 벌린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나는 그저 서강훈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서 부장!”

한참 지나서야 입을 다문 서강훈이 어버버하며 겨우 말을 뱉었다.

“사모, 사모님!”

“왜요? 예상하지 못했나 봐요?”

나는 여전히 웃으면서 서강훈을 바라보았다.

“이리 와서 앉아요. 너무 급해하지는 말고. 일하는 분들은 제가 내보냈어요.”

“저, 저기... 저 좀 나가서 통화 좀 하고 와야 할 것 같습니다. 그... 그... 일하시는 분들 시급을 챙겨드려야 해서...”

서강훈은 말끝도 제대로 맺지 않고 빨리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서강훈 씨! 일하시는 분한테 통화하는 건 이따가 해요.”

나는 조급해하지 않고 그에게 물었다. 나의 차가운 목소리가 공허한 거실에서 울려 퍼지자 조금은 무서웠다.

서강훈의 발걸음도 거기에서 굳어버렸다. 고개를 돌려 흔들리는 동공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입가의 근육이 계속해서 떨렸고 얼굴도 점점 창백해졌다.

“제가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제 말을 들어주는 게 어때요? 얼른 와서 앉아요. 서강훈 씨를 찾으러 온 거란 말이에요. 서강훈 씨한테 할 말이 있어서 일부러 일하시는 분들도 내보낸 건데!”

나는 담담하게 서강훈을 바라보았다. 긴장한 서강훈의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까지 맺혀있었다.

“왜요, 예전에는 지아 누님이라고 부르더니, 이제 서강훈 씨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가 봐요?”

나는 내 말에 피식 웃었다. 예전에는 서강훈이 먼 곳에서부터 와 내 주변에서 항상 알짱거리며 나를 “지아 누님”이라고 부르곤 했다.

서강훈은 마른세수를 하며 얼굴을 쓸어내렸다. 낯빛이 어두워져서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걸어 들어왔다. 그 한 걸음 한 걸음이 얼마나 무거운지 나는 알았다.

“지아 누님, 그럴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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