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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갈망에 대한 응답

그의 갈급한 부름에 나는 착실하게 응했다. 이렇게 사랑받고 있음을,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느끼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나는 억눌렸던 그동안의 슬픔을 쏟아내듯 더욱 그의 입술을 탐하고 갈망했다.

머릿속에는 여전히 그가 했던 말이 맴돌았다. ‘앞으로 핑계 댈 수도 없게, 오늘은 참지 않을 거예요.’

나는 지금 내가 놓인 상황을 철저히 무시하고 싶었다. 걱정과 불안이 가득한 속박 속에서 벗어나 한 번만이라도 고삐 풀린 말처럼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고 싶었다. 아마도 너무 억눌렸던 탓일 것이다. 그에게 홀려 이성도 잃고 지금 이렇게 애정을 갈구하는 걸 보면.

신호연과 신연아가 한 몸으로 뒤엉킨 모습이 생각나 나를 끊임없이 자극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끓어오르는 분노와 억울함에 견딜 수 없었다. 그들에게 끔찍이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너 없이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다고, 너희들보다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배현우의 따뜻한 숨결이 나를 에워싸고 뜨끈한 손이 내 등을 단단히 받치고 있다. 내가 아플까 봐 조심스러워하는 그의 손길이,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입맞춤에 집중하는 모습이 소중했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그를 내가 거절할 이유가 있을까.

나는 몸이 상했다는 사실도 잊은 채, 갈망을 해소하기에 급급했다. 나의 갈증에 그가 짙은 입맞춤으로 응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사랑이라는 따뜻한 감정이 통증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려왔던 상처가 지금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나의 끓어오르는 갈망을 느낀 듯 이성을 잃은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며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지아 씨, 괜찮겠어요? 많이 아플 수...”

나는 빠르게 입술을 포개 그의 입을 막았다. 그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무얼 걱정하고 있는지 모두 알 것 같았다.

나의 대답에 그가 인내해 오던 탐욕을 펼쳐내듯 순식간에 성급해지고, 거칠어졌다...

그 순간 나는 구름 위에 둥둥 떠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꼈다. 모든 번뇌, 우울함, 억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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