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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치가 떨리도록 화가 나다

나는 숨을 죽이고 의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이미연은 내가 아플 정도로 나를 꽉 잡고 있었지만 난 아픔을 느낄 여유도 없었다.

의사는 나를 보면서 말했다.

“다행히 아이 생명엔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뇌진탕, 두개내출혈, 안면 근육 손상 등 증상이 존재하고 지금 깨어나지는 않은 상황이라 24시간 동안 계속 관찰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빨리 깨어날 가능성도 있고 제일 안 좋은 상황까지 예상한다면 아마...”

나는 의사의 말을 듣자마자 쓰러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병실 침대에 누워있었다. 병실에는 이미연뿐만 아니라 이미 떠난 줄 알았던 신호연과 시어머니도 있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서강훈도 있었다.

나는 애써 몸을 일으키면서 이미연한테 물었다.

“콩이는? 우리 콩이는 어디 있어?”

“지아야, 콩이는 아직 중환자실에서 관찰 중이니까 너무 다급해 않아도 돼.”

나는 아직도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일으키면서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했다. 이미연이 이런 나를 막아 세우자 나는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날 막지마, 콩이는 아직 어려서 내가 없으면 무서워한단 말이야! 의사를 제일 무서워한다고!”

“여보...”

“꺼져... 꺼지라고...!”나는 목이 찢어지라 신호연을 향해 외쳤다.

“다 저리 꺼져! 꼴도 보기 싫으니까!”

눈앞에 서 있는 신씨 집안 사람들을 볼 때마다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을 정도로 혐오스러웠다. 나와 10년 동안이나 함께 살아온 신호연도 그 순간에는 사람의 탈을 쓴 악랄한 짐승으로 느껴졌다. 두 눈을 뜨고 자기 친딸이 쓸모없는 걸레처럼 뿌리쳐 나가는 걸 보기만 하는 신호연은 털끝만큼의 양심도 없는 쓰레기였다.

이번 일로 신씨 집안 사람들에 대한 모든 인상이 뒤엎어졌다.

나는 이번 생을 돌이켜보면서 신호연 같은 쓰레기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후회했다. 신씨 집안 사람들은 하나 같이 다 짐승 같은 놈이었다.

나는 이미연의 동반하에 힘겹게 중환자실 앞까지 걸어갔다. 유리창 너머로 창백한 얼굴을 하고 힘없이 누워있는 콩이를 보자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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