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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많은 일을 겪으면서 백신우의 마음도 서서히 변했다. 얼마 지났는지 몰랐다. 구아린은 갑자기 눈을 떴다. 벌떡 일어나더니 멍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침이 흘러내리는 입술을 닦았다.

“왜 깼어? 조금만 더 자.”

백신우는 구아린의 귀여운 모습을 보며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어렸을 때의 아람과 너무 닮았네.’

“죄, 죄송해요, 오빠!”

구아린은 순간 당황하며 백신우의 어깨에 흘린 침을 보자 얼굴이 복숭아처럼 빨개졌다.

“옷을 더럽혔어요. 돌아가서 빨아 줄게요, 죄송해요!”

구아린의 당황한 모습을 보자 백신우는 집안의 막냇동생이 마음이 아팠다. 그들은 항상 아람만 챙겨주고 아람이 집안의 막냇동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구아린이야말로 구씨 가문의 막냇동생이고 보살핌이 필요한 동생이지만 항상 소홀했다.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

백신우는 오빠의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허벅지를 두드렸다.

“자, 누워서 자, 여기가 더 편해.”

순간 구아린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 그건 안 돼요.”

“예전에 아람이 항상 내 허벅지에 누워서 잘 잤어.”

구아린은 입술을 꼭 다물고 손을 빨갛게 문질렀다. 백신우도 구아린이 용기가 없고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복동생인 구아린은 백신우가 동생이라고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백신우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옷을 벗어 구아린의 어깨에 걸치고 작은 몸을 감쌌다.

“오빠, 안 추워요. 입으세요.”

말을 하며 구아린은 옷을 벗으려 했다.

“입고 있어.”

백신우는 구아린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어깨를 눌렀다.

“날 넷째 오빠라고 생각하면 입고 있어.”

이 말을 듣자 구아린은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 마음이 따뜻해지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언니 덕분에 나도 날 사랑해 주는 오빠가 생겼어.’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린아, 여기서 기다려. 내가 나가볼게.”

백신우는 일어서서 성큼성큼 걸어갔다. 신경주와 이유희를 본 순간 안색이 차가워지며 눈썹을 찌푸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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