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야, 라이프를 가지고 가서 브리딩 해.”아람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 핸드폰을 엎어놓았다.자리를 피해달라는 아가씨의 뜻을 눈치챈 수해는 서운했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수해야, 나와 신경주의 결혼은 실패했고, 나도 확실히 신경주를 싫어해. 하지만 아예 교섭을 하지 않는 정도는 아니야.”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앞으로 성주에서 자리 잡고 우리 KS의 길을 넓히려면 신경주와 교섭하지 않을 수 없어. 상황에 맞추어 그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지.”“하지만, 아가씨…….”“왜, 날 잡아먹을까 봐?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큰오빠가 나설 필요도 없어, 넷째 오빠만으로도 신경주를 감쪽같이 성주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어.”그녀는 대수럽지 않게 말했다.‘아, 아니요. 제가 아가씨를 많이 좋아해요. 아가씨를 위해 목숨을 바치더라도 두려울 것이 없어요. 단지 신경주와의 옛 감정이 되살아날까 봐 두려워요. 또다시 불구덩이에 몸을 던지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요.’수해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며 와인을 들고나갔다.아람은 손에 있는 핸드폰이 여전히 진동하자 경주의 집착하고 고집이 센 성격과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무슨 일이야?”그녀의 태도는 여전히 차가웠다.“케이크 고마워, 맛있었어.”아람의 호흡이 가벼워지며 눈을 내리깔았다.깊은 밤, 사방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경주의 분위기 있는 낮은 목소리는 무심코 사람의 마음을 매혹시켰다.예전에 아람은 그에게 전화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고,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아무리 태도가 냉담하더라도 듣는 순간 흥분되여 이불킥을 하곤 했다.하지만 지금 그녀의 마음속은 잠잠했다.자제력이 강한 아람은 그 어떤 유혹도 이겨낼 수 있었다. 물론 사랑도 마찬가지다.“아니야, 케이크를 먹은 후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네. 다음부터 오지랖을 하기 전 그 케이크의 의미를 잘 생각해 봐.”아람은 한숨을 내쉬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난 오지랖이 아니라고 생각해.”경주의 말투가
구아람은 눈썹을 찌푸렸다.‘이 말은…… 취두부에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것처럼 괴상하네.’순간 고요해졌다.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그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한참 지난 후, 신경주는 가볍게 기침을 하더니 대충 마무리했다.“다른 일은 없어. 잘 자.”“야! 너…….”아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끊어졌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얼마나 마셨으면 이러는 거야.”아람은 멍한 표정으로 어두워진 화면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그리나 이때, 반대편의 경주는 통화를 마친 후에야 손에 땀이 나고 입이 마르고 가슴이 두근두근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중얼거렸다.“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지만,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은 오늘도 걱정이네…….”……고선정은 심각한 교통사고 후 혼수상태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신효린은 의사에게서 그녀가 사실 식물인간 상태이기에 깨어날 확률은 희박하다는 것을 들었다.‘하늘이 날 도와주네! 아니면 고선정에게서 KS WORLD 계약 내용을 누설하라고 시킨 일이 들켰을 텐데.’이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지금 신효린의 처지는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지난번 안나 조의 태도는 매우 명확했다. 경주가 나서지 않으면 그녀는 절대 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안나의 팀이 지금 이미 다른 호텔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진짜 신씨 호텔과 KS만 선택한 하려는 것이 아니었네!’이날 오후, 신효린은 다시 이씨 가문으로 갔다.그녀는 뜨거운 가마 속의 개미처럼 갈팡질팡하며 허둥댔지만 이소희는 매우 태연하게 정교한 찻잔을 들고 애프터눈 티를 마시고 있었다.“안나 조 쪽은 어떻게 할 거야?”“그 여자가 신씨 그룹과 KS에게 최고급 주얼리를 찾아라는 이상한 조건을 제기했어. 오빠가 알렉스를 데리고 오려고 특별히 외국에 가서 초대했는데도 실패했어.”이 말을 듣자 이소희는 눈이 번쩍였다.“그것 때문에, 지난번 환영회에서 구아람이 작은 브로치 하나로 안나 조의 마음을
셋째 사모님인 초연서의 생일이 다가오자, 요 며칠 구아람은 낯에는 일하고 밤에는 방에 틀어박혀 생일 선물을 직접 만들고 있었다.아람은 반지를 준비하고 있다. 반지 소재는 18K 골드, 천연 아쿠아마린, 다이아몬드이다.공예는 최고급 주얼리 디자이너인 그녀에게 어렵지는 않지만, 아쿠아마린이 너무 크고 순도가 높아 그야말로 가장 좋은 컬렉션 급이고 가치는 전혀 진귀한 다이아몬드 못지않다.가족에게 주는 선물은 결코 인색하지 않고 대충 하지 않으며 모두 정성 들여 준비한다.예전에 신경주에게 준 것도 마찬가지이다.다만 그 남자가 아람의 마음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뿐이다.이때, 책상 위에 있는 핸드폰이 울렸다. 주얼리 스튜디오의 책임자 셀리아가 온 영상통화였다.“이 시간에 전화하는 건 보고할 것이 있는 거지?”아람은 다이아몬드를 열심히 다듬으며 물었다.“알렉스, 타일러를 기억하십니까?”“당연하지, 내 밑에서 3년 동안 견습생으로 있다가 나가서 새로 시작한 사람이잖아. 타고난 능력이 있는 젊은이였는데, 솜씨도 괜찮고, 근데 왜?”“그저께 누가 타일러에게 연락해서 알렉스의 보석을 모방해 만들어라고 했다네요. 허, 화가 나잖아요. 계속 복귀하지 않으면 세상엔 온통 해적판밖에 없을 거예요!”아람은 손동작을 멈추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뭐 화날 게 있어, 내가 대단해서 그런 거지. 날 갖지 못하면 가짜를 사서 작은 허영심을 만족시킬 수밖에 없겠지.”“알렉스가 연락되지 않는다고 해서 제일 먼저 저에게 연락했어요. 그 제안을 받기도 싫고 받을 용기도 없다네요. 가짜를 만드는 건 디자이너의 인격을 모욕하기는커녕 스승을 속이고 가문을 욕되게 하는 것이잖아요!”‘대박, 내 곁에 너무 오래 있더니 언어 실력이 점점 늘고 있네. 이런 어려운 말까지 알 다니.’아람도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했다.“내 작품을 모방해라는 사람이 누구야? 내 제자를 찾을 수 있다는 건 아마 대단한 배경을 가진 사람이겠네.”“어디서 이런 사람을 만났는지 모르겠어요. 그 여
그날 밤, 신씨 가족이 모처럼 모여 한 달에 한 번씩 신씨 어르신과 함께 식사하러 만월교로 향했다.밥 먹는 동안 분위기는 엄청 화기애애해 보였다. 신효린마저 뜬금없이 신효정에게 음료수를 따라주고 음식을 집어주었다. 그 모습은 마치 사이가 엄청 좋은 자매처럼 보였다.신효정은 둘째 오빠 옆에 앉아 밥만 먹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비록 자폐적이고 내성적이지만 기개가 있다.신효린이 따라준 물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고 집어 준 음식도 옆으로 놓은 채 한 입도 먹지 않았다.“아버지, 저랑 진주가 요즘 중요한 일을 상의하고 있었는데, 이미 생각을 끝마쳤어요. 이번에 특별히 말씀드리러 왔어요, 그리고 아버지의 의견도 듣고 싶고요.”신광구는 단정하게 앉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귀공자다운 그는 식사 예절도 잘 지켰다.“부부끼리 이미 얘기가 끝났는데, 왜 나 같은 늙은이에게 말하려는 거야.”신남준은 눈을 내리깔고 동파육을 입에 넣더니 오물오물 씹었다.“너의 사랑스러운 아내가 해결 못하는 일도 있어? 진주가 아이디어 내주잖아. 몇 년 동안 그렇게 해왔으면서.”억지로 웃고 있는 진주의 눈빛에는 원망스러움이 담겨있었다.매달 그녀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 바로 이곳에 와서 늙은이와 함께 식사하는 것이었다. 늘 그녀를 향해 비꼬는 말을 해서 매번 오기 전날 밤마다 잠을 설치곤 한다.‘이 늙은이가 도대체 언제 천당으로 가는 거야!’신광구는 눈썹을 찌푸리며 가볍게 기침을 하더니 탁자 밑에서 진주의 손을 잡았다.“아버지, 효린이도 이제 결혼 적령기가 되었으니 슬슬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신효린은 가볍게 입술을 오므렸고 얼굴이 불그레 졌다.“결혼?”신남준은 젓가락질을 멈추더니 눈썹을 찌푸렸다.“우리 큰 손녀딸이 겨우 스물다섯이야, 얼마나 젊어. 아직 우리 두 손녀딸이 내 곁에 2년 더 있다가 시집갔으면 좋겠는데, 뭐가 그리 급해!”“게다가 우리 신씨 가문의 딸이 시집을 걱정할 필요가 없잖아, 스물다섯은커녕 오십둘도 아름다운 꽃과 마찬가지야. 결혼하고 싶다
“효정아, 할아버지랑 식사하는데 어떻게 젓가락을 떨어뜨릴 수 있어? 버릇이 없네!”안색이 어두운 진주는 신효정을 꾸짖었다.“그만해, 젓가락을 떨어뜨린 걸로 아이를 꾸짖어?”신남준은 작은 손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서 진주를 원망했다.진주는 책상 밑에 놓인 손을 움켜쥐었다.‘이 늙은이 앞에선 내가 숨을 쉬는 것조차 잘못이야!’“할아버지, 아빠, 엄마…… 잘 먹었습니다.”얼굴이 빨개진 신효정은 고개를 숙인 채 입술을 깨물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신경주는 동생의 줄행랑을 놓는 뒷모습을 바라보자 생각에 잠겼다.이때, 신효린은 이겼다는 듯 의기양양하게 기뻐했다.‘신효정, 네가 집에서 존재감 없는 바보로 얌전하게 있으면 이런 굴욕을 당할 필요가 없잖아. 하지만 넌 잘난 체하며 내 남자를 건드렸으니 혼내줄 수밖에 없어. 누가 엄마 아빠가 제일 자랑스러워하는 딸이고, 누가 이 도련님에게 어울리는 여자인지 똑똑히 봐!’“왜 이유희지?”신남준을 눈을 껌벅거리며 이상한 듯 물었다.“이유희가 우리 소아를 좋아하지 않아?”순간 신광구, 진주, 신효정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마치 수천 마리 까마귀가 머리 위를 스치는 것 같았다.딱 마침 차를 마시고 있는 경주가 할아버지의 말에 화가 나서 하마터면 사레가 들 뻔하여 힘껏 기침을 했다.찻잔을 움켜쥔 그의 잘생긴 얼굴은 까마귀보다 더 어두워졌다.“할아버지, 이 도련님이 왜 구아람을 좋아하겠어요?”신효린은 화가 치밀어 얼굴을 붉혔다.“소아를 좋아하지 않아? 할아버지가 비록 80살이나 먹었지만 귀와 눈이 엄청 밝아. 지난번 내 생일 때 우리 소아에게 얼마나 친절하게 잘 해줬는데, 딱 붙어서 눈을 떼지 못했었어. 나중에 가정을 꾸리면, 아마 아내와 떨어지기만 해도 울 것 같아.”그러자 신남준은 표정이 어두운 경주를 힐끗 쳐다보았다.“소아에게 마음이 있는 사람이 있어서 이유희와 맺어 주지 않았어. 이씨 가문과 소아의 집안도 잘 어울리잖아. 젤 중요한 건 이유희가 소아에게 잘해주고 아껴준다는 거야. 둘이 잘 된
“그런 일이 있었어?”신남준은 턱을 만졌다.“그럼요, 아버지.”진주도 옆에서 거들었다.“고귀한 도련님께서 언제 주동적으로 귀족 아가씨를 만나러 간 것을 본 적이 있어요? 효린이를 찾아온 건 분명 마음에 두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때는 그때, 지금은 지금이에요. 뿐만 아니라 아버지께서는 좋은 마음으로 구아람 씨와 도련님을 연결해주려 하시는 거죠.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구아람 씨 곁에 이미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는 소문이 있어요.”신경주는 눈을 쳐들고 싸늘하게 진주를 바라보았다.얇은 입술을 꼭 다물고 침을 삼키는 모습이 마음속의 감정을 억누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깜짝 놀란 신남준은 다급하게 물었다.“소아에게 남자친구 생겼어? 누군데?”“윤씨 그룹 윤 회장님의 막내아들, 넷째 도련님 윤유성이에요.”진주는 부랴부랴 대답했다.이 소식은 전에 김은주에게서 들은 것이다.하지만 나중에 신효린도 구아람과 윤유성이 쭉 연락하고 지낸다고 해서 진짜든 가짜든 일단 어르신의 생각을 없애려고 했다.“구아람과 윤유성은 사귀는 사이가 아니에요.”경주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찻잔을 쿵 하고 내려놓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하지만 둘이 사적으로 데이트를 한두 번 한게 아니라고 들었는데, 장미 정원도 가고 콘서트도 가고…….”“제가 아니라면 아닌 거예요.”경주의 칠흑 같은 눈에는 분노가 타올랐고 차가운 눈빛으로 진주를 바라보았다.“앞으로 상황을 잘 모르시면 함부로 지어내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구아람은 여자아이이고 지금은 구씨 가문의 아가씨이자 KS 호텔의 사장님입니다. 이런 소문을 퍼뜨리면 명예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의붓아들의 말에 진주는 말문이 막히고 화가 나서 입가를 떨었다.“신경주! 이게 어른과 말하는 태도야? 무슨…….”신광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경주는 싸늘하게 일어섰다.“잘 먹었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오.”신남준은 분연히 떠나는 손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가슴이 답답한 경주는 손을 뻗어 넥타이를 잡아
이소희에게서 받은 알렉스의 주얼리 목걸이 모조품이 역시 작용을 발휘했다.신효린은 안나 조에게 사적으로 선물할 때 들켜서 망신을 당할까 봐 안절부절못했었다.하지만 그녀는 이미 변명할 방법을 생각해 들켜도 상관없었다. 들키면 지인에게 속았고 자신도 주얼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대충 넘기려 했다.그러나 알렉스 제자의 솜씨가 너무 좋았는지, 안나 조는 이 목걸이가 가짜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빙글빙글 웃으며 바로 목에 걸치고는 빼기 아까워했다.결국, 안나 조와 신효린은 정식 계약을 맺었다.뿐만 아니라 진주가 아낌없이 도와준 바람에 늘 회사 핵심에 들어가지도 못하던 신효린이 신광구에 의해 이사로 파격 발탁되어 그룹 고위층 정기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다.그날 밤 진주 모녀는 베란다에 앉아 미리 축하주를 마셨다.“딸, 안나 조의 결혼식이 끝나면 네 아버지는 정시으로 너에게 호텔을 맡길 거야.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나아가면, 조만간 이사회에 들어올 수 있을 거야. 그땐 엄마와 같이 신경주 그놈을 쫓아내자!”딸을 안고 있는 진주는 눈빛이 번쩍이며 마치 새롭게 떠오르는 희망을 안고 있는 것 같았다.“딸, 네 동생에게 더 이상 바랄 수 없어. 엄마의 후반생은 너에게 맡길게!”“엄마, 걱정 마! 내가 성공적으로 그 자리에 오르게 되면, 신경주의 세력을 천천히 없애버릴 거야, 그럼 신씨 그룹 전체가 우리의 손에 들어올 거야!”사치스러운 빛이 뿜어져 나오는 신효린은 신나게 진주와 건배했다.이때, 문밖에서 집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사모님, 아가씨, 방금 두 분의 초대장이 왔어요.”모녀는 서로 바라보더니 베란다를 나섰다.그러자 신효린이 물었다.“누가 보낸 거예요?”“KS WORLD 호텔 사장님의 비서가 준 것입니다. 성은 임 씨고요.”‘KS? 구아람이 보낸 거라고?’“알겠어, 나가 봐.”진주는 초대장을 받고 문을 닫았다.봉투를 열어보니 안에는 주얼리 바자회 초대장 두 장이 들어 있었다.진주는 붉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구윤은 눈썹을 찌푸렸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운동하려고?”“응, 오빠. 기분이 좋아서 카약을 타려고 하려던 참이야!”구아람은 목을 뒤로 젖히고 작은 얼굴을 치켜들더니 히죽히죽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한밤중에 무슨 카약이야, 물에 빠지면 어떻게, 네가 수영을 잘하는 것도 아니잖아.”구윤은 그녀의 가는 허리를 살짝 꼬집었다.“그리고, 밖에 온도가 거의 영하로 떨어지는 걸 몰라? 이렇게 적게 입고 나갔다가 감기 걸리면 어떡해?”그리고 그는 임수해를 힐끗 보았다.“아가씨 곁에 평소에 너 밖에 없는데, 왜 지켜보지 못해?”“죄송합니다, 사장님. 저의 잘못입니다.”수해는 허리를 깊이 숙이며 잘못을 인정했다.“그만해, 오빠. 수해를 탓하지 마. 나에게 말했었는데, 내가 수해의 말을 듣는 것도 아니잖아.”남매는 손을 잡고 소파에 앉았고 아람이는 오빠의 넓은 어깨에 기대었다.“오빠, 방금 ‘민트’의 에디터와 전화로 행사 과정을 결정했어. 이렇게 좋은 행사를 하게 해줘서 고마워. 내가 ‘민트’를 엄청 좋아해, 어렸을 때부터 이 잡지를 보고 자랐어, 이건 나의 패션 디자인의 계몽이야!”‘민트’ 잡지의 수석 에디터 엘스는 패션계에 비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마녀이다. 쇼를 볼 때 그녀가 눈썹을 살짝 찡그려도 브랜드에게는 큰 재난이다. 그래서 이 여자는 패션계의 거물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그런데 바로 이런 거물이 방금 직접 아람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당시 당당하고 차분하게 말하던 아가씨가 손에 땀이 날 정도로 흥분했다는 것을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아람아, 너만 좋다면 돼.”구윤은 다정한 눈을 가늘게 뜨며 손을 들어 그녀의 작은 코를 긁었다.“안나 조가 신씨 그룹에게 빼앗긴 일로 마음이 답답해할까 봐 걱정했어, 네가 한가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서 일을 찾아주었지. 바빠지면 짜증 나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잖아.”“쳇, 내가 그렇게 나약한 사람이야? 요즘 먹을 것도 많이 먹고 잠도 푹 잤어, 그 일을 아예 마음에 두지 않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