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희에게서 받은 알렉스의 주얼리 목걸이 모조품이 역시 작용을 발휘했다.신효린은 안나 조에게 사적으로 선물할 때 들켜서 망신을 당할까 봐 안절부절못했었다.하지만 그녀는 이미 변명할 방법을 생각해 들켜도 상관없었다. 들키면 지인에게 속았고 자신도 주얼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대충 넘기려 했다.그러나 알렉스 제자의 솜씨가 너무 좋았는지, 안나 조는 이 목걸이가 가짜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빙글빙글 웃으며 바로 목에 걸치고는 빼기 아까워했다.결국, 안나 조와 신효린은 정식 계약을 맺었다.뿐만 아니라 진주가 아낌없이 도와준 바람에 늘 회사 핵심에 들어가지도 못하던 신효린이 신광구에 의해 이사로 파격 발탁되어 그룹 고위층 정기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다.그날 밤 진주 모녀는 베란다에 앉아 미리 축하주를 마셨다.“딸, 안나 조의 결혼식이 끝나면 네 아버지는 정시으로 너에게 호텔을 맡길 거야.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나아가면, 조만간 이사회에 들어올 수 있을 거야. 그땐 엄마와 같이 신경주 그놈을 쫓아내자!”딸을 안고 있는 진주는 눈빛이 번쩍이며 마치 새롭게 떠오르는 희망을 안고 있는 것 같았다.“딸, 네 동생에게 더 이상 바랄 수 없어. 엄마의 후반생은 너에게 맡길게!”“엄마, 걱정 마! 내가 성공적으로 그 자리에 오르게 되면, 신경주의 세력을 천천히 없애버릴 거야, 그럼 신씨 그룹 전체가 우리의 손에 들어올 거야!”사치스러운 빛이 뿜어져 나오는 신효린은 신나게 진주와 건배했다.이때, 문밖에서 집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사모님, 아가씨, 방금 두 분의 초대장이 왔어요.”모녀는 서로 바라보더니 베란다를 나섰다.그러자 신효린이 물었다.“누가 보낸 거예요?”“KS WORLD 호텔 사장님의 비서가 준 것입니다. 성은 임 씨고요.”‘KS? 구아람이 보낸 거라고?’“알겠어, 나가 봐.”진주는 초대장을 받고 문을 닫았다.봉투를 열어보니 안에는 주얼리 바자회 초대장 두 장이 들어 있었다.진주는 붉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구윤은 눈썹을 찌푸렸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운동하려고?”“응, 오빠. 기분이 좋아서 카약을 타려고 하려던 참이야!”구아람은 목을 뒤로 젖히고 작은 얼굴을 치켜들더니 히죽히죽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한밤중에 무슨 카약이야, 물에 빠지면 어떻게, 네가 수영을 잘하는 것도 아니잖아.”구윤은 그녀의 가는 허리를 살짝 꼬집었다.“그리고, 밖에 온도가 거의 영하로 떨어지는 걸 몰라? 이렇게 적게 입고 나갔다가 감기 걸리면 어떡해?”그리고 그는 임수해를 힐끗 보았다.“아가씨 곁에 평소에 너 밖에 없는데, 왜 지켜보지 못해?”“죄송합니다, 사장님. 저의 잘못입니다.”수해는 허리를 깊이 숙이며 잘못을 인정했다.“그만해, 오빠. 수해를 탓하지 마. 나에게 말했었는데, 내가 수해의 말을 듣는 것도 아니잖아.”남매는 손을 잡고 소파에 앉았고 아람이는 오빠의 넓은 어깨에 기대었다.“오빠, 방금 ‘민트’의 에디터와 전화로 행사 과정을 결정했어. 이렇게 좋은 행사를 하게 해줘서 고마워. 내가 ‘민트’를 엄청 좋아해, 어렸을 때부터 이 잡지를 보고 자랐어, 이건 나의 패션 디자인의 계몽이야!”‘민트’ 잡지의 수석 에디터 엘스는 패션계에 비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마녀이다. 쇼를 볼 때 그녀가 눈썹을 살짝 찡그려도 브랜드에게는 큰 재난이다. 그래서 이 여자는 패션계의 거물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그런데 바로 이런 거물이 방금 직접 아람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당시 당당하고 차분하게 말하던 아가씨가 손에 땀이 날 정도로 흥분했다는 것을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아람아, 너만 좋다면 돼.”구윤은 다정한 눈을 가늘게 뜨며 손을 들어 그녀의 작은 코를 긁었다.“안나 조가 신씨 그룹에게 빼앗긴 일로 마음이 답답해할까 봐 걱정했어, 네가 한가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서 일을 찾아주었지. 바빠지면 짜증 나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잖아.”“쳇, 내가 그렇게 나약한 사람이야? 요즘 먹을 것도 많이 먹고 잠도 푹 잤어, 그 일을 아예 마음에 두지 않
눈 깜짝할 사이에 KS WORLD에서 주얼리 자선 바자회가 열리는 날이 되었다.이번 행사는 자선과 연계되어 KS 측과 ‘민트’는 초기에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성주 매체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민트’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패션잡지로 많은 톱스타들이 표지를 장식하기 위해 체면을 불고하고 경쟁하고 있어 그 영향력을 집작할 수 있다.그날 많은 스타들이 모여 호텔 밖은 시끌벅적했다.보안부 전원이 출동해 질서를 유지했고 현장의 혼란으로 인해 압사사고가 방생할까 봐 스타들도 협조해 주며 팬들과 인사를 나눈 뒤 빠르게 입장했다.줄줄이 늘어선 링컨 한 대가 군중 속으로 들어서자 비로소 현장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보디가드가 문을 열더니 화려한 턱시도를 입은 진주와 신효린이 차에서 내렸다.행사를 참석한 다른 귀족 부인들은 뒷문이나 VIP 통로로 갔지만, 이 두 모녀만이 버릇을 못 고치고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싶어 했다. 가끔 번쩍거리는 플래시에 비치지 않으면 불편한 듯했다.“봐봐, 저 사람이 김은주의 이모 아니야?”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진주의 귀에 들어가자 그녀의 얼굴은 바로 파랗게 질렸다.‘한물간 여배우’, ‘내연녀’라는 타이틀을 떼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신씨 그룹 회장님의 부인으로 되는 데 수년이 걸렸다.그러나 김은주 그 악명 높은 계집애 때문에 또 ‘김은주의 이모’라는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비록 김은주의 이모는 맞지만, 지금 이 말이 욕처럼 들렸다.“아이고! 맞네!”사람들은 맞장구를 쳤다.“그때 뇌물 공여나 횡령으로 검찰에 불려갔던 것 같은데?”“맞아! 그러다가 또 풀려났어. 쯧쯧, 재벌이 정권을 장학하는 성주는 하늘까지 캄캄하네!”“네티즌들이 기억이 없는 줄 알고 뛰쳐나온 거야? 참 뻔뻔하네. 신광구는 왜 이 비겁한 아내를 단속하지 않는 거지?”“지금 진주를 보자마자 김은주 생일잔치에서 얼굴을 붉히며 조카를 자랑하던 모습이 생각나네. 그러더니 김은주의 이미지가 바로 무너졌잖아, 정말 진주를 엿 먹이는 거 아니었어?”“그때 표
신효린은 멍이 든 팔을 움켜쥐고 욕을 퍼붓는 진주에게서 도망치고 싶었다.어려서부터 진주는 신광구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고 많은 길을 열어주었지만, 여전히 그녀가 고상한 지위에 오를 수 없는 상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이소희의 어머니, 그리고 구씨 가문 둘째 사모님인 유민지와 같은 귀족 가문 출신의 아가씨들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사람이 선택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부모님이야, 이건 치명적인 단점이네!’……오늘 밤 행사는 리셉션과 바자회 두 부분으로 나뉜다.리셉션 현장에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얼굴들이 밝게 빛났다. 마치 연예계 절반의 사람이 와서 성원해 준 것 같았다.구아람은 호텔의 사장님이자 이번 자선 바자회 주최 측 책임자로서 언론 기자의 인터뷰를 피할 수 없었다.카메라와 마이크를 마주한 그녀는 거침없이 대답했다.“구 사장님, 안나 조는 이미 신씨 호텔을 선택했어요. 이 시기에 ‘민트’ 잡지의 바자회를 주관한 것은 신씨 그룹과 경쟁한다는 뜻인가요?” 기자가 물었다.“이런 생각을 하시는 건 이해합니다. 저희가 늘 신씨 그룹과 경쟁하고 있으니까요.”아람은 담담하게 웃었다.“하지만 이번 행사는 ‘민트’ 잡지가 자발적으로 저희를 선택한 것입니다. 모든 것은 우연이었고 의도하지 않았습니다.”“안나 조께서 KS WORLD을 선택했다는 기사가 보도됐는데 왜 결국 신씨 호텔로 바뀌었나요? 혹시 무슨 착오가 생긴 건가요?”“이건 계약과 관련되었고 호텔 내부 영업 비밀이기에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안나 조의 결혼식 현장이 알려지면서 계약을 파기하고 신씨 그룹과 협력했는데요.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까?”아람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눈빛이 차가워졌다.‘이 기자가 수상하네, 누가 끼어놓은 건가?’그러나 이때, 이소희는 샴페인을 마시며 아람이가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장면을 보면서 음산한 웃음을 지었다.그 상스러운 기자는 바로 이소희가 끼어놓은 것이다.세상을 뒤흔드는 역할을 하지 못하더라도 아람을 역겹게 하고 외부로부터 더 많은 비난을 받게 할 수 있
신효린의 발언이 주위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그 안에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있었다.첫째, 모든 잘못은 KS WORLD에 있고 안나 조는 이 사건에서 권익을 침해당한 피해자이다.둘째, 아람은 아직 호텔의 문제를 수습하지 못한 채 민트의 행사를 성급히 맡은 것은 대개 사람들의 눈을 속이려는 것이다. 호텔이 안나 조의 계약 해지 사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여전히 큰 행사를 주관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이다.셋째, 아람은 사장으로서 심각한 직무태만을 범했으며 KS WORLD 호텔은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했고 비밀 유지를 제대로 이루지 못했으며 보안에 허점이 있다.안나 조가 바로 신씨 그룹을 선택한 것은 신씨 호텔은 모든 면에서 KS WORLD보다 우수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기자들도 웅성거리며 줄줄이 가운데 서 있는 아람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아람은 오늘 자신에게 이런 문제가 닥칠 것을 알고 있었다.신효린이 부채질한 것은 여론으로 자신을 공격하고 호텔을 공격하려는 것이다.그녀는 이 모녀의 정교한 화장도 감출 수 없는 소인의 득의양양한 얼굴을 바라보았다.‘하찮은 것들, 참 우습네!’이때, 패션계와 연예계의 거물인 엘스와 안나 조가 함께 입장했다.마침 신효린이 아람을 비아냥거리며 기자들에게 몰리는 장면을 봤다.선글라스를 끼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엘스는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아람을 바라보더니 팔꿈치로 옆에 있는 안나를 툭툭 쳤다.“구아람 씨와의 협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왜?”안나 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왜냐하면 구아람 씨의 오빠는 엄청 출중하고 훌륭한 남자이기 때문이야. 구윤 씨는 제가 살면서 본 가장 잘생긴 남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구윤을 언급하자 선글라스 뒤에 숨에 있는 눈이 반짝거렸다.“제 이상형이거든.”“구아람 씨의 오빠가 이상형인데, 협력을 안 하는 것과 부슨 상관이야?”안나 조는 어안이 벙벙했다.그러자 엘스는 의미심장하게 말하며 목소리까지 부드러워졌다
“첫 번째는 저 헛소리하는 기자를 국내 뉴스계에서 없애버려.”“네!”“두 번째는 신씨 그룹의 여론팀에게 전화를 걸어서 인터넷 여론을 감시하라고 해. 구아람과 KS WORLD에 대한 부정적인 리뷰는 즉시 삭제해.”“네!”한무는 돌아서서 경주가 내린 명령을 수행하러 갔다.경주는 그 자리에 홀로 서서 아람의 의연하고 고집 센 표정을 바라보더니 눈빛이 점점 부드러워졌다.“이 정도쯤이야, 고마워할 필요 없어.”‘앞에서 넌 마음껏 해. 뒤에선 내가 도와줄 테니까.’……아래층에는 여전히 떠들썩거렸다.“구아람 씨. 이번 안나 씨와 협력을 하지 못한 건 참 유감스럽네요.”모두 아람에게 화살을 돌린 것을 본 진주가 나서서 비아냥거리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경영이 처음이고 나이도 어리니 실수를 범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하지만 차츰 좋아질 겁니다. 젊었을 땐 그 누구도 잘못을 저지르잖아요. 중요한 건 잘못을 알고 고칠 수 있다는 겁니다.”“그러네요. 이번엔 제가 소홀해서 나쁜 짓을 도모하는 사람에게 당했네요.”아람의 눈웃음을 지은 표정에서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앞으로 제가 반드시 철저히 대비할 겁니다. 이번에는 학비를 냈다 치죠.”진주는 속으로 경멸했다.“구 사장님의 말씀은…… 모함을 당했다는 건가요?”기자가 놀라서 물었다.“여러분, 바자회가 곧 시작되니 행사장으로 옮겨야 합니다.”아람은 직접 대답하지 않고 당당하게 다른 연회장으로 갔다.심지어 진주와 신효린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그러자 모녀는 적을 제압하는 쾌감과 승리의 기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저년이, 교묘한 수작을 부리면 상황이 뒤 짚일 줄 알아? 참 허황한 생각을 하네!”진주는 음흉한 눈빛으로 아람의 뒷모습을 노려보았고, 말투는 매우 사나웠다.“흥, 방금 봤어? 변명하기도 귀찮아하잖아. 이미 포기한 거네!”신이 난 신효린은 어머니의 팔을 껴안았다.“행사가 끝나면 몇몇 언론사에게 기사를 써라고 할게. 구아람을 잘 홍보해 줘야지, 호텔 관리자로서 얼마나 무능한지 보
하객들은 바자회를 참가하기 위해 잇달아 다른 연화장으로 들어갔다.구아람은 기자들 앞에서 빠져나와 공격을 피하고 복도로 가서 안정을 찾았다.“아가씨!”임수해는 걱정되어 급히 그녀 곁으로 달려갔다.“괜찮으세요?”“까다로운 기자들일 뿐인데, 무슨 일이 있겠어, 괜찮아.”침착한 아람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지금 내 곁에 있지 말고 연회장에 가서 돌봐야지.”“하지만…… 아가씨가 걱정돼요.”급해난 수해는 목소리까지 쉬었다.“저 기자들은 분명 목적을 가지고 온 거예요. 누군가가 아가씨를 괴롭히기 위해 보내온 사람들이에요! 계속 우리의 실수만 따지고 있잖아요, 망신 당하게 하려고!”“그건 당연한 거잖아. 자선 행사를 열었는데 설마 기자들이 와서 덕담을 해주겠어?”아람은 팔짱을 끼고 담담하게 말했다.“그리고 질문들도 문제없어. 확실히 내가 소홀해서 실수한 것이고, 화려하게 입은 짐승들이 그 틈을 타서 날 비꼬는 것도 남을 탓할 수 없지.”‘화려하게 입은 짐승들이라…….’수해의 머릿속에는 순간 진주 모녀가 떠올랐다.“하지만, 네가 한 말을 동의할 수 없어. 기자들은 확실히 누군가가 일부러 보낸 사람들이지만 날 망치려는 것이 아니라 날 도와주러 온 거야.”아람은 벽에 기대고 손끝으로 팔을 가볍게 툭툭 쳤다.“신효린이 득의양양하고 떠들썩거리게 내버려 둬. 내가 젤 잘하는 건 상대가 세상을 다 가진 줄 알았을 때 갑자기 떨어뜨려 여지없이 패배하게 하는 거야. 허허, 재밌어.”수해는 아가씨의 점점 어두워지는 눈빛을 보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독해지면 정말 구윤 사장님과 똑같으시네. 장미는 비록 예쁘지만 가시가 있고 독이 있는 법이지.’연회장에 사장님 비서인 수해의 도움이 필요해 그는 쏜살같이 달려갔다.아람은 행사 때문에 하루 종일 아침만 먹고 온 하루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배고파서 소파에 축 늘어진 그녀는 하이힐을 걷어차고 하얀 발을 드러냈다.불쌍하게 웅크리고 있었고 배가 고파서 위가 쓰려났다.“배…… 배고파.”아람은 힘없이 나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경주는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해 눈썹을 찌푸렸다.“내 말은, 내게서 떨어져라고. 네가 잘해 줄 필요 없어, 털끝만큼도 필요 없거든.”아람은 통증을 참으며 일어섰고 청아한 얼굴은 창백해졌다.“김은주가 널 떠나서 감정을 마구 표출할 상대가 없는 거야? 난 쓰레기통이 아니야, 너도 차선책을 택하지 마. 네가 천박하게 굴 수 있어도 난 그러기 싫거든!”엄청난 억울함과 치욕으로 눈시울을 붉힌 경주는 주먹을 꽉 쥐었다.‘단지 배가 고파서 괴로워하는 것 같아 케이크를 줬을 뿐인데, 어떻게 날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원망스럽게 나의 가슴에 칼을 꼿을 수 있어?’아람은 하이힐을 신고 등을 곧게 피더니 매섭게 앞으로 걸어갔다.케이크를 줍고 있는 경주는 그녀의 냉정한 뒷모습을 보자 숨조차 쉴 수가 없었다.지금의 아람은 그를 향해 꽃처럼 웃지 않는다.실패한 결혼은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트라우마로 되었다.마치 전쟁터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남긴 병사와 같아 조금만 잘해줘도 거부하고 이것저것을 의심한다.경주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가슴의 심한 통증을 참으며 손으로 케이크를 부숴버렸다.‘멀쩡한 사람, 멀쩡한 사랑을 내가 다 망쳤네…….’……연회장.바자회까지 아직 얼마간의 시간이 있다. 엘스와 안나 조는 오늘 밤 패션계와 연예계의 두 거물로서 자연스럽게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기자들도 그녀들을 둘러싸고 인터뷰를 했다.진주는 다른 사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우의를 돈독히 하였고 신효린과 이소희는 각자 꿍꿍이를 꾸미고 있었다.신효린은 안나 조와 함께 사진을 찍고 기자들의 인터뷰를 받고 싶었다. 그녀가 성사시킨 프로젝트이니 이 일을 대대적으로 홍보하여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싶었다.그리고 이소희는 엘스와 사진을 찍고 싶었다. 이렇게 하면 자신의 패션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고 향후 패션계로 진출할 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안나 씨! 오늘 이 목걸이를 하고 행사에 오실 줄은 몰랐네요, 정말
윤정용은 눈썹을 찌푸리며 화가 나서 머리가 아팠다.“누가 이렇게 상세한 증거를 수집했지? 그 증거를 공개하기 위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지?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단해?”“누구겠어요, 송씨 가문 사람이겠죠! 주성택은 송 시장의 라이벌이잖아요. 선거가 다가오니 죽도록 라이벌을 망가뜨리겠죠!”윤진수는 화를 내며 중얼거렸다.“아니, 송씨 가문 아니에요.”윤성우는 단호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로는 송씨 가문은 이런 짓을 할 능력이 없어요. 설사 증거가 있다고 해도 오늘 같은 중요한 연회에서 폭로하지 않았을 거예요.”“그러면 송씨 가문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위에서 책임을 물을 수도 있어요.”순간 윤성우는 깨달은 듯 이를 악물었다.“이런 교묘하고 무자비한 수단이 왜 구아람의 수법과 비슷한 것 같지?”“구아람? 정말 그 계집애야?”윤정용은 깜짝 놀랐다.“형, 증거 있어요?”유성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설마 지난번 구씨 가문에서 윤진수의 일 때문에 아람과 싸운 거로 지금 여자아이에게 누명을 씌우는 거예요? 당당한 그룹 사장이 그것밖에 안 되요?”“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절대 근거가 없는 게 아니야. 지난번 진수의 일 때문에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과의 감정이 틀어졌어. 당시 구아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못 들었어? 그 계집애는 반드시 복수하는 성격이야. 우리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잖아. 봐, 그게 지금이야.”윤성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유성을 훑어보았다.“유성아,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구씨 가문의 사위가 되는 꿈을 꾸고 있지는 않겠지? 왜 그렇게 못났어? 지금 구씨 가문이 우리 머리 위로 기어올랐어.”“사람들을 데리고 주성택을 잡으러 온 사람이 구아람의 둘째 오빠 구진이야. 모든 것이 폭로된 순간 구진이 검찰을 데리고 왔어. 이게 우연이겠어?”유성은 순간 말문이 막혀 화가 나서 주먹을 쥐었다.“구아람이 손을 댄다고 해도 왜 주성택을 건드려?”이 말을 한 순간 윤진수는
“강철처럼 단단한 내 자제력이 네 앞에서 버려진 갑옷처럼 견딜 수 없어.”아람의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따뜻한 숨결이 경주의 귓가에 맴돌며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남자가 너무 멋있어, 오늘 밤, 보답해줄게.”...성주에게 매우 중요했던 세미나가 놀랍고도 황당한 희극으로 끝났다. 주성택의 조잡한 공직 경력이 공개되면서 사회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고 매우 나쁜 영향을 미쳤다. 심지어 대통령도 놀란 나머지 주씨 가문과 주성택과 사적으로 거래한 모든 임원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공직자 모두가 위험에 처하여 모두 주성택을 원망했다.윤씨 가문도 영향을 받았다. 명성이 훼손되고 체면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고위층의 감시까지 받게 되었다. 윤정용이 집으로 도망을 칠 때 SNS를 보았다. 잃어버린 왼쪽 신발이 인터넷에 게시되며 웃음거리가 된 것을 보고 화가 나서 핸드폰을 버리고 리무진의 앞 유리까지 부수었다.겨우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윤정용은 잠이 안 와 모든 사람들을 거실에 불러 회의를 진행했다. 윤진수은 여전히 술에 취해 있었다. 고개를 흔들며 욕설을 퍼부으며 들어오자 윤정용에게 뺨을 맞았다. 유성은 담담하게 소파에 앉아 턱을 괴고 장난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불구경을 했다.“성택 문제는 누군가 귀에서 고의적으로 한 짓 같아. 도대체 누구야, 누가 감히 우리 윤씨 그룹을 건드려?”윤정용이 화를 내며 비싼 테이블을 부수었다. 수십 년 동안 위엄을 떨쳤던 윤정용은 이렇게 초라한 꼴을 당한 적이 없다. 체면도 잃었고 신발까지 잃었다. 윤정용의 성질로 사람을 몇 명 죽이지 않고는 분노를 진정시키기가 어려울 것이다.“아버지, 주성택이 체포되어 우리 윤씨 그룹에도 큰 영향을 미쳤어요.”윤성우는 생각을 하며 침울한 눈빛으로 말했다.“시급한 문제이니 바로 주성택과 모든 관계를 끊어야 해요. 이전에 주성택의 지위를 이용해 윤씨 그룹은 혜택을 얻었다는 증거도 가능한 빨리 없애야 해요. 대통령까지 알고 계셔요. 이러다가
주성택은 검찰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큰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그러자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든 소셜 플랫폼, 뉴스 헤드라인은 동시에 주성택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으로 바뀌었다. 반응이 빠른 기자들은 윤정용을 향해 달려갔다.“윤 회장님, 사위가 체포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한 모든 일을 알고 있어요?”“주 의원님이 재임 동안 당신과 상호 이익을 얻었어요? 지위를 이용해 윤씨 그룹에 몰래 혜택을 준 건가요?”윤정용은 원망스러워 이를 악물며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윤성우가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 하이에나 같은 경찰들이 들이닥치잖아. 심지어 앞장서는 사람이 구씨 가문 둘째 아들 구진이야!’같은 위풍당당한 재벌인데, 구만복의 아들 구진은 당당하게 체포하러 왔고, 체포당한 사람은 자신의 사위 주성택이다. 그러자 윤정용은 체면이 떨어졌다고 느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여기에 있지 말았어야 했어. 혼란 속에서 빠져나가야 했어. 정말 큰 실수야!’“아버지, 빨리 가요.”윤성우가 서둘러 다가오며 윤정용을 부축하고 밖으로 나갔다. 기자들은 끈질기게 따라갔다. 윤정용은 윤성우의 경호 아래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윤정용의 신발이 벗겨지고 말았다.“아, 내 신발!”윤정용은 어색하게 왼발을 들어 올렸다.“아버지, 이럴 때 무슨 신발을 찾아요! 빨리 가요!”윤성우는 이마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급해하며 윤정용을 밖으로 끌어냈다. 그러자 윤정용은 맨발로 비참하게 연회장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봐, 왜 신발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이게 윤정용의 신발이야? 너무 당황하며 도망쳐서 신발까지 잃어버렸어? 하하하!”기자들은 신발 사진을 찍으며 박장대소를 했다....주성택은 검찰에에 의해 연회장 밖으로 끌려 나올 때 겁에 질려서 두 다리가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처럼 질질 끌렸다. 길 건너편에서는 아람과
“앞으로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신 사장님!”주 비서는 경주야말로 자신의 주인인 것처럼 극도로 공손했다. 차 안의 온도는 서서히 높아졌다. 입술이 부딪치며 서로 얽혔다. 경주는 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술을 떠나기를 아쉬워했다. 촉촉한 입술은 입꼬리를 올리며 만족감을 느꼈다.이 만족감이 주 비서에게 주는 대답인지 아람의 열정적인 반응에 대답하는지 모른다. 통화가 끝났을 때 아람의 이마에는 이미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왜 이렇게 인맥이 넓어? 어디든지 끼어들 수 있네. 송 시장님 곁에도 네 사람이 있어?”아람은 경주의 품에서 가볍게 숨을 헐떡였다. 눈빛이 부드럽고 애교가 들어있었다.“관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여우야. 야망이 크고 욕심도 커. 특히 비서관 같은 직책에 있는 사람들은 고위 임원들 곁에 있는 제일 알기 어려운 사람이야. 네가 어떻게 매수했어?”경주는 아람의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매수하는 건 네 남자 내가 돈이 많고 능력이 좋아서 그런 거야.”“칫, 뻔뻔하네.”아람은 손끝으로 경주의 뺨을 찔렀다.“주 비서는 송 시장님을 오랫동안 모셔 왔어. 하지만 내가 알기로 송 시장님은 성질이 사납고 부하들에게 매우 못되게 굴어. 송 시장님 밑에서 일하는 건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해야 해.”“게다가 수년 동안 주 비서는 수많은 일을 처리해 주었어. 분명 좋은 승진 기회가 많았는데, 송 시장님은 일부러 주 비서를 억압했어. 만약에 너라면 이런 여전히 이런 상사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어?”아람은 순간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관직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비즈니스로 전직하고 싶었던 거네. 그리고 네가 혜택을 준다는 것을 약속했지. 예를 들어 일을 도와주면 넌 신씨 그룹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거야? 맞아?”경주의 눈빛에서는 사랑이 가득 담겼고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아람아, 넌 정말 너무 예리하고 똑똑해.”“이 주 비서를 잘 키워 봐. 머리가 좋아. 양
구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저희는 명령을 받고 왔어요. 검찰이 주성택 의원님을 체포하여 조사하도록 허가했어요. 업무를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저희 측에서는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어요. 그저 관계자 외 진입 금지라는 것만 알아요. 절대 들어올 수 없어요!”경호원의 태도는 점점 강력했다. 구진은 비아냥거리며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바라보았다.“당신들 이미 법을 어긴 것을 알고 있어요?”경호원이 든든한 백이 있어 구진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허, 옷차림을 보니 연회장의 정식 경호원은 아닌 것 같네. 우리가 들어가서 사람을 체포하는 게 그렇게 두렵다면, 한가지 가능성만 있어요. 윤씨 그룹 사람이죠?”구진은 차갑게 웃었다. 경호원들은 깜짝 놀라며 당황한다. 그들을 막으러 오기 전에 윤성우는 경호원에게 명령했다. 상대방이 아무리 협박해도 윤씨 그룹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 그저 시간만 끌어 윤씨 가문에게 움직일 시간을 벌어주면 되었다. 만약 주성택이 검찰에 잡혀가면 절대 판을 뒤집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경호원들은 고집을 부리며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아니요, 우린 윤씨 그룹의 사람이 아니에요. 송 시장님께서 현장 질서를 유지하라고 명령을 내렸어요.”“그래요? 송 시장님 사람이에요? 왜 난 한 명도 본 적이 없죠?”발소리와 함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람들은 뒤돌아보았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송 시장 옆에 있는 비서실장이다. 뒤를 따른 사람도 모두 송씨 가문의 사람이다. 윤씨 그룹의 경호원들은 어쩔 줄 몰라 제 자리에서 안절부절못했다.“이 사람들이 정말 겁도 없네. 송 시장님의 코 앞에서 송씨 가문의 사람인 척해? 감히 우리 송 시장님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해?”비서관은 엄숙하게 말했지만 구진에게는 웃으며 공손하게 말했다.“구 검사님, 체포 영장을 더 발부받아야 할 것 같네요. 누구의 명령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모두 체포해서 자세히 심문하면 좋겠네요. 우리 송 사장님의 누명을 벗어야 할 것 같네요.”구진은
연회장은 혼란스러웠다.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경호원들이 배치되었다. 하지만 오늘 행사는 너무나도 성대했다. 수많은 언론 기자들이 초대되었고, 모든 기자들이 주성택을 향해 몰려들어 가운데에 고정시켜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기자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기자들에게 스캔들이란 마치 피 냄새를 맡는 상어와 같다. 게다가 이것은 너무 충격적인 스캔들이다. 윤정용의 사위인 주성택은 현재 선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적으로 사리사욕을 채우고 여색을 좋아하는 쓰레기였다. 이런 헤드라인에 오를 수 있는 기사를 놓치고 싶어 하는 기자는 없다. 사람들은 주성택의 밑바닥까지 파고들고 싶었다.“송 시장님. 본부에 연락해서 사람을 더 보내달라고 할까요? 현장이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요!”비서실장은 서둘러 송 시장에게 지시를 바랐다. 송 시장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에 서서 넓은 무대를 라이벌에게 맡긴 채 미소를 지으며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우린 그냥 조용히 구경이나 하면 돼. 왜 일을 귀찮게 만들어? 하지만 나와 사모님을 잘 지켜. 이따가 더 큰 소동이 벌어지면 우리한테까지 튀게 하지 마.”...상황이 계속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윤씨 가문은 연회장의 앞문과 뒷문에 인력을 추가했다. 이때 검은색 리무진 세 대가 기세등등하게 문 앞에 차를 세웠다. 차 문이 열리자 슈트를 입고 경찰 증명서를 가슴에 찬 검사들이 신속히 내렸다.제일 앞에서 팀을 이끄는 구진의 눈은 반짝였다. 엄숙한 표정은 평소 가족들 앞에서 장난기 가득한 구진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 사람들이 숨이 막혔고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검사가 위풍당당하게 다가오자 문 앞에 서 있던 경호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겁에 질렸다.“잠시 비켜주세요. 저희 업무를 방해하지 마세요.”구진은 차갑고 침착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경호원들은 구진을 막을 용기가 없어 길을 비켜주었다. 홀에 들어서자마자 구진은 왼쪽 귀에 걸고 있던 블루투스 이어폰을 누르고 아람에게 연락했
“세상에,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야. 정말 대단해!”“이렇게 많은 증거를 모아두고 이런 중요한 날을 선택하여 공개하는 건 주성택을 망치려는 거잖아!”“송 시장님인가? 어쨌든 두 사람은 이번 선거에서 라이벌이잖아!”“그럴 수도 있어. 하지만 송씨 가문은 이런 능력이 없을 거야. 배후에 더 힘 있는 사람이 있을 거야!”압도적인 플래시가 무대 위에서 멍해지고 부들부들 떠는 추악한 모습을 카메라에 완전히 담았다. 일부 기자들은 사진 찍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아 무대로 달려가 대포 카메라로 주성태를 가리켰다.“주 의원님, 화면에 나오는 게 사실이에요?”“뇌물을 받으셨어요? 사적인 거래를 했어요?”주성택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 두 다리에 힘이 빠져 뒤로 물러섰다.“저 아니에요. 모두 합성한 거예요. 누가 저를 해치려는 거예요!”“그럼 장부는요?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요?”“조작이에요. 다 조작이에요! 저는 돈을 받지 않았어요.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요!”주성택은 땀을 뻘뻘 흘리며 당황하여 소리를 질렀다.“경호원은? 빨리 와서 질서를 유지해!”현장이 혼란스러워지고 사위가 기자에게 포위당하며 스캔들이 줄줄이 터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윤정용은 화가 나서 안색이 어두워졌다.“빨리 조사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윤정용은 눈시울을 붉히며 숨이 막혔다.“분명 누군가가 우리 사위를 해치고 있어. 분명 우리 윤씨 가문을 겨냥하고 있는 거야! 누가 겁도 없이 이런 짓을 해?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건드려?”“네, 아버지.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윤성우는 현장 상황이 통제 불능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혼란한 틈을 타서 바로 아버지를 모셔가라고 할게요. 주성택은 아버지의 사위예요. 무슨 일이 생기면 아버지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안 돼!”윤정용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이 상황에 우리가 떠나면 스캔들이 사실임을 인정하는 거잖아. 사람들은 우리 윤씨 가문이 감당할 수 없어서 도망친 거라고 생각할 거
중앙 홀의 가장 큰 회의장의 분위기는 너무 엄숙했다. 무대 아래에서는 성주는 물론 전국에서 온 고위 임원과 비즈니스 엘리트 대표들로 가득 찼다. 송 시장이 무대에 올라 교류회에 대해 연설하고 있었다.국회의원, 기업 대표 및 기타 주요 인사들이 앞자리에 앉았고, 윤민지와 같은 가족들은 뒷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윤씨 가문의 외동딸인 윤민주는 명문가 집안 아가씨들 중에서 꽤 명성이 높았다. 그러나 결국 공식 석상은 여전히 남성의 전쟁터이자 또 다른 세상이다. 윤민주는 그저 주성택의 아내일 뿐이다. 윤민주가 말할 자격은 없었다. 눈에 띄기 좋아하는 성격을 가진 윤민주는 자연스럽게 화가 났다.주성택이 오늘 이 자리까지 온 건 모두 윤민주가 한 걸음 한 걸음 도와준 것이다. 윤씨 그룹의 배경이 없고, 윤정용의 보살핌이 없고, 윤민주가 이미지를 만들어주지 않았더라면 눈에 띄지도 않는 주씨 가문 주성택은 순조롭게 높은 자리로 갈 수 없었을 것이다. 윤민주는 생각할수록 득의양양했다. 여러 내연녀 때문에 더러워졌던 기분도 좋아졌다. ‘언젠간 송 시장의 부인처럼 제일 앞에 앉을 거야!’이런 생각을 하자 윤민주는 거만하고 우쭐하게 앉아 콧구멍으로 사람들을 바라볼 기세였다. 주변 사람들이 윤민주를 보자 속삭였다.“저 위압적인 모습 좀 봐, 모르는 사람들은 저 여자 머리에 눈이 있다고 생각할 거야!”“맞아, 선거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남편이 꼭 선거될 것처럼 행동하잖아. 무슨 자신감이야?”“윤민주는 자기가 아직도 윤씨 가문 아가씨인 줄 알아. 결혼한 여자는 가문에서 버려진 것과 같다는 거 몰라? 이 바닥에서 진작에 소문이 났어. 주 의원 선거를 도와주려고 쥐처럼 윤씨 가문에서 돈을 훔쳐 주씨 가문에 주었어. 윤씨 가문에서는 이미 윤민주를 싫어해. 하지만 윤민주는 자신만만해하네!”“나는 주 의원이 별로야. 딱 봐도 부패할 것 같아. 저 부부가 권력을 잡으면 성주 사람들은 큰 곤경에 처할 거야!”날카로운 유언비어들이 윤민주의 귀에 들어왔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이런 말들은 아람이 경주의 입에서 듣고 싶어도 꿈속에서만 들을 수 있었다. 이제 경주가 밤낮으로 붙어 다니고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귀에 대고 중얼거려 점점 지치기도 하고 짜증이 났다.하지만 경주가 매번 다가오고 만지고 키스를 할 때, 마음속에서 불꽃놀이처럼 빛나고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 그저 경주의 괴롭힘을 당하며 유혹에 넘어간다. 그래서 사랑하든 아니든 아람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그저 아람의 반응을 보면 된다. 얼굴이 붉어지는지, 가슴이 설레는지, 몸이 이성을 잃고 행동하는지만 보면 된다.아람은 경주의 키스에 엉망이 된 숨을 가라앉히고 삐죽이면서 경주의 넥타이를 잡는다.“신경주, 너 예전에 꽤 괜찮았잖아. 지금 왜 이렇게 사랑에 굶은.”이런 비유가 좋은 것 같지 않아 아람은 급히 입을 다물었다. ‘정말 사람에 굶은 사람이라도 말로 하는 건 아닌 것 같네. 체면은 지켜주자.’예기치 않게 경주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진다. 눈빛 아래는 짙은 사랑의 욕망이 숨겨져 있었다. 경주는 아람의 뒷목을 문지르며 이마를 대었다.“아람아, 난 네 노예야.”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름다운 얼굴이 붉어지며 손가락으로 경주의 튼튼한 가슴을 찔렀다.“그만해. 널 욕하면 나까지 욕하는 거 같잖아.”경주는 마른침을 삼키며 아람의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오늘 벤을 타서 자리가 넓어. 충분히 커. 우리가 놀기에 충분해.”“우린 복수하러 온 거지, 야한 짓을 하러 온 건 아니야!”아람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 경주의 이마를 힘껏 때리며 급히 화제를 돌렸다.“참, 오늘 왜 이씨 가문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이유희가 이제 사장님인데, 이런 장소에 끼지도 않아? 윤씨 가문이 잘난 척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있어?”“이씨 가문은 이소희가 남긴 구멍을 메우고 있어. 계속 여론의 끝에 있어서 지금 나오면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어.”“허, 자각이 대단하네.”경주는 머리를 기울이고 가까이 다가가 코끝으로 아람의 뺨을 문지르며 간지럽혔다.“유희가 말했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