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엄마, 내가 이씨 그룹과 혼인을 맺어도 엄마를 도와줄 수 있잖아!”신효린은 진주의 과격한 반응에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다.진주는 진홍색 립스틱을 바른 입술을 오므리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이소희와 신경주의 관계는 어디까지 갔어?”“뭐가 있겠어, 소희의 얘기를 들어보니 신경주가 아직도 구아람에게 미련이 있는 것 같아, 아예 기회가 없어.”신효린은 입을 삐죽거리며 답답해났다.“허, 그럼 다행이네.”“엄마, 그게 무슨 뜻이야?”“넌 정말 바보 아니야? 이건 신경주와 이유희의 사이를 이간질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잖아!”진주는 안타까운 마음에 신효린의 이미에 딱밤을 때렸다.“이유희는 외아들이야, 비록 지금 이씨 그룹은 이씨 어르신이 유지하고 있지만 이유희의 손에 아버지가 물려준 막대한 주식이 있기에 앞으로 이씨 그룹은 그의 것으로 될 거야. 만약 이소희를 이용해 이유희와 신경주를 이간시킨다면, 어린 소녀가 시집가는 것보다 더 의미가 있잖아, 난 신경주를 잘 알아,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줘도 소용이 없어. 그래서 이소희가 시집가든 안 가든 두 사람 사이를 가로지르는 날카로운 가시로 될 거고, 그들 사이도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될 거야!”문득 깨달은 신효린은 진주를 숭배하는 듯 올려다보았다.이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들어오세요!”진주는 음흉한 눈빛을 거두고 여유를 부렸다.문이 천천히 열리더니 곰돌이 인형을 안고 있는 신효정이 밖에서 쭈뼛쭈뼛 문을 비집고 들어왔다.동생을 보자마자 신효린은 슬리퍼가 생각나, 신효정의 손에 있는 재수 없는 인형을 찢어버리고 싶었다.“효정아, 여긴 왜 왔어?”진주가 덤덤하게 물었다.“엄, 엄마…….”신효정은 고개를 숙인 채 품에 있는 곰돌이 인형을 꼭 껴안고 나지막하게 말했다.“저, 저도 회식에 참석하면 안 될까요?”이 말을 들은 진주와 신효린은 어안이 벙벙했다. 존재감이 없는 그녀가 먼저 요구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참, 우리 동생, 순정한 소녀의 이미지가 곧 무너질 것
안나 조가 처음으로 성주를 방문하자 언론의 큰 관심을 끌었고, 게다가 신씨 그룹의 홍보로 지난 3일 동안의 실시간 검색어에는 온통 톱스타와 그녀가 머무는 호텔에 관한 소식들이었다.그동안 신씨 그룹의 부정적인 이슈는 끊임없이 국민의 인식을 바꾸었다.부정적인 소식으로 핫해지는 것도 좋지만 신씨 호텔의 상황이 특별하여 부정적인 평가를 견딜 수 없었다.신씨 호텔은 수십 년 동안 명성을 누려 왔으며 성주는 물론 전국 최고의 호텔 브랜드로서 이곳에 묵었던 귀빈들은 모두 각국의 정치 외교, 경제, 문화, 스포츠 분야의 저명한 사람들이다. 전임 D 국 대통령도 성주에 올 때마다 늘 신씨 호텔에 머물렀다.그러나 지난 반년 동안 여러 사건들로 인해 신씨 호텔의 평판은 곤두박질쳤고, 현재 네티즌들이 신씨 그룹 하면 신경주가 바람맞은 것과 김은주의 알몸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이미지라는 것을 잘 만들려면 나날이 쌓여야 했고, 무너지는 건 정말 순식간이다.그래서 이번에 신경주는 엄청난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하여 안나 조를 데려오는 것도 신씨 호텔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서였다.이번에 그는 구아람보다 휠씬 더 이기고 싶었다.저녁 6시 정각.호텔 문밖에는 이미 안나 조를 보기 위해 언론사 기자와 팬들로 가득 찼다.고급스러운 질감의 레드 카펫이 깔려 엄청 화려하게 장식되었다.“와, 저는 안나 조의 S급 팬이에요! 그녀의 ‘죽음의 행진곡’ 7편을 모두 봤어요! 어느덧 10년이 흘렀고 드디어 여신 님의 실물을 볼 수 있겠네요!”“성주를 놓고 보면 호텔은 그래도 신씨 호텔이지! KS WORLD의 평판, 인프라 등 조건들은 신씨 그룹보다 훨씬 뒤떨어졌어!”“하지만 최근 신씨 그룹의 행위들은 참 이상했어…….”“그래도 호텔업계에서 앞서는 데 지장을 주지 않았어! 안나 조가 여기에 묵는 것이 바로 신씨 그룹의 실력을 인정해 주는 것과 마찬가지야!”경호원은 럭셔리 링컨의 차 문을 열었다.오늘 밤 주인공인 안나 조는 팬들의 환호 속에서 내렸다.안나는 D 국, 프랑스, 이탈리아
“저는 신씨 그룹 회장 신광구의 부인 진주입니다.” 진주는 턱을 약간 쳐들고 자신을 소개하며 오만함을 드러냈다. “신 사장님, 전 저분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번역해 줄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전 저 사람의 신분에 관심이 전혀 없으니까요.” 안나는 진주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영어로만 신경주와 대화를 이어갔다. 진주는 허접한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안나의 말을 3분의 1 정도밖에 알아듣지 못했다. 그리고 진주가 영어로 자신을 다시 소개하려고 할 때, 경주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도 굳이 중요치 않은 사람을 당신에게 소개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진주는 흠칫 놀랐다. 순간, 주위에서는 비웃는 웃음소리가 이따금 울려 퍼졌다. 그리고 사람들이 진주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소리는 그녀의 귀에 유난히 똑똑히 들려왔다! “와, 안나가 감히 신 회장의 부인을 이렇게 정면으로 깍아내리다니, 정말 대단한걸!” “쳇, 정말 웃겨. 안나 조는 M국 사람이야, 그녀는 국내 시장을 전혀 신경도 쓰지 않을 거라고. 그러니 어찌 신 회장 부인 따위를 신경이나 쓰겠어!” “그러니까, 부잣집 사모님 진주도 안나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야!” 이따금 비아냥 거리는 소리에 진주는 얼굴이 붉어졌고 눈가의 주름은 순간 더욱 깊어진 것 같았다. 그러나 체면을 매우 중요시하는 진주는 이런 치욕을 참을 수 없었기에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안나 씨, 전에 우리 호텔과 KS WORLD호텔이 줄곧 라이벌 관계였다는 것은 잘 알고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오늘 밤, 안나 씨께서 저희의 연회에 참석해 주신 것은 바로 우리 신씨 호텔에 대한 인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신씨 그룹의 여주인으로서 전 아주 영광스러울 따름입니다.” 경주의 표정이 싸해졌다. ‘신씨 그룹의 여주인? 잘도 가져다 붙이네.’ 순간 연회장의 분위는 갑자기 어색해졌다. 한무는 얼른 방금 진주가 한 말을 안나에게 통역해 주었다. “아니,
이소희의 바로 뒤가 연회장의 대문이었다. 그래서 이소희는 신경주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줄 알았다! “오빠!” 이소희는 감격에 겨워 두 뺨이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경주를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순간, 이소희는 갑자기 어디선가 풍겨오는 아주 매혹적인 장미 향기를 맡았다.또각또각- 날카로운 하이힐 소리는 순간 이소희의 곁을 스쳐 지났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조여왔는데 이 강한 카리스마와 존재감은 이소희를 숨도 제대로 쉴 수 없게 짓눌러버렸다!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경주는 더욱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 얼어버렸다. 그리고 멍한 눈동자는 구아람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다. 아람의 그림 같은 눈썹과 보조개, 그리고 붉은 입술에 경주의 마음은 제멋대로 두근거렸다. 아람은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아주 절제되어 보였다. 그리고 아람의 아름답고 카리스마 넘치는 얼굴은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그녀를 아주 돋보이게 했다.예상치 못한 아람의 출현에 여러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진주와 신효린은 이 불청객의 등장에 가슴이 철렁했다. 이때 갑자기 누군가 참지 못하고 낮은 소리로 외쳤다. “나 저 사람 누군지 알겠어! 얼마 전 몇몇 유명 잡지사와 웹사이트에서 저 사람 인터뷰한 적 있는데 바로 KS그룹의 회장 구만복의 딸이라고 했어! 지금은 KS WORLD호텔의 총지배인이고!” “맞아, 맞아! 생각났어! 이름이 뭐였지? 구, 구아람!” “저 여인이 지금껏 신 사장과 라이벌 관계였던 거야? 너무 아름다운데? 하지만 딱 봐도 쉬운 여자는 아니야.” “내가 관상 좀 볼 줄 아는데, 저 여인은 딱 봐도 여장부의 관상인 것이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야!” “네가 말한 그런 현학들은 잘 모르겠는데 난 단지 저 여인이랑 신경주 시장이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원수 사이 말고 그냥 연인이었으면 좋겠는걸?” 그런 쓸데없는 말들을 듣고 있던 경주는 마음속으로 약간 짜증이 솟구쳐오르고 있었다.그러나 마지막 한마디를 듣자 점점 더 조여오던
[너희 전부 미쳤어?! 구아람씨는 해문의 갑부 구만복의 딸이자 신경주 사장님께서 아주 신경 쓰시는 분이야! 너희들이 감히 그분을 함부로 건드렸다간 신경주 사장께서 너희들을 모조리 해고시켜 버릴 거야!] [지금 주변 상황 살피고 문제 있으면 즉시 보고하도록 해!] “오! 세상에!” 안나 조가 갑자기 입을 가리고 외치며 눈빛을 반짝였다. “구아람 사장님, 지금 하고 계신 그 브로치는 알렉스의 작품 ‘신들의 황혼’이 아닙니까?!” “네, 안나 씨. 이 브로치는 바로 ‘신들의 황혼’입니다.” 아람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사람들은 모두 아람의 미모에 심취되어 그녀 가슴에 달린 노란 다이아몬드로 만든 브로치는 알아차리 못했는데 이건 세계 주얼리 디자인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작품 ‘신들의 황혼’이라는 브로치었다. “알렉스가 디자인한 주얼리라고?! 미쳤어! 가서 만져보고 싶어!” “전에 뉴스 안 봤어? 저 브로치는 몇 백억 할걸! 위에 박힌 10 캐럿의 노란 다이아만 해도 10억 정도 하고. 그러니 수많은 주얼리 수집가들이 손에 넣고 싶어 하는 그건 물건이지!” “역시 해문 갑부의 딸답네!” “진주의 목에 있는 주얼리도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알렉스가 디자인한 주얼리와 비기면 역시 좀 별로네!” 진주는 화가 났고 답답한 듯 끙끙 기침을 해댔다. ‘별로라고?!” ‘이 에메랄드 주얼리는 신광구가 경매에서 낙찰받은 내 모든 주얼리 중에서 가장 화려한 것인데 감히 별로라고?!’ 진주는 만약 김씨 가문 때문이 아니었다면 오늘 이런 모욕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김은주와 그의 모든 조상들을 한바탕 욕했다! “구아람 사장님, 전 2년 전 전시관에서 이‘신들의 황혼’이라는 작품을 본 뒤 잊히지 않아 줄곧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당신의 손에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요!” 안나는 한숨을 쉬며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 이소희는 화가 치밀어올라 구아람을 노려보았는데 당장이라도 그 날카로운 눈빛에 아람이 뚫려버릴 듯했다! 이소희
안나는 너무 놀랍고 흥분되어 이미 말을 잇지 못했다! 안나는 알렉스가 디자인한 주얼리를 구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거의 전부 수소문했지만 결국 지금까지 손에 넣지 못했다.그런데 지금 구아람이 이 브로치를 안나에게 선물로 주었으니 지금 안나의 기분은 감히 누구도 상상할 수도 없었다! “아니, 아닙니다. 구아람 사장님, 마음은 감사하지만 이 선물은 너무 귀중해서 받을 수 없습니다.” 안나는 마음속으로는 분명 매우 좋았지만 자신의 체면을 생각하여 조심스레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 브로치는 오래전에 제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그 삶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앞으로도 다시 그 감정에 휩싸일 일은 없을 거고요.” 아람은 가볍게 웃었는데 눈빛은 비할 데 없이 확고했다. “그러니 이 선물은 안나 씨의 아름다운 미래를 기원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브로치가 한때 저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으니 앞으로는 이 물건을 안나 씨의 곁에 두고 당신의 모든 일이 순조롭길 바라는 제 마음입니다.” 신경주는 순간 가슴이 총에 맞은 것처럼 쓰라리고 저려왔다. 그리고 방금 살짝 흐뭇하던 기분도 아람에 의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오! 그, 그럼 이왕 이렇게 된 거 구아람 사장님의 선물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마음에 들어요!” 안나는 아람에게서 건네받은 이 브로치를 손에 들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세상에, 저 사람 아까 그 도도하던 스타 맞아? 완전 변했네!’ “뭔데?!” 화가 난 신효린은 진주에게 하소연했다. “엄마, 안나는 우리 신씨 가문이 거금을 들여 불러온 사람인데 왜 구아람 같은 천한게 여기 와서 까불게 놔두는데? 그깟 브로치, 우리 신씨 가문도 선물할 수 있잖아요!” “얼른 여기서 저 천한 계집애를 쫓아낼 방법 좀 생각해 봐요!” “방법을 생각해? 내가 왜?”진주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구아람 저 계집애는 분위기를 깨러 온 거야. 아까 경주 그 자식이 안나를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구아람은 안나 조와 마치 여러 해 동안 알고 지낸 오랜 친구처럼 연회장을 떠났다. 그리고 장내는 숨이 막힐 정도로 어색하고 조용해졌다. 신경주는 아람의 가냘픈 뒷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볼 뿐이었고 순간 가슴속에서 분노가 미칠 듯이 솟아올랐다. 지난번에 아람은 경주의 프로젝트를 뺏더니 이번에는 사람을 뺏앗았다. ‘구아람, 네가 어딜 봐서 부잣집 딸이야, 그냥 날강도잖아!’ ‘그래, 좋아. 아주 좋아!’ 경주는 무의식적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는데 마음속이 텅 빈 것 같은 허전함을 느꼈다. 그리고 마치 아람 따라 경주의 정신도 함께 사라진 것 같았다. ……신씨 호텔의 대문 밖에는 여전히 많은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이치대로라면 안나는 오늘 밤 연회가 끝나면 바로 신씨 호텔의 스위트룸에 입주하여 휴식을 취해야 했기에 이곳의 기자들도 진작에 돌아갔어야 했다.그러나 지금 이곳의 기자들은 연회가 시작되기 전보다 결코 적지 않았다. 아마 분명 누가 정보를 흘린 것이 틀림없었다. 이 기자들은 모두 큰 이슈가 있을 것이라는 임수해의 말을 듣고 다시 이곳에 모인 것이었다! 이때, 기다리다 지친 일부 기자들이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이 추운 날씨에 여기서 뭘 기다리라는 거지? 무슨 큰 이슈가 있다고.” “아마 KS 그룹이 단념하지 못하고 끝까지 발악이라도 하고 싶은 거겠지.” “단념하지 않으면 어쩔 건데? 여기는 어디까지나 성주지, 해문이 아니잖아? 아무리 강한 용이라도 현지의 뱀을 이길 수 없다는 말도 있잖아.” “게다가 구아람 같은 여자가 어떻게 그 엄청난 신경주 사장을 능가할 수 있겠어?” “쯧, 그러니까! 신경주 사장은 비록 연애 쪽으로는 멍청하지만 사업적으로 대단한 건 알아줘야 해. KS 그룹은 단지 순간 반짝거리는 신생 그룹에 불과하니 분명 신경주 사장의 상대가 안 될 거야.” 갑자기 귀를 찌르는 듯한 차 소리가 들려왔고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기자들은 불빛이 비쳐오는 방향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는데, 크리스털
신씨 그룹의 연회는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그러나 안나 조가 구아람에게 끌려간 후로 사람들의 흥은 다소 깨진 듯했다. 원래 이소희가 화려하게 차려입은 이유는 세계적인 스타 앞에서 자신의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안나가 가버린 지금, 이소희의 모든 준비도 모두 헛수고가 되었다. ‘이게 모두 구아람 그 여자 때문이야!’ 연회장 밖에서, 신경주는 창문 앞에 우뚝 서있었는데 마치 온몸에서 한기를 내뿜고 있는 것 같았다. 경주는 크리스털의 여신 롤스로이스가 떠나는 방향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조용히 주먹을 쥐었다. “사장님,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이번에 구아람 씨에게 속은 것 같습니다.” 한무는 전전긍긍하며 말했다. “지금 실시간 검색어의 키워드도 전부 KS 그룹과 관련된 것이고 저희는 이미 실시간 검색어에서 사라졌습니다. 게다가 오늘 밤 구아람 씨가 안나 씨를 데려간 것은 이 바닥에 완전히 소문나 버려 신광구 회장님께서도 알게 되셨습니다.” “그리고 외부에서는 우리 신씨 호텔의 전반적인 수준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무는 말을 이어가며 땀을 비 오듯 흘렸다. 하지만 아람이 안나를 데려갈 때부터 이건 이미 당연한 결과였다. 그 어떤 일이든 자신이 맡은 이상, 상대방에게 절대 숨 돌릴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이 아람의 일처리 방식이었다. 경주는 무표정으로 롤스로이스가 사라져 가는 것을 그윽하게 바라보더니 목이 잠긴 채 물었다. “전에는 작은 사모님이라고 정성스럽게 부르지 않았어? 왜 갑자기 바뀐 거야?” 한무는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우물쭈물 말했다. “사장님을 괴롭히지 않으면 작은 사모님이지만, 만약 사장님께 해가 된다면 구아람 씨입니다.” “하나의 호칭일 뿐이니,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거라.” 경주는 숨을 돌리고 말했다. “게다가 난 화가 나지도 않았어. 구아람은 항상 이런 식이었잖아.” 한무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항상 아람과 투닥거리던 경주가 아람이 그렇게 큰 소란을 피웠는데도 이렇게까지 담담하니 말이
주성택은 검찰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큰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그러자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든 소셜 플랫폼, 뉴스 헤드라인은 동시에 주성택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으로 바뀌었다. 반응이 빠른 기자들은 윤정용을 향해 달려갔다.“윤 회장님, 사위가 체포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한 모든 일을 알고 있어요?”“주 의원님이 재임 동안 당신과 상호 이익을 얻었어요? 지위를 이용해 윤씨 그룹에 몰래 혜택을 준 건가요?”윤정용은 원망스러워 이를 악물며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윤성우가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 하이에나 같은 경찰들이 들이닥치잖아. 심지어 앞장서는 사람이 구씨 가문 둘째 아들 구진이야!’같은 위풍당당한 재벌인데, 구만복의 아들 구진은 당당하게 체포하러 왔고, 체포당한 사람은 자신의 사위 주성택이다. 그러자 윤정용은 체면이 떨어졌다고 느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여기에 있지 말았어야 했어. 혼란 속에서 빠져나가야 했어. 정말 큰 실수야!’“아버지, 빨리 가요.”윤성우가 서둘러 다가오며 윤정용을 부축하고 밖으로 나갔다. 기자들은 끈질기게 따라갔다. 윤정용은 윤성우의 경호 아래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윤정용의 신발이 벗겨지고 말았다.“아, 내 신발!”윤정용은 어색하게 왼발을 들어 올렸다.“아버지, 이럴 때 무슨 신발을 찾아요! 빨리 가요!”윤성우는 이마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급해하며 윤정용을 밖으로 끌어냈다. 그러자 윤정용은 맨발로 비참하게 연회장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봐, 왜 신발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이게 윤정용의 신발이야? 너무 당황하며 도망쳐서 신발까지 잃어버렸어? 하하하!”기자들은 신발 사진을 찍으며 박장대소를 했다....주성택은 검찰에에 의해 연회장 밖으로 끌려 나올 때 겁에 질려서 두 다리가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처럼 질질 끌렸다. 길 건너편에서는 아람과
“앞으로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신 사장님!”주 비서는 경주야말로 자신의 주인인 것처럼 극도로 공손했다. 차 안의 온도는 서서히 높아졌다. 입술이 부딪치며 서로 얽혔다. 경주는 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술을 떠나기를 아쉬워했다. 촉촉한 입술은 입꼬리를 올리며 만족감을 느꼈다.이 만족감이 주 비서에게 주는 대답인지 아람의 열정적인 반응에 대답하는지 모른다. 통화가 끝났을 때 아람의 이마에는 이미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왜 이렇게 인맥이 넓어? 어디든지 끼어들 수 있네. 송 시장님 곁에도 네 사람이 있어?”아람은 경주의 품에서 가볍게 숨을 헐떡였다. 눈빛이 부드럽고 애교가 들어있었다.“관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여우야. 야망이 크고 욕심도 커. 특히 비서관 같은 직책에 있는 사람들은 고위 임원들 곁에 있는 제일 알기 어려운 사람이야. 네가 어떻게 매수했어?”경주는 아람의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매수하는 건 네 남자 내가 돈이 많고 능력이 좋아서 그런 거야.”“칫, 뻔뻔하네.”아람은 손끝으로 경주의 뺨을 찔렀다.“주 비서는 송 시장님을 오랫동안 모셔 왔어. 하지만 내가 알기로 송 시장님은 성질이 사납고 부하들에게 매우 못되게 굴어. 송 시장님 밑에서 일하는 건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해야 해.”“게다가 수년 동안 주 비서는 수많은 일을 처리해 주었어. 분명 좋은 승진 기회가 많았는데, 송 시장님은 일부러 주 비서를 억압했어. 만약에 너라면 이런 여전히 이런 상사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어?”아람은 순간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관직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비즈니스로 전직하고 싶었던 거네. 그리고 네가 혜택을 준다는 것을 약속했지. 예를 들어 일을 도와주면 넌 신씨 그룹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거야? 맞아?”경주의 눈빛에서는 사랑이 가득 담겼고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아람아, 넌 정말 너무 예리하고 똑똑해.”“이 주 비서를 잘 키워 봐. 머리가 좋아. 양
구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저희는 명령을 받고 왔어요. 검찰이 주성택 의원님을 체포하여 조사하도록 허가했어요. 업무를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저희 측에서는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어요. 그저 관계자 외 진입 금지라는 것만 알아요. 절대 들어올 수 없어요!”경호원의 태도는 점점 강력했다. 구진은 비아냥거리며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바라보았다.“당신들 이미 법을 어긴 것을 알고 있어요?”경호원이 든든한 백이 있어 구진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허, 옷차림을 보니 연회장의 정식 경호원은 아닌 것 같네. 우리가 들어가서 사람을 체포하는 게 그렇게 두렵다면, 한가지 가능성만 있어요. 윤씨 그룹 사람이죠?”구진은 차갑게 웃었다. 경호원들은 깜짝 놀라며 당황한다. 그들을 막으러 오기 전에 윤성우는 경호원에게 명령했다. 상대방이 아무리 협박해도 윤씨 그룹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 그저 시간만 끌어 윤씨 가문에게 움직일 시간을 벌어주면 되었다. 만약 주성택이 검찰에 잡혀가면 절대 판을 뒤집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경호원들은 고집을 부리며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아니요, 우린 윤씨 그룹의 사람이 아니에요. 송 시장님께서 현장 질서를 유지하라고 명령을 내렸어요.”“그래요? 송 시장님 사람이에요? 왜 난 한 명도 본 적이 없죠?”발소리와 함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람들은 뒤돌아보았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송 시장 옆에 있는 비서실장이다. 뒤를 따른 사람도 모두 송씨 가문의 사람이다. 윤씨 그룹의 경호원들은 어쩔 줄 몰라 제 자리에서 안절부절못했다.“이 사람들이 정말 겁도 없네. 송 시장님의 코 앞에서 송씨 가문의 사람인 척해? 감히 우리 송 시장님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해?”비서관은 엄숙하게 말했지만 구진에게는 웃으며 공손하게 말했다.“구 검사님, 체포 영장을 더 발부받아야 할 것 같네요. 누구의 명령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모두 체포해서 자세히 심문하면 좋겠네요. 우리 송 사장님의 누명을 벗어야 할 것 같네요.”구진은
연회장은 혼란스러웠다.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경호원들이 배치되었다. 하지만 오늘 행사는 너무나도 성대했다. 수많은 언론 기자들이 초대되었고, 모든 기자들이 주성택을 향해 몰려들어 가운데에 고정시켜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기자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기자들에게 스캔들이란 마치 피 냄새를 맡는 상어와 같다. 게다가 이것은 너무 충격적인 스캔들이다. 윤정용의 사위인 주성택은 현재 선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적으로 사리사욕을 채우고 여색을 좋아하는 쓰레기였다. 이런 헤드라인에 오를 수 있는 기사를 놓치고 싶어 하는 기자는 없다. 사람들은 주성택의 밑바닥까지 파고들고 싶었다.“송 시장님. 본부에 연락해서 사람을 더 보내달라고 할까요? 현장이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요!”비서실장은 서둘러 송 시장에게 지시를 바랐다. 송 시장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에 서서 넓은 무대를 라이벌에게 맡긴 채 미소를 지으며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우린 그냥 조용히 구경이나 하면 돼. 왜 일을 귀찮게 만들어? 하지만 나와 사모님을 잘 지켜. 이따가 더 큰 소동이 벌어지면 우리한테까지 튀게 하지 마.”...상황이 계속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윤씨 가문은 연회장의 앞문과 뒷문에 인력을 추가했다. 이때 검은색 리무진 세 대가 기세등등하게 문 앞에 차를 세웠다. 차 문이 열리자 슈트를 입고 경찰 증명서를 가슴에 찬 검사들이 신속히 내렸다.제일 앞에서 팀을 이끄는 구진의 눈은 반짝였다. 엄숙한 표정은 평소 가족들 앞에서 장난기 가득한 구진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 사람들이 숨이 막혔고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검사가 위풍당당하게 다가오자 문 앞에 서 있던 경호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겁에 질렸다.“잠시 비켜주세요. 저희 업무를 방해하지 마세요.”구진은 차갑고 침착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경호원들은 구진을 막을 용기가 없어 길을 비켜주었다. 홀에 들어서자마자 구진은 왼쪽 귀에 걸고 있던 블루투스 이어폰을 누르고 아람에게 연락했
“세상에,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야. 정말 대단해!”“이렇게 많은 증거를 모아두고 이런 중요한 날을 선택하여 공개하는 건 주성택을 망치려는 거잖아!”“송 시장님인가? 어쨌든 두 사람은 이번 선거에서 라이벌이잖아!”“그럴 수도 있어. 하지만 송씨 가문은 이런 능력이 없을 거야. 배후에 더 힘 있는 사람이 있을 거야!”압도적인 플래시가 무대 위에서 멍해지고 부들부들 떠는 추악한 모습을 카메라에 완전히 담았다. 일부 기자들은 사진 찍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아 무대로 달려가 대포 카메라로 주성태를 가리켰다.“주 의원님, 화면에 나오는 게 사실이에요?”“뇌물을 받으셨어요? 사적인 거래를 했어요?”주성택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 두 다리에 힘이 빠져 뒤로 물러섰다.“저 아니에요. 모두 합성한 거예요. 누가 저를 해치려는 거예요!”“그럼 장부는요?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요?”“조작이에요. 다 조작이에요! 저는 돈을 받지 않았어요.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요!”주성택은 땀을 뻘뻘 흘리며 당황하여 소리를 질렀다.“경호원은? 빨리 와서 질서를 유지해!”현장이 혼란스러워지고 사위가 기자에게 포위당하며 스캔들이 줄줄이 터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윤정용은 화가 나서 안색이 어두워졌다.“빨리 조사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윤정용은 눈시울을 붉히며 숨이 막혔다.“분명 누군가가 우리 사위를 해치고 있어. 분명 우리 윤씨 가문을 겨냥하고 있는 거야! 누가 겁도 없이 이런 짓을 해?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건드려?”“네, 아버지.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윤성우는 현장 상황이 통제 불능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혼란한 틈을 타서 바로 아버지를 모셔가라고 할게요. 주성택은 아버지의 사위예요. 무슨 일이 생기면 아버지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안 돼!”윤정용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이 상황에 우리가 떠나면 스캔들이 사실임을 인정하는 거잖아. 사람들은 우리 윤씨 가문이 감당할 수 없어서 도망친 거라고 생각할 거
중앙 홀의 가장 큰 회의장의 분위기는 너무 엄숙했다. 무대 아래에서는 성주는 물론 전국에서 온 고위 임원과 비즈니스 엘리트 대표들로 가득 찼다. 송 시장이 무대에 올라 교류회에 대해 연설하고 있었다.국회의원, 기업 대표 및 기타 주요 인사들이 앞자리에 앉았고, 윤민지와 같은 가족들은 뒷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윤씨 가문의 외동딸인 윤민주는 명문가 집안 아가씨들 중에서 꽤 명성이 높았다. 그러나 결국 공식 석상은 여전히 남성의 전쟁터이자 또 다른 세상이다. 윤민주는 그저 주성택의 아내일 뿐이다. 윤민주가 말할 자격은 없었다. 눈에 띄기 좋아하는 성격을 가진 윤민주는 자연스럽게 화가 났다.주성택이 오늘 이 자리까지 온 건 모두 윤민주가 한 걸음 한 걸음 도와준 것이다. 윤씨 그룹의 배경이 없고, 윤정용의 보살핌이 없고, 윤민주가 이미지를 만들어주지 않았더라면 눈에 띄지도 않는 주씨 가문 주성택은 순조롭게 높은 자리로 갈 수 없었을 것이다. 윤민주는 생각할수록 득의양양했다. 여러 내연녀 때문에 더러워졌던 기분도 좋아졌다. ‘언젠간 송 시장의 부인처럼 제일 앞에 앉을 거야!’이런 생각을 하자 윤민주는 거만하고 우쭐하게 앉아 콧구멍으로 사람들을 바라볼 기세였다. 주변 사람들이 윤민주를 보자 속삭였다.“저 위압적인 모습 좀 봐, 모르는 사람들은 저 여자 머리에 눈이 있다고 생각할 거야!”“맞아, 선거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남편이 꼭 선거될 것처럼 행동하잖아. 무슨 자신감이야?”“윤민주는 자기가 아직도 윤씨 가문 아가씨인 줄 알아. 결혼한 여자는 가문에서 버려진 것과 같다는 거 몰라? 이 바닥에서 진작에 소문이 났어. 주 의원 선거를 도와주려고 쥐처럼 윤씨 가문에서 돈을 훔쳐 주씨 가문에 주었어. 윤씨 가문에서는 이미 윤민주를 싫어해. 하지만 윤민주는 자신만만해하네!”“나는 주 의원이 별로야. 딱 봐도 부패할 것 같아. 저 부부가 권력을 잡으면 성주 사람들은 큰 곤경에 처할 거야!”날카로운 유언비어들이 윤민주의 귀에 들어왔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이런 말들은 아람이 경주의 입에서 듣고 싶어도 꿈속에서만 들을 수 있었다. 이제 경주가 밤낮으로 붙어 다니고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귀에 대고 중얼거려 점점 지치기도 하고 짜증이 났다.하지만 경주가 매번 다가오고 만지고 키스를 할 때, 마음속에서 불꽃놀이처럼 빛나고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 그저 경주의 괴롭힘을 당하며 유혹에 넘어간다. 그래서 사랑하든 아니든 아람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그저 아람의 반응을 보면 된다. 얼굴이 붉어지는지, 가슴이 설레는지, 몸이 이성을 잃고 행동하는지만 보면 된다.아람은 경주의 키스에 엉망이 된 숨을 가라앉히고 삐죽이면서 경주의 넥타이를 잡는다.“신경주, 너 예전에 꽤 괜찮았잖아. 지금 왜 이렇게 사랑에 굶은.”이런 비유가 좋은 것 같지 않아 아람은 급히 입을 다물었다. ‘정말 사람에 굶은 사람이라도 말로 하는 건 아닌 것 같네. 체면은 지켜주자.’예기치 않게 경주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진다. 눈빛 아래는 짙은 사랑의 욕망이 숨겨져 있었다. 경주는 아람의 뒷목을 문지르며 이마를 대었다.“아람아, 난 네 노예야.”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름다운 얼굴이 붉어지며 손가락으로 경주의 튼튼한 가슴을 찔렀다.“그만해. 널 욕하면 나까지 욕하는 거 같잖아.”경주는 마른침을 삼키며 아람의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오늘 벤을 타서 자리가 넓어. 충분히 커. 우리가 놀기에 충분해.”“우린 복수하러 온 거지, 야한 짓을 하러 온 건 아니야!”아람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 경주의 이마를 힘껏 때리며 급히 화제를 돌렸다.“참, 오늘 왜 이씨 가문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이유희가 이제 사장님인데, 이런 장소에 끼지도 않아? 윤씨 가문이 잘난 척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있어?”“이씨 가문은 이소희가 남긴 구멍을 메우고 있어. 계속 여론의 끝에 있어서 지금 나오면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어.”“허, 자각이 대단하네.”경주는 머리를 기울이고 가까이 다가가 코끝으로 아람의 뺨을 문지르며 간지럽혔다.“유희가 말했어. 이
“내가 네 와이프야, 왜 보면 안 돼?”윤민주는 의원 아내의 이미지를 신경 쓰지도 않고 주성택의 멱살을 잡고 미친 듯이 흔들며 히스테리로 소리를 질렀다.“내가 너한테 이렇게 잘하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양심 없는 놈아!”말을 하며 주성택의 뺨을 때리려고 했지만, 주성택은 윤민주의 손목을 붙잡고 격렬하게 뒤로 밀쳐냈다.“아!”윤민주의 몸이 흔들리더니 문 패널에 부딪혔다. 아픈 윤민주는 숨을 들이쉬며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너 감히 나를 때려? 난 윤씨 그룹 아가씨야. 어떻게 나한테 손댈 수 있어? 내가 아빠랑 오빠한데 말할 수도 있어. 네가 날 괴롭힌다고!”“말해, 마음대로 해! 이제 나도 너 같은 년이 지쳤어!”주성택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윤민주의 멍한 얼굴을 가리켰다.“곧 선거가 다가오잖아. 망치고 싶으면 망쳐. 수년간의 비즈니스를 망치고 싶으면 그렇게 해. 알려주는데, 이제 우리는 한 사람이 부귀해지면 모두 부귀해지고, 한 사람이 망하면 같이 망하는 거야. 내가 망하면 너도 끝장이야!”윤민주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멍해졌다. 윤민주는 힘들게 키운 남자가 자신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다.“그동안 네가 아가씨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나를 억압하고 모욕했어. 하지만 난 다 참았어. 사람들 앞에서 다정하고 사랑하는 척해달라고 해서 나도 모두 만족해 주었어. 앞으로 내 일을 상관하지 마. 의원의 아내가 해야 할 일이나 잘해. 그래야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 우린 헤어지는 거야!”그 말은 주성택이 이제 대단한 사람이니 신경 쓰지 말고 건드리지 말라는 뜻이다. 주성택은 윤민주에게 잡혀 엉망이 된 옷깃을 정리했다. 더 이상 윤민주를 보기 싫어 문을 쾅 닫고 나갔다. 윤민주는 바닥에 멍하니 앉아 비참하게 눈물을 흘렸다. 한참 후, 윤민주는 일어나서 악의적으로 눈물을 닦고 거울에 기괴할 정도로 뻣뻣한 미소를 억지로 드러냈다.“그래, 그래! 그년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난
윤진수가 구치소에서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이 앞니를 치료하며, 윤씨 그룹의 보호에서 자유롭게 지냈다. 타박상과 부은 얼굴이어도 윤씨 가문 저택에서 여전히 파티를 했다. 예쁜 모델들을 찾아 술을 마시며 즐거움을 추구했다. 하지만 보기만 하고 행동하지 못했다. 저번에 아린에게 성추행할 때 발기가 되지 않아 자신이 없었다. 그러자 윤진수는 정력제를 10캡슐이나 먹었다. 결국 약물 중독으로 눈의 흰자위를 까뒤집으며 흰 거품을 물고 경련을 일으켰다. 밤새 위 세척을 하느라 병원에 있었다.이 일을 알고 윤정용은 화가 나며 불안해하지만 윤진수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사적으로 아들에게 치료하는 방법을 계속 찾았다. 구씨 가문이 소송을 취하한 것에 대해 윤정용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이 시점에서 윤정용이 복수를 하고 싶어도 먼저 시간을 두고 당분간 여론을 피해 다녀야 했다. 하지만 임윤호는 더 나쁜 상황에 처했다. 그날 밤, 죽도록 맞았고, 강지구는 하면 한다는 사람이다. 정말 부하들에게 임윤호의 입에 똥을 싸라고 명령했다. 그 결과 임윤호는 며칠 동안 밥을 한 입도 먹지 못했고, 먹는 모든 음식이 똥 맛이 났다. 또한 계속 구역질을 하며 담즙을 거의 다 토해냈다. 심지어 답답해서 고열까지 났다.‘이런 굴욕을 당할 바에는 차라리 날 죽여!’임윤호는 아무리 생각해도 몰랐다. 도대체 누가 이런 비겁한 짓을 하며 똥을 먹였는지 몰랐다. 마침내 어느 날 밤, 자고 있던 임윤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순간 생각이 났다. 당시 맞고 있을 때 깡패 중 한 명의 옷깃에 브로치가 꽂혀 있었던 것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무슨 빨간 새였던 거 같은데? 주, 주학? 성주 제 1 파벌, 남성?’“아!”임윤호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순간 겁에 질려 머리를 움켜쥐고 입술을 벌벌 떨며 식은땀을 흘렸다....오늘 다섯 개 1선 도시 대표단과 최고 지도자들이 성주에 모여 시장과 시의원들을 만나기로 했다. 한마디로 중요한 자리였다. 시의원의 아내인 윤민주는 일주일 전부터 드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