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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닥쳐!”

홍혜주는 차갑게 말을 이었다.

“난 생명의 은인에게 목숨을 바칠 뿐이야.”

“미쳤어? 뭐가 됐든 이제 끝장난 사람이야. 넌 개처럼 이용당하고 있다고!”

“입 막아.”

홍혜주의 명령이 떨어지기 바쁘게 누군가 악취 나는 걸레를 가져와 노승아의 입을 막았다.

“읍!”

그 역겨운 냄새에 노승아는 구역질이 났지만, 어떻게 벗어날 수 없었다.

홍혜주는 온지유를 바라보았다. 온지유도 그녀를 응시했다. 그녀의 눈빛에서는 중요한 정보를 알 수 있었다. 그녀는 흉터남을 돕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녀를 도우려 하고 있었다.

온지유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홍혜주는 안심시키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도 온지유는 마음이 불안했다. 홍혜주가 그녀를 위해 해독제를 찾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지난번 홍혜주가 말했던 것처럼, 그녀를 돕겠다고 했던 말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해독제가 진짜 흉터남의 손에 있는지는 미지수였다. 그녀는 홍혜주가 이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기를 바랐다.

온지유는 홍혜주의 팔을 잡았다. 하지만 그녀를 가볍게 손을 뿌리치고 나갔다.

밖에서는 총성과 폭발음, 그리고 비명이 섞여 들려왔다.

온지유는 이런 장면을 처음 봤다. 몸이 후들후들 떨리더니 얼굴은 창백해졌다. 흉터남과 부하들은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이때 홍혜주가 말했다.

“다시 기둥에 묶을게요.”

온지유와 노승아는 마당의 두 기둥에 묶였다.

“하하하하!”

흉터남은 죽음도 두렵지 않은 듯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날이 올 줄은 또 몰랐군.”

그는 마당의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그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발걸음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그리고 한 무리의 사람이 안으로 들어와 그를 향해 총을 겨눴다.

흉터남의 부하들도 마찬가지로 총을 들고 그들을 겨냥했다. 흉터남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인질이 있었기에 안 되겠다 싶으면 다 같이 죽을 생각이었다.

총을 바라보고 있자니 온지유는 피비린내가 맡아지는 것 같아서 구역질이 났다. 마음속에서는 공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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