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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여이현은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의 깊은 눈동자와 뚜렷한 이목구비, 그리고 물방울이 턱을 타고 목을 지나 가슴으로 스며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비록 온지유가 여이현과 7년을 알고 지내고 3년을 부부로 지냈다 해도 이런 장면을 보면 여전히 어색함을 느꼈다.

온지유는 겉으로는 차분한 척했지만 여이현 쪽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며 말했다.

"먼저 말씀해 주셨다면 좋았을 텐데요. 전의 일은 다른 사람이 먼저 맡아갔어요. 편집장님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잖아요."

온지유의 말을 들은 여이현은 더 이상 따지지 않는 대신 물었다.

"이번에는?"

"제가 여기까지 온 걸 보면 여대표님도 제가 이번 일에 진심이었다는 걸 아시겠죠."

온지유가 말했다.

온지유는 항상 둘은 부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려고 했다.

아니, 애초에 그들은 부부였던 적이 없었다. 결혼 관계는 있었지만, 결코 행복이나 즐거움을 누리지 못했다.

여이현은 말했다.

"그렇다면 시작하지."

여이현은 여전히 수영장에 있었고, 옷을 입지 않은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온지유가 다시 말했다.

"대표님, 수영장에서 나와서 옷을 입으시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요?"

"온지유 기자의 전문성이 아직 부족해 보이네."

여이현은 오히려 온지유의 직업정신을 의심하며 말했다.

"기자는 언제 어디서나 인터뷰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온지유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다른 누가 수영장에 있더라도 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대표님도 아시겠지만, 저는 방송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문적인 기자들과 비교하면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

온지유는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

여이현은 두 손을 수영장 밖에 걸쳤다. 그의 팔은 길고, 근육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으며, 손가락 사이로 혈관이 도드라져 강한 남성미를 뿜어냈다.

"그럼 이리 와."

여이현은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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