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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온지유는 인명진을 보았다.

“아녜요. 정말 그러실 필요 없으세요.”

인명진이 말했다.

“전 과일 자주 먹지 않아요. 맛있게 익은 딸기를 집안에 그대로 내버려 두면 썩을 테니까 그냥 인명진 씨가 드시는 게 나아요.”

백지희는 시선을 돌려 인명진을 보았다. 어딘가 이상했다.

꼭 온지유를 엄청 신경 쓰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얼른 국수 먹어요. 불면 맛이 없을 거예요.”

온지유가 말했다.

그들은 다시 국수를 먹었다.

인명진은 온지유가 만들어준 국수를 한참 빤히 보고 나서야 젓가락을 들었다.

그는 아주 천천히 먹었다.

온지유가 한 그릇을 비웠을 때 인명진의 그릇엔 아직도 절반이나 남아 있었다.

온지유는 그릇을 들고 싱크대로 왔다. 그러자 백지희도 따라오며 온지유의 어깨를 살짝 밀었다.

“저 사람, 너 좋아하는 거 맞지?”

온지유는 하마터면 입안에 우물거리고 있던 국수를 뿜어낼 뻔했다.

“그럴 리가. 오늘까지 합쳐서 세 번밖에 만난 적 없어. 그리고 매번 대화도 길게 나누지 않았다고.”

백지희는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인명진을 어디에서도 본 적 없었다.

“근데 난 왜 꼭 두 사람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처럼 느껴졌지?”

그녀는 말을 이었다.

“널 보는 눈빛이 꼭 오랫동안 널 알고 지낸 사람 같았어. 안 그랬으면 왜 너한테 딸기도 가져다줬겠어? 너 딸기라면 환장하잖아, 아니야? 크고 빨간 딸기라면 엄청 좋아했는데, 마침 저 사람이 가져다준다고. 이건 너무 이상하지 않아?”

“에이, 설마. 그냥 우연이겠지.”

“간단하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달라. 저 사람이랑 매번 마주치게 될 때 이상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어?”

처음 만났을 때 그는 그녀가 떨어뜨린 물건을 주워주었다.

그다음 두 번째 만남에선 노승아의 진료 기록을 주었다.

그리고 이번엔 그녀가 좋아하는 딸기를 주었다.

매번 꼭 그녀가 원하는 것을 알기라도 한 듯 전부 만족해 주었다.

그녀는 인명진을 본 적 없었다. 이건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직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그녀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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