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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온지유가 계속 온 비서로 남았다면 분명히 아무 문제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욕심이 생겨버렸다. 여이현의 사랑을 갖기를 원했다.

이대로 계속 함께 있으면, 둘은 점점 더 불행해질 것이고, 아름다웠던 추억은 결국 그림자조차 남지 않을 것이다.

"온지유..."

여이현의 감정이 격해질수록 약효는 점점 강해졌다.

여이현은 온지유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설마 날 떠나는 이유가... 석이한테 가기 위해서야?"

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의 날카로운 시선을 이겨내며 여이현의 얼굴을 어루만질 뿐이었다.

온지유는 그에게서 석이의 흔적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눈앞의 그는 여이현이었다.

더 이상 그 젊고 패기 넘치던 소년이 아니었다.

온지유는 강도의 손에서 자신을 구하려다 심하게 다쳤던 정의감 넘치던 그를 떠올렸다. 그에게 목숨을 빚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석이는 온지유를 위해 피를 흘렸고, 온지유도 여이현의 생명을 구하면서 그 빚을 갚았다.

온지유는 석이와의 일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중학교 졸업 이후, 온지유의 시선은 항상 그를 따라다녔다. 그가 다니던 고등학교, 그가 다니던 대학교에 따라갔다. 여이현에게 온지유는 7년 동안 존재 한 사람이지만, 온지유의 삶에 여이현은 14년 동안 존재했다.

어느 한 무더운 오후였다.

특별한 날을 맞아, 학교에서는 단체로 연극을 준비 하기로 했었다.

어떤 일이든 정성을 다하던 온지유는 다른 학생들보다 30분 일찍 강당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와서 대사를 연습하곤 했던 온지유는 그날도 평소처럼 강당에 들어섰고, 동시에 코를 찌르는 심한 피비린내를 맡았다.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낀 온지유는 냄새를 따라 대기실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학교에서 사용하던 공연 의상들로 가득했다.

어딘가에서 무거운 숨소리가 들려왔다.

온지유는 도둑일 것이라 생각하며 두려운 마음에 문 뒤에 있던 야구 배트를 잡고 다가갔다.

걸쳐있던 옷을 밀어내었을 때, 손에서 놓친 야구 배트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여이현의 얼굴이 먼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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