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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Penulis: 류한나
기자의 촬영 당한 것이니 변명할 여지도 없었다.

온지유는 영상을 보고도 조용히 있었다. 노승아와 그 남자 배우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이현이 그렇게 신경 쓰고 화를 낸다니, 설마 질투라도 하는 걸까?

온지유는 노승아와 단둘이 사무실에 있든 말든, 여이현이 화를 내는 것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괜히 신경 쓰면 스스로 고생하는 길일 뿐이었다.

온지유는 속으로 자신을 다독였다.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자고.

한편, 곁에서 이윤정과 송서연은 여이현이 노승아에게 해줬던 일들을 두고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다.

사무실 문이 다시 열리고 이번에는 노승아가 문을 열고 나왔다.

이윤정과 송서연은 급히 입을 다물었다.

“오빠, 나랑 그 남자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기자들이 그냥 짜집기 한 거예요.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할게요. 화 푸세요, 네?”

노승아는 울먹이며 여이현을 달래려 했다.

이윤정은 입을 삐죽이며, 노승아의 연기가 과하다고 생각했다.

반면 여이현의 표정은 어두웠고, 눈빛도 무거웠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한 번뿐이야. 다시는 이런 스캔들이 나오지 않도록 해.”

“신경 쓸게요.”

노승아가 다시 말했다.

“아시다시피 저는 신인이라 아직 연예계 사정에 대해 잘 몰라요. 앞으로 남배우들과는 거리를 둘게요.”

“그래.”

여이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들의 대화는 온지유에게 고스란히 다 들렸다.

송서연의 말처럼, 확실히 여이현은 노승아의 스캔들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노승아가 사무실을 나섰다.

온지유의 책상은 그와 멀지 않은 곳에 있었기에, 금방 눈에 띄었다.

노승아는 모두가 그곳에 모여 서 있는 것을 보고, 여이현을 한번 흘겨보고 말했다.

"왜 다들 여기에 모여 있는 거예요? 오빠, 사무실에 비서가 두 명이나 더 늘었나요?"

여이현은 이윤정과 송서연을 쳐다보고는, 기웃거리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일은 안 하고?"

이윤정과 송서연은 놀라서 금세 고개를 숙였다.

여이현이 이런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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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승아는 온지유의 말에 자존심이 긁혔다. 온지유가 노승아의 드라마는 대단한 기교가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았다.노승아는 자신의 성과를 자랑하고 싶었다. 가수로서도 성공했고, 배우로서도 더 높은 경지에 올랐으며, 예전보다 훨씬 인기도 많아졌다.그러나 온지유의 말은 순전히 그녀를 모욕하는 것이었다.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여이현이 있는 자리라 어쩔수 없이 화를 억눌러야 했다.“이번에 새로 찍은 포스터 꽤 괜찮은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노승아는 일부러 창가로 가서 밖의 대형 광고 포스터를 가리키며 말했다.그녀는 피식 웃었다. 온지유의 자리가 마침 이 포스터가 훤히 다 보이는 좋은 위치라 매일 보면서 기분을 잡칠 것이다.온지유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말했다.“승아 씨, 저는 일을 마저 해야 하는데, 아직도 남은 할 말이 있나요?”온지유는 그녀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노승아는 단지 자신을 과시하려 할 뿐이고, 온지유는 그것에 관심이 없었다.“없어요. 오랜만에 봤으니 잠시 수다나 떨까 해서요.”노승아는 다시 온지유의 책상 옆에 섰다.“듣자 하니, 퇴사할 생각이라면서요. 혹시 다른 일자리는 필요하세요?”노승아는 여이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빠, 지유 언니가 퇴사하면, 우리 회사에서 비서로 고용할 수도 있어요. 경력도 풍부해서 아무 문제 없을 거예요.”이는 온지유와 여이현 모두에게 기분 나쁜 말이었다.특히 여이현은 온지유가 회사를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노승아가 하필 그 점을 건드리자, 여인 현은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온지유가 사직한다고 누가 말했어?”여이현의 얼굴빛을 보고 노승아는 당황했다.“아니, 저도 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들은 거예요. 지유 언니가 사직한다는 게 비밀도 아니잖아요.”이미 소문이 돌고 있는 걸 보니 별일도 아닐 텐데, 왜 여이현이 그렇게 크게 반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온지유가 여이현 곁에서 7년을 보냈는데, 사직한다는 건, 그들이 곧 이혼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다.노승아는 이날이 오기를 한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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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는 궁금한 듯 물었다.“넌 어떻게 알아? 아, 혹시 전에 여진이랑 협력하면서 여이현 대표한테 들은 거야?”강하임은 곁으로 지나가는 노승아를 힐끗 봤다. 확실히 첫사랑으로 불릴 만한 예쁜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여이현에게 직접 물었을 때는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그녀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 지나가던 노승아는 소리를 듣고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노승아 씨.”노승아가 다시 머리를 돌리려고 할 때 강하임이 그녀를 불렀다. 상대가 여자인 것을 보고 그녀도 그다지 경계하지 않았다.그녀는 일반인이 아닌 연예인이다.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언제나 친절한 모습을 유지해야 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면서 인사했다.“안녕하세요.”“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저 노승아 씨 팬이에요. 노승아 씨가 나온 영화랑 드라마는 전부 봤어요. 장다희 씨보다 백배 천배 아름다우세요.”강하임은 신이 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노승아가 출연한 작품은 조금 전 검색으로 알아본 것이었다.노승아는 이런 칭찬에 아주 약했다. 특히 장다희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가장 좋았다. 장다희는 그녀의 경쟁 상대로 쉽게 이길 수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그녀를 아니꼽게 여기는 장다희는 태도가 좋았던 적이 없다. 그녀가 이미지를 위해 먼저 미소를 지어 보여도 무시하기 일쑤였다.다행히 신은 공평했다. 좋은 캐릭터를 만난 덕분에 그녀의 인기가 장다희보다 훨씬 높았다. 그래도 겉으로는 항상 겸손하게 공로를 돌렸다.“아니에요. 선배님은 실력파 배우예요. 저는 아직 선배님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걸요. 계속 공부해야죠.”강하임은 원래 노승아와 인사할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강한 사람을 선호했다. 하지만 노승아는 예외였다. 어쩐지 알아 둬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았다.“이건 제 명함이에요.”그녀는 명함을 건넸다. 노승아는 힐끗 보고 놀란 듯 물었다.“금강그룹의 대표님이셨어요?”노승아는 강하임을 잠깐 바라보다가 생각난 듯 말을 이었다.“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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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가 임신했을 때를 전 아직도 기억하고 있거든요. 출산을 앞두고 있었는데 그때 언니는 이별의 상처를 받아서 상태가 정말 좋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저도 굳이 그 일에 관해 묻지 않았어요. 또 묻는다는 건 어쩌면 언니의 상처를 후벼 파는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제 추측으로는 하민이가 언니의 전 남자친구의 아이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생각해요.”양시은의 전 남자친구는 바로 그였다. 나도현은 태연하게 계속 떠보았다.“그럼 네 언니가 왜 남자친구랑 헤어지게 되었는지는 알아? 아이까지 있었다면서, 그러면 결혼해야 하는 거잖아. 대체 왜 이렇게 된 거래?”“아마도 언니 전 남자친구 쪽에서 결혼을 바라지 않았던 게 아닐까요? 어쨌든 구체적인 건 저도 잘 몰라요. 언니가 말해주지 않았거든요.”양채은은 별생각 없이 말했지만 나도현은 다르게 듣고 있었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비웃었다. 그에게 갑자기 헤어지자고 통보를 해놓고, 그를 고통 속에서 괴롭게 살게 해놓고 동생 앞에서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지 않았는가. 진정한 피해자는 그였는데 말이다. 그런데 그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쓰레기가 되어 있었다.“어차피 4년도 지난 일이에요. 하민이도 컸고 전 언니에게도 몇 번이나 그때 일은 잊으라고 말했거든요. 좋은 남자를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도 하고 말이에요. 그러는 게 언니한테도 좋고 하민이한테도 좋을 테니까요.”나도현의 서늘해진 눈빛을 눈치채지 못한 양채은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는 절대 양시은이 다른 남자를 만나게 하지 않을 것이고 결혼도 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었으니까.“됐어. 넌 먼저 들어가서 쉬어. 난 변호사 사무소로 가봐야 하니까. 최근에 새 사건을 맡았거든. 의뢰인과 잘 얘기를 나눠봐야 해.”나도현은 더는 그녀와 이 대화를 이어가지 않았다. 양채은은 그에게 걱정 어린 말을 몇 마디 하곤 차에서 내렸다. 집 안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니 나도현은 양시은이 떠올랐고 가슴이 답답해졌다.시동을 걸어 사무소로 향했다. 그는 일로 복잡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88화

    가사도우미 중개소에서 소개해주는 일자리는 대부분 시급이 만원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해준 곳에서 만육천 원을 주겠다고 하니 많이 주는 것이었다.몇 시간만 일해도 6만 원을 벌 좋은 기회였던지라 양시은은 당연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고 그녀의 대답에 유영숙은 웃으며 말했다.“그럼 내가 자세한 집 주소를 문자로 보내줄게요. 아, 이 집은 디지털 도어락이라 앱으로도 문을 열 수 있다고 했으니까 시은 씨는 그냥 가면 돼요. 엄청나게 잘사는 집이거든요. 일 잘하고 행동이 빠릿빠릿하고 깔끔한 도우미를 원한다고 했으니까 이번에 시은 씨가 잘하면 앞으로 주기적으로 시은 씨만 부를 수도 있을 거예요.”오래 일할 수 있다니.양시은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돌려 하민이를 안았다.“미안해, 하민아. 엄마도 하민이랑 시간 더 보내고 싶었는데 영숙 아주머니가 엄마한테 연락해서 엄마는 지금 일하러 가봐야 할 것 같아.”그녀는 당연히 아들과 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아들 옆에 있으면 돈을 벌 수 없고, 돈이 없으면 아들의 병도 치료할 수 없었다. 그렇게 되면 시간이 있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곁에 아들이 없는데...“엄마,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되고 저는 괜찮아요. 오히려 사과해야 할 사람은 저인걸요.”하민이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엄마는 하민이 병원비를 위해 일하고 계시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엄마예요.”아이의 말을 들은 양시은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적어도 하민이만큼은 그녀를 이해해 주고 있었으니까. 그녀는 병실을 떠나기 전 사과를 예쁘게 깎아 하민이에게 준 뒤 택시를 타고 늘봄아파트로 갔다....한편 나도현은 차를 몰고 양채은은 집 문 앞까지 데려다주었지만 그는 차에서 내릴 생각은 없었다.“태경 씨, 같이 안 들어가요?”양채은은 안전벨트를 풀면서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며칠 동안 너무 바쁘게 보낸 거 아니에요? 쉬엄쉬엄해요. 입에 풀칠하고 살 정도만 아니면 되니까요.”그녀는 돈을 밝히는 물질적인 여자가 아니었고 남자에게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87화

    강태경 성격이 원래 이런 걸 어쩌겠는가. 다른 방면에서는 양채은에게 아주 잘해주었기에 그녀도 굳이 자신의 스킨십을 피하는 이유를 꼬치꼬치 캐묻고 싶지 않았다.“검사는 해봤어? 아기는 어떻대?”나도현은 얼른 화제를 돌렸다. 그러자 양채은은 웃으며 말해주었다.“아기는 무사하대요. 방금 의사 선생님께 물어봤는데 출혈한 흔적도 없다고 했어요. 조금 전 배가 아팠던 건 갑작스럽게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것이니 집에서 휴식하면 괜찮을 거라고 했어요. 그리고 운동도 되도록 피하라고 했고 이제 처방해준 약을 먹으면 된다고 했어요.”“그럼 요 며칠은 얌전히 집에만 있어. 자꾸 언니 따라 어딜 가지도 말고.”나도현은 양채은과 나란히 복도를 걸었다. 양시은을 지나치면서 그는 깊은 의미가 담긴 두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양채은은 마치 하나의 끈 같았다. 한쪽 끝은 나도현의 손에 단단히 쥐어져 있었고 다른 한 끝은 양시은에게 묶여 있었다. 양채은이 그에게 더 의지할수록 이 끈은 나도현에게 더 단단히 묶이고 있었다.“언니, 우리랑 함께 돌아갈 거야. 아니면 하민이 보러 갈 거야?”양채은은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가 병원으로 온 이유도 애초에 자신의 아이를 보기 위함이었기에 당연히 그녀의 선택은 후자였다. 어차피 그녀는 나도현을 피하고 싶기도 했다.“그럼 우린 먼저 집으로 갈게. 하민이 상태 확인하고 꼭 택시 타고 돌아와. 버스 타지 마. 버스는 오래 기다려야 하잖아. 그리고 사람도 많아서 앉을 자리도 없잖아.”양채은은 또 그녀에게 걱정 서린 잔소리를 해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양시은의 계좌로 돈을 입금했다. 많지는 않았지만 양시은이 한 달 내내 택시를 탈 정도는 되었다.양시은은 두 사람의 모습을 눈으로 배웅하였다. 엘리베이터가 닫히고 나서야 그녀는 계단으로 올라가 하민이의 병실로 갔다.“엄마, 오늘은 왜 이렇게 늦게 오신 거예요?”하민이는 그녀를 보자마자 달려와 꽈악 끌어안았다.“방금 병실 밖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중에 엄마 목소리도 있었던 것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86화

    만약 나도현도 다른 부잣집 자식들처럼 망나니로 살았다면, 여자를 그저 한낱 놀이 상대라고만 생각했다면 양시은이 떠나든 말든 그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을 것이고 그토록 슬퍼하지 않았을 것이다.양채은도 그와 같은 처지인 것 같았다. 만약 양채은이 양시은을 진심으로 언니로 대하고 걱정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오늘처럼 나서줄 수 있었겠는가.양시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도현이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거기에다 예전에는 서로 사랑했던 사이였으니 나도현은 어떤 말로 그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지 아주 잘 알았다. 그래서 그녀는 속으로 한번 또 한 번이고 자신에게 말했다. 나도현의 말을 신경 쓰지도 말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라고 했지만 나도현이 내뱉은 말은 마치 저주를 거는 주문이 되어 그녀의 머릿속에 깊이 박혀 버렸다.“왜 말을 하지 않는 거지?”나도현은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꽉 잡으며 억지로 자신과 눈을 맞추게 했다.“안 들리는 것처럼 연기하지 마. 남자 앞에서 재잘재잘 잘 떠들지 않았나? 왜 지금 내 앞에서는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거지?”끼익.이때 등 뒤에 있던 문이 열리고 양채은이 나왔다. 나오자마자 맞이하게 된 두 사람의 모습에 걸음을 멈추고 당황한 듯 말했다.“태경 씨, 언니. 두 사람 지금 뭐 해요?”양채은의 시선에서 두 사람은 코가 닿을 정도로 바싹 붙어 있었다. 거리가 너무도 가까운 것이 아니겠는가.하지만 양시은은 그녀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언니였고 나도현은 그녀와 평생을 함께할 약혼자였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배신해도 언니와 약혼자만은 그녀의 편을 들어줘야 하는 것이다.양시은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쳤지만 나도현은 손을 놓아주지 않았고 그 자세 그대로 유지했다.“전부 다 본 거 아닌가?”“태경 씨, 일단 우리 언니를 놔줘요. 대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양채은은 나도현과 양시은은 번갈아 보며 설명을 요구했다.“네 언니가 밖에서 아무 남자나 만나도 다니는 바람에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85화

    하지만 여자는 그럼에도 분이 풀리지 않아 양시은을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보았다. 그녀는 허민기와 연인 사이가 된 지 5년이나 되었다. 그 5년 동안 그녀는 매일 같이 허민기에게 결혼 얘기를 꺼내면서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했지만 허민기는 그때마다 거절했다.허민기는 그녀에게 아직은 젊으니 결혼 결정을 빨리할 필요 없다는 이유를 내놓았다. 그의 말에 그녀는 아무 의심도 하지 않고 믿고 있었지만 오늘 양시은을 보니 모든 게 이해가 갔다. 허민기는 아직 젊어서 결혼을 하기 싫은 게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하지 못해서 결혼하기 싫은 것이었다.만약 결혼 얘기를 꺼낸 사람이 그녀가 아니라 양시은이었다면 허민기는 분명 아주 기뻐하면서 멍청이처럼 헤실헤실 웃었을 것이다.“얼른 가자. 굳이 신고까지 당해야 미친 짓을 멈추려는 건 아니지?”허민기는 다시 한번 여자의 손목을 잡고 끌어당겼다.“여긴 병원이야. 네 집이 아니라고. 지랄도 정도껏 해.”‘지랄도 정도껏 하라니! 지금 내가 이러는 이유도 전부 너 때문이잖아!'‘네가 병원으로 출근하듯 드나들지 않았다면, 양시은과 연락하고 지내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난 피해자라고!'서러운 그녀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았지만 신물이 난다는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허민기에 전부 꾹 삼켜버리고 말았다. 말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애초에 그는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었고 그저 그녀가 억지를 부리고 난동을 피운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소란을 피워봤자 그녀에게 남는 건 미친 여자라는 꼬리표였고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태경 씨, 저 여자가 분명 저랑 언니한테 손찌검하려고 했어요. 어떡해요. 배가 조금 아픈 것 같아요. 태경 씨, 너무 무서워요.”양채은은 나도현의 팔을 꽉 잡았다.“아기는 괜찮아?”그녀와 양시은의 집안 사정은 좋지 않았다. 비록 부모가 있긴 했지만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한 명은 도박에 빠져 살았고 다른 한 명은 자주 집안의 물건을 때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84화

    하얀 종이엔 까만 글씨로 분명하게 적혀 있었다. 하민이와 나도현은 혈연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이다.그는 몇 번이나 종이를 펄럭이며 꼼꼼히 읽어보았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고 바뀌어버린 건 싸늘해진 그의 눈빛이었다.예상하고 있던 결과였고 하민이가 그의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더는 양시은을 봐줄 필요가 없었다.오전에 모든 업무를 마친 그는 시간이 남아돌았던지라 병원에 가서 양시은을 괴롭힐 생각을 하면서 차 키를 들고 사무소를 나섰다....한편 병원에서는 양시은이 무슨 말을 하든 여자는 양시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특히 양시은을 바라보는 허민기의 눈빛을 봤을 때 그녀는 폭탄이 터지듯 폭발하고 말았다.“지금 시대가 개방적인 시대여서 다행인 줄 아세요. 만약 예전이었으면 그쪽 같은 여우는 이미 간통죄로 징역을 받았을 테니까요!”“미쳤어요? 머리에 문제라도 있는 거예요? 우리 언니가 그냥 단순한 친구 사이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아직도 못 알아듣는 거예요? 평소에도 자주 대화를 나눈 적 없다고 하잖아요. 못 믿겠으면 그쪽 남편 핸드폰 기록이라도 뒤져봐요! 설마 그것도 확인하지 않고 찾아온 거예요? 그리고 그쪽 남편이 우리 언니 학생 시절 사진을 저장하고 있든 말든 우리 언니와 무슨 상관있다고 그래요! 그건 저 사람이 멋대로 저장한 거잖아요!”양채은은 더는 듣고만 있을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 허민기가 마음에 들었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증오하게 되었다. 애인이 있었으면서 양시은을 찾아와 잘 보이려고 하고 이런 소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그쪽은 끼어들지 말아요. 입 닥치고 가만히 있어요. 그쪽도 뒤에서 바람이나 피우고 있을지 누가 알겠어요? 보나 마나 그 언니에 그 동생이겠죠.”여자는 양채은을 위아래 훑어보았다.“행색을 딱 보니 답이 나오네요. 그쪽도 누군가의 내연녀인 거죠?!”그 말에 양채은은 버튼이 눌려버렸다. 그녀와 강태경은 분명 떳떳한 커플이었고 약혼식도 했는데 어떻게 내연녀라는 말인가.“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83화

    양시은은 허민기가 건넨 것을 받지 않았다.“괜찮아. 하민이는 지금 우유를 먹으면 안 되는 상태라고 의사 선생님이 그러셨거든.”“그럼 네가 먹어. 이렇게나 말랐는데 우유라도 먹어야 영양분이 조금이라도 보충될 거 아니야.”허민기는 고집스럽게 우유를 그녀에게 건넸다.“이건 비싼 것도 아니잖아. 우리가 알고 지낸 시간이 얼마인데 설마 이 정도도 못 받아주는 거야?”양채은은 그를 보다가 이내 자신의 언니를 보더니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어제까지만 해도 그녀는 양시은에게 언젠가 좋은 남자를 만날 거라고, 과거 따윈 신경 쓰지 않는 남자를 만날 거라고 말했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렇게 바로 나타나 주지 않았는가. 양시은은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녀의 생각은 달랐기에 얼른 손을 내밀어 우유를 받았다.“고마워요. 전 언니 동생 양채은이라고 해요.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아, 전 허민기예요.”허민기는 간단히 자신을 소개했다. 말하면서 그는 부단히 양시은을 힐끗힐끗 보았고 양채은은 당연히 그 눈빛을 놓칠 사람이 아니었다. 예전의 그녀도 허민기와 같은 눈빛으로 강태경을 보았으니 허민기가 자신의 언니를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를 예상할 수 있었다.게다가 양채은은 자신의 언니가 예전에 어떤 힘든 연애를 했는지 알고 있었기에 늘 양시은이 걱정되었다. 그 상처 속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을까 봐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양시은이 평생 혼자 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지금은 하민이가 어려 매일 엄마를 찾고 있다고 하지만 나중에 어른이 되면 분명 자기 가정을 이룰 것이었기에 그때가 되면 그녀의 언니는 외롭게 혼자 살게 되지 않겠는가.양채은이 두 사람을 어떻게 이어줄까 생각하고 있을 때 붉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다가왔다. 그리곤 세 사람 앞에 멈춰서더니 양채은이 들고 있던 우유 박스를 들어 바닥에 던졌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양채은은 멍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곤 미간을 한껏 구겼다.“이건 제 물건이에요. 미친 거라면 우리한테 시비 걸지 말고 데스크에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82화

    얇은 잠옷은 나도현의 손에 갈기갈기 찢겨 나갔지만 양시은은 저항하지 않았다. 어차피 저항해봤자 잔뜩 화가 난 나도현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가 화를 내면 낼수록 그녀는 평범한 일상과 멀어지게 된다. 마치 마리오네트처럼 아무 반응 없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현은 더 화가 치밀었다.“산송장이야?”“그럼 뭘 어떻게 하라고. 말해줘.”양시은은 너무도 서러웠다.“지금 당장 네가 보냈던 사진에서 했던 동작 그대로 전부 보여줘. 내 앞에서 다시 해봐.”조금 전 수치스러웠던 행동을 다시 한번 더 하라고 하니 양시은은 순간 죽고 싶었다. 지금 죽는다면 나도현이 더는 그녀를 괴롭히지 않을 테니까.“그 사진들 내가 이미 전부 저장해 두었지. 너도 하민이한테 보여주고 싶지...”“할게. 하면 되잖아.”양시은은 얼른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들을 위해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했고 결국 날이 밝을 때까지 그에게 시달리게 되었다.그제야 만족한 나도현은 잠을 자지 않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한 뒤 변호사 사무소로 출발했고 그곳에서 잠을 보충했다.방에 남겨진 양시은은 미약해진 스탠드 조명을 보다가 천장을 바라보았다.이 고통은 대체 언제쯤 끝이 날까.그녀는 새벽이 되어서야 잠들게 되었기에 늦게 일어나게 되었다. 양채은은 평소처럼 그녀의 방 문을 두드리며 그녀를 부르지 않았다. 오히려 아침을 만들어 놓고 주방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양시은은 일어나자마자 나도현이 목에 남긴 흔적을 화장품으로 가린 후 목폴라 티를 입고 1층으로 내려갔다.“언니, 요즘 왜 이렇게 늦게 일어나? 혹시 밤마다 나 몰래 서리하러 간 거 아니야?”양채은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그릇을 챙겨주며 말했다.“농담이니까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난 사실 언니가 조금 늦게 일어났으면 해.”양시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양채은이 한 말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없었으니까. 그녀가 늦게 일어난 건 핸드폰을 늦게까지 봐서가 아닌 밤새 내내 괴롭힌 누군가의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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