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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노승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 비밀이라고 할 수도 없어요. 오빠는 오래전에 결혼했다는 걸 인정했거든요. 하지만 아내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노승아 씨는 알아요?”

“네. 하지만 말할 수 없어요. 괜히 비밀 결혼인 게 아니니까요. 결혼한 지 한참 됐는데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로 예민한 문제예요.”

“...”

“저는 할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다음에 같이 커피라도 한잔해요.”

말을 마친 노승아는 차에 올라탔다. 강하임은 제자리에 덩그러니 서서 한참이나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차에 오르고 시선이 차단된 다음, 노승아는 그녀를 바라보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언니, 이럴 때 기선 제압해야지 왜 가만히 있었어요? 대표님이 언니를 좋아한다는 걸 밝혀야 그 여자들이 귀찮게 굴지 않을 거 아니에요!”

김예진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말했다.

만약 예전 같으면 노승아도 오늘처럼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강하임과 여이현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 다음에는 달랐다.

두 사람은 같은 학교 출신이라고 했다. 여이현이 학교에 있은 시간이 별로 길지 않았는데도 인상이 깊을 정도면 무언가 일어났을 게 분명했다.

“그 여자 절대 내 드라마를 본 적 없어.”

“네? 그건 어떻게 알았어요?”

노승아는 손톱을 바라보며 말했다.

“핸드폰에 내 이름을 검색한 기록이 있었어. 팬은 무슨, 그냥 말 걸려고 급하게 찾아봤던 거야. 나랑 오빠 사이가 궁금했겠지. 저 여자 보통내기가 아닌 것 같아. 괜히 엮여 봤자 좋을 게 없어. 운 좋으면 도움받을 수도 있겠지.”

김예진은 이제야 알겠다는 듯이 말했다.

“언니 진짜 똑똑해요!”

강하임은 제자리에서 한참이나 생각에 잠겼다.

‘여이현이 결혼했다고? 말도 안 돼!’

그녀는 섬뜩한 눈빛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우리의 약속은 잊은 거야? 내가 성인이 된 다음 결혼하기로 했잖아! 나랑 그런 약속을 해놓고 어떻게 다른 여자랑 결혼할 수 있지? 도대체 누구랑 결혼한 거야?’

노승아의 대답은 아주 애매했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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