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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온지유는 별다른 감정 없는 얼굴로 한동안 셔츠의 자국을 응시했다.

여이현이 접대하는 자리에서 어쩔 수 없이 여자들과 어울려야 한다는 점은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어떤 사람도 그의 셔츠에 립스틱 자국을 남긴 적은 없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셔츠를 꼭 잡았고, 셔츠는 그녀의 손에서 점점 구겨지기 시작했다. 이때 욕실 문이 열리고 그녀는 벌떡 정신을 차렸다.

여이현은 욕실에서 나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는 그녀를 보고 물었다.

“왜 거기에 그러고 서 있어?”

온지유의 감정 변화를 알아채지 못한 그는 시간을 한 번 확인한 후 다시 말했다.

“평소에는 잠들었을 시간 아니야? 오늘은 왜 안 잤어?”

최근 온지유는 거의 그를 기다리지 않고 잠에 들었다. 예전에는 그가 돌아와야만 안심하고 잠들 수 있었는데 말이다.

지금은 그가 늦게 돌아와도 아랑곳하지 않고 잠들었다. 물론 온지유가 잠자는 시간까지 그가 상관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전과 다른 세세한 변화에서 오는 기분의 낙차가 도무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선명했다.

그가 술을 먹고 돌아왔는데도 온지유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았다. 그녀는 그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이건 노승아가 물어봐야 할 일이다. 애초에 립스틱 자국의 주인이 노승아일 수도 있었다.

“옷은 세탁기에 넣어줄게요.”

온지유는 차분하게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여이현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간을 찡그렸다. 그녀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냉기를 알아챘던 것이다.

‘이제는 나를 쳐다보는 것도 싫다는 건가?’

생각하다 보니 여이현도 기분이 나빠졌다. 그는 이불을 덮고 옆으로 누워 잠을 청하려 했다.

온지유가 돌아왔을 때, 여이현은 등을 돌린 채 이불을 단단히 덮고 있었다. 이미 잠들었는지 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온지유는 그를 방해하지 않고 마찬가지로 등을 돌려 누웠다.

두 사람 사이에 드넓은 강이 있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여이현은 이불을 걷어냈다. 잠들기는커녕 땀만 흠뻑 났다. 그는 고개를 돌려 깊은 잠에 빠진 온지유를 확인했다. 그녀는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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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효선
이름 오타가 너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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