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8화

작가: 류한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7-10 19:00:00
그러나 여이현은 쉬고 싶다는 이유로 만나주지 않았다.

배진호는 병실 문 앞을 가로 막고 서 있으며 공손하게 말했다.

“노승아 씨, 대표님께선 쉬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가시라고 하셨습니다.”

노승아가 말했다.

“괜찮아요. 전 이미 오늘 쉬고 싶다고 감독님한테 말씀드렸거든요. 감독님도 그러라고 하셨으니 오빠가 퇴원할 때까지 여기 있어도 돼요.”

배진호는 조금 난감해져 에둘러 말했다.

“대표님께선 지금 쉬고 싶답니다.”

노승아는 병실 안을 힐끔 보았다. 배진호의 뜻을 알고 있었던 그녀는 더는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

“그럼 이것만이라도 오빠한테 전해 줘요. 마침 집으로 돌아가 아주머니께 음식을 만들어 달라고 할 생각이었거든요.”

“네, 노승아 씨.”

배진호는 그녀가 건네는 서류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서류에 적힌 글씨를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노승아는 그렇게 작별 인사를 하곤 떠났다.

그녀의 매니저가 말했다.

“언니, 왜 안 들어가요? 어렵게 온 기회인데...”

“괜찮아. 조급할 것 없어. 어차피 앞으로 나한테 기회가 많이 차려질 테니까. 일단은 이현 오빠네 집으로 가자.”

그녀에겐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병실 안.

배진호는 아직도 망설이고 있었다.

노승아가 건넨 서류를 여이현에게 전달해야 할지 말지 말이다.

여이현은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가 곁에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입을 열었다.

“할 말이 있으면 하세요.”

배진호는 하는 수 없이 그 서류를 그에게 건넸다.

“대표님, 이건 아마 온 비서님의 서류 같습니다.”

그제야 여이현은 눈을 떴다. 하지만 그의 두 눈에 ‘이혼 신고서'라는 커다란 글씨가 들어왔다.

그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

“언제 온 거죠?”

배진호가 답했다.

“노승아 씨가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아마 온 비서님이 노승아 씨한테 준 것 같습니다.”

여이현은 이혼 서류를 손에 들었다. 믿을 수 없어 서류를 다시 한번 꼼꼼히 확인해 보았다. 그러다가 발견한 온지유의 사인에 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원래부터 좋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9화

    그녀는 온지유가 가지 못하게 꽉 붙잡았다. 지금 이 순간 온지유를 죽이고 싶은 충동도 생겼다.“넌 처음부터 불운을 몰고 다니는 년이었지. 너만 없었으면 우린 전부 다 잘살고 있었을 거야. 네 아빠도 우리 가족을 도와주고 행복하게 살았을 거라고. 네가 중간에서 이간질하는 바람에 네 아빠는 더는 내 남편을 도와주지 않겠다고 한 거야. 이 악랄한 X! 오늘 반드시 널 죽여버릴 거야!”장수희는 손을 뻗더니 그녀의 머리채를 잡으려고 했다.그녀는 반사적으로 피하면서 장수희를 밀어내려고 했다.장수희의 손톱은 조금 길었기에 결국 그녀의 얼굴에 상처를 내고 말았다.“저기요, 아주머니. 여긴 경찰서예요. 경찰서에서 이러시면 폭행죄로 구치소에 들어갈 겁니다!”장수희는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잡아가! 어디 한번 잡아가 보라고! 그전에 내가 반드시 이 X부터 죽이고 갈 거야! 이 X 죽이고 지옥 갈 거라고!”경찰의 만류에도 계속 손을 뻗는 장수희에 결국 경찰은 그녀를 제압하는 수밖에 없었다.제압당한 장수희는 버둥거리며 온지유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온채린의 안색이 창백해지고 눈물이 떨어졌다.“엄마, 제발 진정 좀 하세요. 엄마가 구치소에 들어가면 저는 어떻게 하라고요.”온채린은 온지유 앞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빌었다.“언니, 잘못했어요. 전부 저랑 엄마 탓이에요. 그러니까 한 번만 봐주세요. 맹세할 수 있어요. 앞으로는 절대 언니 가족 찾아가 힘들게 하지 않을게요.”온지유는 자신의 볼을 만졌다. 그러자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장수희의 손톱에 긁힌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이제 더는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떨구어 온채린을 보았다. 그녀의 눈빛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절대 합의는 없다고.장수희는 그렇게 경찰에게 끌려나갔다. 끊임없이 저주를 퍼부으며 말이다.“죽어! 죽어버리라고!”온채린은 울면서 따라갔다. 그럼에도 장수희의 두 손엔 차가운 철수갑이 채워졌다....노승아는 여이현의 본가로 왔다.여진숙은 그녀가 올 것을 알고

    최신 업데이트 : 2024-07-10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80화

    여진숙이 급히 말했다.“서로 만난 적이 있다고 했으니 잘됐구나. 승아야, 저 아이는 주소영이라고 한단다.”“그리고 얘는 노승아란다.”주소영은 노승아를 자세히 훑어보았다. 순간 무언가를 깨달은 듯 다소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아주머니, 이분이 혹시... 대표님의 첫사랑인가요?”그녀는 여진숙이 자신의 아이를 받아주었으니 자신도 받아줄 거로 생각했다.그런데 아니었다.노승아는 여이현의 첫사랑이란 칭호를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안녕하세요. 아주머니께서 이미 저한테 소영 씨에 대해 말씀해 주셨어요. 이현 오빠 아이를 배서 지금 집에서 태교에 집중하고 있다면서요.”주소영은 무의식적으로 배를 감쌌다. 행여나 노승아가 자신의 아이를 해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노승아도 그런 그녀의 마음을 눈치채고 말했다.“아, 걱정하지 말아요. 이현 오빠 아이라고 했으니까 당연히 잘 대해줘야죠. 아이를 낳고 나면 소영 씨는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예요.”주소영은 그래도 의심이 갔다.“정말로 제가 아이를 낳아도 괜찮아요?”노승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전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에요. 절 믿지 못하시겠다면 아주머니를 믿으셔도 돼요. 어차피 그 아이는 아주머니 손주잖아요. 그러니 당연히 해칠 리가 없죠.”여진숙은 당연히 손주를 원했다.“소영아, 넌 아무 걱정 말고 태교에 집중하거라. 승아는 내 친딸이나 다를 바 없는 아이란다.”그 말을 들은 주소영은 어딘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노승아가 여이현의 첫사랑이라고 했으니 그럼 언제든지 그녀의 자리를 빼앗을 수 있었다.온지유를 쫓아내고 나니 이번엔 노승아가 나타났다.딱히 달라진 것은 없었다.하지만 노승아를 아주 살갑게 대하는 여진숙의 모습을 보니 노승아를 아주 마음에 들어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두 사람과 계속 대화를 이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핑계를 댔다.“아주머니, 전 피곤해서 방으로 돌아가서 쉴게요.”여진숙은 주소영의 핑계를 눈치채지 못했다.“그래, 올라가서 쉬어라.”노

    최신 업데이트 : 2024-07-10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81화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여진숙이 받아들이지 않았는가.그녀는 여진숙의 앞에서 대놓고 싫은 티를 낼 수 없었다.그리고 악녀가 되기도 싫었다.한참 후.누군가가 노크했다.방에 있던 주소영은 노크 소리에 물었다.“누구세요?”“저에요. 노승아.”주소영은 머뭇거리다가 문을 열어주었다.노승아는 무언가가 담긴 그릇을 들고 서 있었고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쉬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국 좀 떠왔어요. 아주머니께서 끓이신 건데 아주 맛있거든요.”주소영이 대꾸했다.“전 입맛이 없네요.”주소영은 국그릇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곤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혹시 저 때문에 입맛이 없는 거예요?”주소영이 급히 말했다.“아녜요. 정말 그런 거 아녜요.”“그럼 됐어요.”노승아는 친근하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아직 어리니까 그냥 언니라고 불러요. 혹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말해도 돼요.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다 도와줄게요.”열정적인 그녀의 모습에 주소영은 조금 당황했다.“전...”“괜찮으니까 불러봐요. 전 외동딸이라 어릴 때부터 여동생이 그렇게 갖고 싶었거든요. 마침 소영 씨가 저랑 닮았으니까 언니 동생처럼 지내고 싶어서 그래요.”노승아는 뭔가 생각난 듯 말을 이었다.“참, 제가 비서한테 아이 옷 좀 사 오라고 했어요. 마음에 드나 안 드나 한번 봐줘요. 혹시 마음에 안 들면 우리 같이 가서 다른 거로 바꿔요.”말을 마친 뒤 노승아는 쇼핑백에서 아이의 옷을 두 벌 꺼냈다.순간 주소영은 그녀에게서 친근감을 느꼈고 바로 모성애가 가득한 눈길로 그녀를 보았다.“괜찮은데 뭘 이런 걸 다 사 오셨어요. 제 아이 옷을 선물해준 사람은 언니가 처음이에요. 하지만 아직 임신 4주 차라 배도 그렇게 나오지 않았어요.”그녀는 노승아가 꺼낸 아이의 옷을 받았다.아직 아이의 옷을 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그런데 이렇게 자그마한 옷을 보니 아주 귀엽게 느껴졌다.노승아가 말했다.“일찍 준비해두면 좋죠. 소영 씨 아이는

    최신 업데이트 : 2024-07-11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82화

    그녀의 말에 주소영은 순간 두려움을 느꼈다.온지유는 여이현을 좋아하고 있기에 깔끔하게 이혼해줄 리가 없었다. 정말로 그녀를 속이려고 그렇게 말한 것일까?예전에도 온지유는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너무 여이현에게 푹 빠져 있지 말라고. 그런데 온지유도 여이현에게 푹 빠져 있지 않은가.그녀는 지금 임신한 상태이다. 어쩌면 앞으로 온지유는 그녀의 아이를 없앨 계획도 세울 수 있었다.주소영은 본능적으로 배를 감쌌다.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절대 온지유의 뜻대로 되지 않게 이 아이를 지켜내리라 다짐했다.노승아는 그런 주소영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럼 푹 쉬어요. 제가 가져온 걸 꼭 마시고요. 아이한테 좋은 거예요. 전 이만 나가볼게요.”말을 마친 뒤 노승아는 방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입가엔 비릿한 미소가 걸려있었다.노승아가 했던 말 때문에 주소영은 불안감을 느꼈다.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그러다가 온지유의 숙모와 사촌 여동생이 떠올랐다. 두 사람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온지유는 진술을 마치고 경찰서에서 나왔다.“지유야!”온재준이 경찰서 앞에 서 있었다.그는 온경준과 닮지 않았다. 나이는 50대에 얼굴은 누렇게 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주름이 가득했다. 담배꽁초를 바닥으로 던져 발로 비벼 끄면서 따져 물었다.“네 숙모는?”온지유는 눈앞에 있는 삼촌에게 딱히 별다른 정이 없었다.그녀와 온재준은 어릴 때부터 친하지 않았다.장수희는 항상 온재준의 앞에서 나쁜 말을 해댔고 두 사람의 사이를 이간질했기에 그녀와 온재준의 사이는 좋지 않았기에 한 번도 그녀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어릴 때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랑 같이 살았었다. 장수희는 그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그녀를 더 예뻐한다고 생각했고 온채린에게 관심이 없다고 여겼다. 그래서 두 사람에게 아주 불만이 많았다.온재준은 그런 장수희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고 그녀의 가족에게 관심을 끊어버렸다.온지유는 무뚝뚝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했다.“몰라요. 들어가서 경찰에게 물어보세요.”“채

    최신 업데이트 : 2024-07-11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83화

    온재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계속 담배를 태웠다.“너는 애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나한테 돈이 있었으면 당연히 갚았을 거 아니니? 나중에 갚는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돈이나 내놓으면 돼.”“전 삼촌한테 빌려줄 돈 없어요. 다른 일도 있으니까 전 이만 먼저 가볼게요.”온재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서는 그녀의 모습에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담배를 바닥에 던지며 흉악스럽게 소리를 질렀다.“온지유. 너 나한테 자꾸 그러면 안 될 텐데. 나중에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두렵지도 않냐?!”온지유는 그대로 시동을 걸어 떠나버렸다.그녀는 온재준이 뭘 원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의 가족은 끝이 보이지 않는 블랙홀 같았다. 그녀가 돈을 빌려주기만 하면 그들은 앞으로도 계속 찾아와 돈을 요구할 것이다.마침 두 사람의 모습을 구석에 숨어 있던 주소영이 전부 보고 있었다.온재준은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 흉악한 얼굴로 온지유가 떠나간 자리를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 그를 보던 주소영은 무언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했다.이번엔 반드시 온지유를 이 세상에서 치워버릴 생각이었다. 더는 자신에게 위협이 될 수 없게, 아이에게도 해가 되지 않게 말이다.그녀만 처리한다면 어쩌면 자신이 여씨 집안 안주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주소영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온지유는 운전하고 있었다. 마침 걸려온 백지희의 전화에 블루투스를 연결해 받았다.백지희는 금방 하던 일을 마치고 그녀에게 연락한 상태였다.“너 정말로 여이현과 이혼할 거야?”온지유가 답했다.“이혼 서류도 이미 전해줬어. 그 사람만 작성하면 바로 구청으로 갈 거야.”백지희는 궁금했다.“여이현이 흔쾌히 사인해 주겠대?”온지유는 뜸을 들였다.“아니, 그런 말은 하지 않았어. 하지만 사인 안 하겠다고도 하지 않았어. 어차피 난 그 사람과 결혼한 후 3년 뒤에 이혼하기로 계약했었어. 전에도 나한테 이혼하겠다고 했었으니까 아마 사인해 줄 거야.”그녀가 만약 그

    최신 업데이트 : 2024-07-11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84화

    배진호는 하는 수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러나 곧바로 다시 걸려왔다.“대표님,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배진호가 말했다.여이현은 오늘의 신문을 읽고 있었다. 고개를 들자 핸드폰은 다시 울리고 있었고 화면엔 백지희의 이름이 크게 떠 있었다.평소였다면 백지희는 그에게 연락할 일이 거의 없었다.만약 그에게 연락했다고 해도 전부 온지유와 관련된 것이었다.여이현은 신문을 내려놓았다.“주세요.”배진호는 핸드폰을 여이현에게 건넸다. 전화를 받자마자 다급한 백지희의 목소리가 들렸다.“여이현 씨,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예요! 정말로 지유가 죽든 말든 신경 쓰이지 않는 거예요?!”다급한 목소리에 여이현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틀어 물었다.“무슨 일인데요?”“지유가 연락이 안 돼요!”백지희는 계속 말을 이었다.“분명 한 시간 뒤에 저를 데리러 오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연락이 안 돼요. 지유는 시간을 칼같이 지키는 사람이에요. 절대 아무 이유도 없이 약속 시간을 어길 사람이 아니라고요. 분명 무슨 일이 생겼을 거예요!”여이현의 미간이 확 구겨졌다. 마음속에 들끓던 분노도 가라앉았다.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백지희에게 말했다.“지유가 어디로 간다고 말한 적 있어요?”백지희는 후회되었다. 그때 한 시간 동안 뭐하러 가는지 물어보았었다면...“아니요. 안 물어봐서 모르겠어요.”“일단 알겠어요.”여이현은 백지희와 더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 어떻게든 온지유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기에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그의 팔에는 여전히 주삿바늘이 꽂혀 있었다. 걸리적거렸는지 망설임도 없이 확 빼버렸다.느껴지는 통증을 참아가며 일어나 배진호에게 말했다.“얼른 차 대기 시켜요!”배진호는 그가 걱정되었다. 하지만 지금 온지유는 연락되지 않았기에 사람을 찾는 것이 먼저였다.여이현은 옷을 챙겨 입고 병실을 나가려 했다. 마침 그의 상태를 확인하러 온 의사가 들어왔다.“여 대표님,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요? 수술 부위 아직 회복되지 않았습니

    최신 업데이트 : 2024-07-11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85화

    여이현은 황급히 핸드폰을 들어 CCTV에 찍힌 남자의 종적을 보았다.상대는 아마도 자신의 행동이 CCTV에 찍힐 거라곤 인지하지 못한 것 같았다. CCTV를 피하긴 했지만, 구석에 있던 또 다른 CCTV에 옷 갈아입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납치범을 찾는데 시간이 꽤나 걸렸다.하지만 결국엔 찾아냈다.“당장 출발해요.”그들은 빠르게 납치범이 종적을 쫓아 떠났다....온지유는 엄청난 피로감을 느꼈고 온몸에 힘도 없었다. 분명 쉬고 있음에도 깊은 잠에 빠져 눈을 뜰 수가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어렴풋이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다.“이제 어떻게 하죠?”“납치까지 했는데 당연히 깔끔하게 처리해야죠!”여자의 목소리도 들려왔다.“처리하라니요? 지금 나더러 사람을 죽이라는 소린가요? 이 아이는 내 조카예요. 안 돼요, 돈을 더 줘요!”온재준은 조금 망설여졌다. 그는 온지유를 죽일 생각이 전혀 없었다.“여이현한테 전화를 걸어서 돈을 달라고 해야겠어. 아내를 살리고 싶으면 어떻게든 돈을 주겠지!”“미쳤어요?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온재준이 핸드폰을 꺼내자 여자는 당황한 듯 그를 말렸다.“여이현이 알게 되면 우리 둘 다 죽은 목숨이라고요. 그쪽이 온지유를 여기까지 납치했으니 어쩌면 이미 알아내서 여기로 올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얼른 처리해야죠. 더 큰 화를 입기 전에!”온재준은 눈앞에 있는 여자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자꾸만 처리하라고 말하는 것이 너무도 거슬렸다.“아니, 내 골칫거리를 해결해 준다고 하지 않았어요? 설마 처음부터 다른 목적이 있었던 거예요?”여자는 바닥에 누워있는 온지유를 보았다. 아직도 살아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여자는 아주 초조해졌다.“우린 모두 한 사람을 미워하고 있어요. 온지유가 그쪽한테 어떻게 대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그쪽 상황을 알고도 무시했잖아요. 아니지, 오히려 불구덩이로 밀어 넣었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왜 가족인 척하는 거예요? 얼른 처리해요. 그래야 모든 게 해결되니까요!”

    최신 업데이트 : 2024-07-12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86화

    “저한테 돈이 있어요. 그러니까 저 좀 살려주세요!”온지유의 몸엔 옷이 젖을 정도로 식은땀이 났다. 그녀는 입을 크게 벌려 숨을 몰아쉬었다.그녀는 일단 살고 봐야겠다고 생각했다.두 눈에 점차 초점이 생기고 그제야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그녀는 아주 어지러운 창고에 두 손 묶여 있었다.눈앞에 있는 사람을 본 그녀는 창백해졌다.“삼촌.”온재준은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이제야 날 삼촌이라고 부르는 거니?”온지유는 온재준이 자신을 납치할 줄은 몰랐다.그녀도 더는 온재준에게 무언갈 바라지 않았다.“어떻게 해야 절 풀어주실 건가요?”“아까 네 입으로 말하지 않았나? 돈이 있다고.”온재준은 말을 이었다.“이 카드에 돈이 있는 거, 맞지?”온재준이 들고 있던 카드는 여이현이 준 카드였다.“네, 있어요.”온재준은 바로 미소를 지으며 탐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얼마 들어 있는데?”온지유가 물었다.“그 돈을 주면 절 풀어주실 거예요?”그가 그러겠다고 말하려던 순간 갑자기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요!”창고엔 다른 사람도 있었다.온지유는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여자는 어두운 구석에 숨어 나오지 않았다.“풀어주면 안 돼요. 풀어주면 아저씨는 감방에 가게 될 거라고요!”여자의 목소리를 듣고도 온지유는 상대가 누군지 알아채지 못했다.여자는 일부러 자신의 목소리 톤을 바꾸었다. 행여나 온지유가 자신인 것을 알아챌까 봐 말이다.“삼촌, 여기 다른 사람도 있네요.”온재준이 말했다.“그러게 순순히 내놓으라고 할 때 내놓았으면 좋았잖아. 네가 안 내놓고 버티니까 이렇게 된 거잖아.”“그래서. 비밀번호는 뭔데?”그는 또 물었다.온지유는 그가 들고 있는 카드를 보았다.“제가 그걸 알려드리면 절 풀어줄 거라는 확신은 어떻게 하죠? 삼촌이 데리고 온 사람은 아마도 내 목숨이 목적인 것 같은데요.”반응이 이토록 격렬한 것을 보니 여자는 온재준을 이용해 그녀를 납치한 것 같았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7-12

최신 챕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57화

    밖으로 가는 도중 남태건은 권용민을 진정시키는 척 불 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말만 계속했다.문 앞에 도착한 그들은 마침 배진호와 마주쳤다.“무슨 담으로 여기에 온 거냐! 딸을 그렇게 해코지해놓고 지금 와서 또 무슨 짓을 벌이려고?”권용민은 소매를 걷고 주먹을 꽉 쥐었다.쭉 신사적인 태도로 살아왔던 그는 말로 처리할 수 있는 일에는 절대 손을 올리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의 그는 딸을 위해 배진호의 얼굴에 한 방 날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아버님, 죄송합니다. 제가 다솔 씨를 지키지 못한 탓입니다. 제가...”배진호는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태건이 그의 말을 끊었다.그는 진실이 밝혀질까 봐 불안해 급히 배진호를 쫓아내려 했다.“두 분은 이미 이혼하셨지 않나요. 지금 이곳에 있을 자격은 없다고 봅니다만. 당장 여기서 떠나세요, 될수록 멀리요. 이미 다솔이를 죽을 만큼 괴롭게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부모님들도 편치 않게 만들 작정인가요!”“태건 씨, 사람을 모함하는 데에도 정도가 있습니다!”배진호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둘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원수처럼 누구도 물러서지 않으려 했다.남태건은 인품에 문제가 있었다. 그가 한 짓들은 비겁하다는 단어 외에 묘사할 방법이 없었다.하지만 남태건은 그런 짓들을 벌이고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는 비웃음이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진호 씨는 이미 내기에서 졌어요. 당장 다솔이 곁에서 떨어져서 다시는 접근하지 마세요. 뒤에서 꼼수를 부릴 생각은 꿈도 꾸지 말고요.”배진호는 인터넷의 여론을 떠올렸다.다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권용민의 모습을 보고 그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권용민은 분명 이 모든 것이 배진호가 벌인 짓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하지만 배진호가 권다솔을 해칠 리가 있는가?“아버님, 인터넷의 그...”“퍽!”남태건은 급한 마음에 결국 배진호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그는 배진호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게 하려는 생각뿐이었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56화

    비서가 그에게 모든 일을 설명하고 나서야 배진호는 진실을 알게 되었다.배진호는 자신이 어떤 모욕을 들어도 상관없었으나 권다솔이 상처를 받지는 않았는지가 걱정이었다.“다솔 씨는 제게 미안할 일은 전혀 한 적이 없어요. 이런 말들을 들어야 할 사람이 아닙니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죠?”설령 권다솔이 정말로 다른 남자와 함께 있다 하더라도 그 남자가 좋은 사람이면 가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배진호가 권다솔에게 험한 말을 할 리가 없었다.권다솔은 좋은 여성이었다. 둘이 헤어지게 된 건 다 배진호가 잘해주지 못해 그녀에게 상처를 줬기 때문이다.“잘 모르겠어요. 누군가가 동영상을 업로드 한것이 지금 곳곳에 퍼져 나가고 있어요.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라가서 권다솔 씨 집에서 반격을 하고 있습니다.”비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모두 전해주었다.배진호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바로 사람을 시켜서 해명하도록 하세요. 함부로 루머를 퍼뜨리고 있는 계정에는 고소장을 보내고요. 앞으로 또 근거 없는 말들을 하면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하겠습니다.”말을 마치고 그는 밖으로 걸음을 돌렸다.배진호는 당장 권다솔을 만나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다.비서는 바로 해명 글을 올리러 갔다.하지만 밀접히 인터넷 여론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남태건이 이 일을 쉽사리 해명하게 놔둘 리가 없었다.배진호가 해명 문장을 올린다면 그 문장들 사이에서 트집을 잡아내 또 네티즌들을 자극 시키면 된다.동시에 권용민과 김영은에게 배진호가 한 ‘악행’들을 전해주기도 했다.“다솔이는 너무 순진했던 겁니다.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곱게 키우셔서 사회의 어두운 면을 잘 몰랐던 거죠. 그래서 배진호의 본성을 알아 채지 못한 겁니다. 배진호라는 사람도 정말 지독하죠. 아무리 그래도 부부였던 사이인데 남은 정도 없는 걸까요.”“우리 딸에게 욕받이를 시키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건가!”권용민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힘껏 상을 내리쳤다. 눈에는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55화

    석규리는 눈시울을 붉혔다.“아주머니, 제가 아주머니 며느리가 될 복이 없었던 거예요.”“그런 소리 하지 마라. 너는 착한 아이야. 네 복은 꼭 있을 거란다.”정미진은 석규리를 위로하며 말했다. 그리고 또 배진호를 불러왔다.배진호는 부름에 다가왔지만 석규리와 거리를 두고 있었다.그는 석규리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정미진은 배진호의 손을 잡고 석규리에게 쥐여주며 말했다.“진호야, 엄마는 이번 생에 소원이 이 하나밖에 없다. 하지만 너는 기어코 나를 만족시켜 주지 않으려는 거니. 그럼 규리를 딸로 삼아 네 여동생으로 하련다. 그럼 됐지?”“어머니, 제게 동생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러세요. 성연이가 옆에 있지 않아요?”배진호는 어이가 없었다.어머니는 아직 치매가 올 나이도 아닌데 왜 벌써 헛소리하는걸까.정말 딸이 갖고 싶었으면 왜 진작에 둘째를 갖지 않았단 말인가. 현대 의학 기술이 있으니 정 안되면 체외 수정으로 낳으면 됐지 않은가.차에 약을 타고 석규리와 같은 방에 가둬둔 일도 그렇다. 둘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지만 관계는 어색해졌다.그런데 지금 와서 오빠, 동생이 되라니 말도 안 된다.“성연이는 날 외숙모라고 부르는 사이잖니. 딸이랑은 달라. 진호야, 엄마는 네가 규리랑 사귀라고 하는 것도 아니야. 그저 딸이 하나 갖고 싶을 뿐이다. 동생 하나 늘어나는 게 그렇게 싫어서 나를 반대해야만 하겠니?”정미진은 또 눈물 공세를 펼쳤다.“어머니, 딸이 갖고 싶으시다면 그렇게 하세요. 하지만 저는 동생이 필요 없습니다. 앞으로는 각자 알아서 사는 걸로 하죠.”배진호는 어머니에게 양보했지만 이런 터무니 없는 요구는 아무리 물러 선다고 해도 동의할 수 없었다.정미진도 그 점에 대해서는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딸을 집에 들이겠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진짜 목적은 석규리를 계속 옆에 두고 있기 위해서였다. 배진호와 석규리가 같이 있을 명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배진호는 방금 직접 정미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는 석규리를 쫓아낼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54화

    “아직 수술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어머님 상황이 많이 안 좋으세요. 성공 확률은 아주 낮습니다.”의사는 한숨을 내쉬었다.“워낙 심장의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외출혈까지 생겨버렸으니 아주 손 쓰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의사로 일을 한 지 오래되지만 이런 케이스는 처음이네요.”배진호는 가슴이 서늘해졌다.그는 어머니가 결혼 생활에 집착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음 한편에서는 어머니가 더 이상 간섭해 오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쭉 자리 잡고 있었다.하지만 그 대가가 어머니의 목숨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선생님, 그러면...”“질문이 있으시다면 나중에 해주세요. 먼저 이 동의서에 사인 좀 부탁드립니다. 지금 낭비하는 매분 매초가 어머니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어요.”의사는 배진호의 말을 잘랐다.옆에 있던 간호사가 재빨리 사인용 펜과 동의서를 가져왔다.배진호는 펜을 들고 급히 동의서에 이름을 적어 내렸다. 그리고 수술실로 돌아가는 의사를 지켜보고 있었다.문은 다시 닫히고 붉은 등이 켜졌다. 그의 심장은 이미 목구멍까지 튀어 올랐다.하지만 수술실 안에서 정미진은 유유히 수술대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모습에서는 전혀 위급 환자의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우리 아들 정말로 감쪽같이 속았죠?”돌아온 의사를 바라보며 정미진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 애는 아직도 고집을 부렸을 거라니까요. 다 커서도 어쩌면 저렇게 말을 안 듣는지.”“속기는 속았지만 이 뒤는 환자분 연기에 달렸어요. 갓 수술을 마친 환자는 아주 허약한 상태일 거니까요.”주현도는 정미진의 옆으로 다가가며 말했다.그의 집안은 의료업계에 종사하고 있었고 오늘은 마침 수술실을 쓰는 환자가 없었다. 그래서 비워진 수술실을 써 정미진의 연기를 도와준 것이었다.“당연하죠, 안심하세요. 연기를 하려면 끝까지 해야죠. 나도 잘 알고 있어요.”정미진이 웃었다.그녀는 시간을 확인하고는 주현도와 몇 마디 나누고 시간을 맞춰 다시 병상에 누웠다.주현도는 직접 그녀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53화

    반대로 그녀는 남태건의 눈물이 권다솔을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다.사랑하고 있었기에 권다솔의 처지에 공감하여 마음을 앓고 있는 것일 테다.권다솔은 남태건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말했지만 부모님들의 초췌한 모습을 보고도 다른 방법이 있을 리가 없었다.남태건을 바로 쫓아낼까?하지만 그렇게 하면 부모님들의 마음을 짓밟는 꼴이 된다. 권다솔은 별수 없이 남태건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녀는 부모님과 함께 소파에 앉았다.“아버님, 어머님, 제가 오는 길에 이미 대책을 생각해 뒀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다솔이를 끌어내리려 한다면 저희도 똑같이 갚아주면 됩니다. 진호 씨도 마냥 깨끗한 사람은 아니잖아요? 본인도 다른 여자와 놀러 다니고 있지 않습니까!”남태건은 자신의 계획을 말했다.그는 힘껏 탁자를 내리쳤다.“다솔이와 저는 따로 연락하고 지낸 적 없지만 진호 씨는 정말 바람을 피고 있었어요. 게다가 다솔이는 아이 까지 잃고 말이에요. 저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뺏어 버릴 겁니다.”하지만 권다솔은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자신의 루머에 대한 해명만 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이었다.“전 당당해요. 바람을 피운적 없으니까요. 인터넷에서 함부로 입을 놀리는 사람들도 회사에 우수한 변호사 그룹이 있으니 고소해버리면 되겠죠. 그렇게 일을 키울 건 없어요.”언제까지고 서로를 끌어내리려고 아득바득 힘을 쓰다가는 끝이 없었다.물론 권다솔이 아직 배진호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한 것도 있었다. 두 사람은 깊이 사랑하던 사이었고 지금은 헤어졌다 하더라도 배진호를 괴롭힐 생각은 없었다.남태건은 당연히 그런 권다솔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그는 일부러 사실을 과장되게 전파해 권다솔과 배진호의 사이를 틀어지게 만들었고 가능하다면 둘을 원수 사이로 만들어 버리고 싶었다.하지만 남태건은 직접 나서서 반대하지는 않았다.그는 난감한 척 부모님을 바라보며 말했다.“다솔아, 이런 말을 해도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두 분 마음도 좀 헤아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52화

    권다솔이 침착한 모습일수록 김영은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졌다.차라리 울며 소리치거나 집 안 물건을 부수는 게 나았을 것이다. 이렇게 조용하고 담담한 모습은 오히려 김영은을 더 걱정하게 만들었다.김영은은 그녀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다솔아, 너도 알다시피 우리에겐 네가 하나뿐인 딸이야. 네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랑 네 아버지는 정말 살 수 없을 거야.”인터넷에서 사람들이 무차별적으로 욕을 퍼부으니 김영은은 딸이 그 비난을 감당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봐 두려웠다.하지만 권다솔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권다솔은 손을 뻗어 엄마를 꼭 안았다. 원래 통통했던 김영은의 체형이 걱정 때문에 야위어버린 것이 느껴졌다.모두 그녀를 걱정해서 그렇게 된 것일 테다.“아이는 잃었지만, 엄마 아빠가 계시잖아요. 부모님은 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분들이에요. 제가 잘 모시고 효도할게요. 엄마, 아빠, 온라인에서 떠도는 말들은 사실이 아니잖아요. 우리가 진실을 밝히면 문제없을 거예요.”권다솔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초인종이 울렸다. 그녀는 급히 문 앞으로 가서 바깥을 살폈다.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남태건이었다.권다솔은 문을 열며 물었다.“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예전 아버님과 어머님이 이 집을 샀을 때 우리는 이웃이었고 바로 옆집에 살았잖아. 작년에 이 집을 리모델링하면서 현관에 방범 카메라를 설치했어.”남태건은 손가락으로 옆을 가리켰다.권다솔은 그의 손끝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남태건이 방범 카메라로 자신을 확인하고 급히 달려왔다는 말인가?이 상황은 권다솔에게 약간 꺼림칙한 기분을 들게 했다. 마치 감시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하지만 남태건은 우연히 옆집에 살고 있었을 뿐이고 집 앞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권다솔은 별 할 말이 없어 하는 수 없이 예의삼아 대답했다.“그거 참 우연이네요.”“태건이 왔니?”멀리서 소리를 들은 김영은이 걸어 나오며 인사말을 건넸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51화

    혹시라도 그녀가 순간의 감정에 휘말려 스스로를 해치기라도 하면 부모로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아버지, 무슨 일이든 저에게 말씀해 주세요. 모든 일을 혼자 짊어지실 필요 없어요.”권다솔은 결코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아버지 앞에 서서 말하지 않으면 여기서 움직이지 않을 거라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김영은도 남편 곁으로 다가와 설득하기 시작했다.“한 집안 사람인데 무슨 말을 못 하겠어요? 만약 진호 씨가 정말 잘못을 했다면 더더욱 다솔이에게 알려줘야죠. 계속 감추는 건 오히려 더 큰 상처만 줄 거예요.”딸이 배진호의 진짜 모습을 아는 것이 속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이었다.“정말 별일 아니야. 방금 지인이랑 얘기하다가 그 사람 사위 말이 나왔는데 참 좋은 친구라고다고 하더라고. 그러다 보니 진호 씨 생각이 나서 화가 난 거야. 됐어, 이제 그만하자 이런 불편한 얘기는.”권용민은 적당히 얼버무리며 넘기려 했다.하지만 권다솔은 오랜 세월 동안 아버지를 잘 알아 왔다.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그녀만큼 잘 아는 사람도 없었다. 몇 마디로 그녀를 설득하려는 시도는 통할 리 없었다. 권다솔은 바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아빠가 말씀 안 하시면 제가 직접 찾아볼게요. 아무리 그래도 아빠만 알고 우리 모두를 속일 순 없어요.”“다솔아, 제발 그러지 마라!”권용민은 급히 그녀를 막으려 했다.만약 권다솔이 SNS에 접속하기라도 한다면 모든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권다솔이 얼마나 무너지고 절망할지 몰랐다.권용민은 방금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차분히 대처했더라면, 권다솔이 듣지 못하게 했더라면, 바로 비서에게 사건을 무마하라고 지시했더라면 딸을 속일 수 있었을 것이다.“아빠가 저를 걱정해 주시는 건 알아요. 하지만 이미 이혼까지 왔잖아요. 무슨 일이든 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요.”권다솔은 단호히 말했다.권용민은 잠시 말없이 앉아 있었다. 그 순간 마치 십 년은 더 늙어버린 것처럼 보였다.결국 권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50화

    남태건은 권다솔의 멘탈이 무너지고 아주 힘들어할 때 손을 내밀어줄 생각이었다. 그래야만 권다솔의 기억 속 그의 이미지도 뒤바뀔 것이고 철저하게 배진호를 증오하게 될 것이다.“네, 대표님. 그럼 전 이만 처리하라던 서류를 마저 하러 가겠습니다.”비서는 그의 마음이 완벽하게 이해가 가는 것은 아니었다.정말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행복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악플의 위력은 어마무시했다. 그런데 남태건은 도와주지 않고 그저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었기에 비서는 남태건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다만 그는 일개 비서였고 월급쟁이였던지라 그가 끼어들 처지는 아니었다.비서가 나가자 남태건은 계속하던 일을 하면서 드문드문 여론을 확인했다.그는 아직도 미적지근한 사람들의 반응에 속으로 투덜댔다. 결국 성격이 급했던 그는 자기 지갑을 열어 여론을 만들었다....한편 권씨 가문.이혼 서류 신청하고 나온 뒤 권다솔은 비록 남태건의 차를 타고 오긴 했으나 오는 도중에 내렸다.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부모님에게도 말했다.“아빠, 엄마. 오늘 이혼 신청하러 갔으니까 이혼숙려기간만 지나면 완벽하게 남이 될 거예요. 그동안 전 아파트에서 혼자 살 거니까 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다솔아, 네가 혼자 나가 살고 싶다고 해도 엄마는 반대할 생각 없어. 하지만 너 혼자 짐을 다 옮길 순 없을 테니까 엄마랑 아빠가 함께 가주마.”김영은이 먼저 그녀에게 이사를 도와주겠다고 했다.권다솔은 원래 두 사람에게 부탁할 생각이 없었다.여하간에 나이가 많기도 했고 이사 업체에 연락하며 알아서 다 잘해주었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온 것도 모자라 이사까지 부탁하면 그녀는 자신이 불효녀인 것처럼 느껴졌다.그러나 두 사람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권다솔은 계속 거절만 하면 두 사람에게 상처가 될까 봐 걱정되었기에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엄마랑 아빠는 물건을 옮기실 필요 없어요. 제가 이사 업체에 연락해주면 알아서 옮겨줄 거니까 두 분은 그냥 저랑 함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49화

    그런 두 사람을 뒷모습을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배진호였다. 배진호는 가슴이 찢어질 듯 괴로웠다.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권다솔에게 집에 가자고 하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그에겐 그럴 자격이 없었다.“진호 씨, 전 권다솔 씨랑 같은 여자로서 잘 알아요. 권다솔 씨는 지금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었음에도 진호 씨를 놓아주지 않으려고 해요. 전형적인 어장관리녀인 거죠.”석규리는 계속 말을 이었다.배진호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전 여자를 때리지 않아요. 하지만 계속 내 인내심의 한계에 도전한다면 지금 마지막 경고를 해두죠. 그 입 닥쳐요.”“진호 씨!”석규리는 여전히 포기할 수 없었다.배진호가 대체 왜 이토록 권다솔을 사랑하는 것인지 이해 가지 않았다.하지만 적당한 선에게 멈추어야 했다. 만약 여기서 ‘적당히'를 모르고 계속 나댔다간 배진호의 분노를 일으켜 더는 수습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버릴 것이다.그녀는 입을 꾹 다물고 떠나가는 배진호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았다.곧이어 그녀는 미리 연락해둔 언론사에 다시 연락했다.“제가 찍으라고 한 건 전부 찍었죠? 제가 하라는 대로 하세요. 일이 끝나면 약속한 남은 돈을 입금할 테니까요.”그녀가 주겠다고 약속한 금액이 꽤나 많았다. 그러니 언론사에서도 당연히 거부할 리가 없었다.빠르게 인터넷엔 권다솔의 기사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심지어 영상 편집본까지 첨부되었다.영상 속의 권다솔은 가정 법원에서 나오자마자 남태건의 꽃다발을 받는 모습이었다.거기에다 일전에 남태건이 김영은에게 전송했던 사진도 석규리는 언론사 기자에게 연락해 전부 기사로 내라고 했고 얼추 타임라인까지 정리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권다솔은 네티즌들의 악플 공격을 받게 되었다.[그러니까 권다솔이라는 사람이 이혼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남자랑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는 거네요? 둘이서 바닷가도 가고 가정 법원에서 나온 뒤 꽃다발도 받고? 두 사람 뭐가 이렇게 급하대요?][정말 역겹네요. 설마 이혼 신청하고 나온 가정 법원 앞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