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8화

그러나 여이현은 쉬고 싶다는 이유로 만나주지 않았다.

배진호는 병실 문 앞을 가로 막고 서 있으며 공손하게 말했다.

“노승아 씨, 대표님께선 쉬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가시라고 하셨습니다.”

노승아가 말했다.

“괜찮아요. 전 이미 오늘 쉬고 싶다고 감독님한테 말씀드렸거든요. 감독님도 그러라고 하셨으니 오빠가 퇴원할 때까지 여기 있어도 돼요.”

배진호는 조금 난감해져 에둘러 말했다.

“대표님께선 지금 쉬고 싶답니다.”

노승아는 병실 안을 힐끔 보았다. 배진호의 뜻을 알고 있었던 그녀는 더는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

“그럼 이것만이라도 오빠한테 전해 줘요. 마침 집으로 돌아가 아주머니께 음식을 만들어 달라고 할 생각이었거든요.”

“네, 노승아 씨.”

배진호는 그녀가 건네는 서류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서류에 적힌 글씨를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노승아는 그렇게 작별 인사를 하곤 떠났다.

그녀의 매니저가 말했다.

“언니, 왜 안 들어가요? 어렵게 온 기회인데...”

“괜찮아. 조급할 것 없어. 어차피 앞으로 나한테 기회가 많이 차려질 테니까. 일단은 이현 오빠네 집으로 가자.”

그녀에겐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병실 안.

배진호는 아직도 망설이고 있었다.

노승아가 건넨 서류를 여이현에게 전달해야 할지 말지 말이다.

여이현은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가 곁에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입을 열었다.

“할 말이 있으면 하세요.”

배진호는 하는 수 없이 그 서류를 그에게 건넸다.

“대표님, 이건 아마 온 비서님의 서류 같습니다.”

그제야 여이현은 눈을 떴다. 하지만 그의 두 눈에 ‘이혼 신고서'라는 커다란 글씨가 들어왔다.

그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

“언제 온 거죠?”

배진호가 답했다.

“노승아 씨가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아마 온 비서님이 노승아 씨한테 준 것 같습니다.”

여이현은 이혼 서류를 손에 들었다. 믿을 수 없어 서류를 다시 한번 꼼꼼히 확인해 보았다. 그러다가 발견한 온지유의 사인에 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원래부터 좋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