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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평소 온지유는 줄곧 조용하고 무심한 태도로 타인과의 마찰을 피했다. 주소영이 아무리 도를 넘더라도 그녀는 무심하게 넘기고는 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주소영이 온지유를 얕보기 시작했고, 자신이 그녀보다 우월하다고 여겨 방자하게 굴었다.

온지유가 갑자기 폭발해서 뺨을 때리자, 주소영은 오히려 어찌할 바를 몰랐다. 병실 안에는 여이현이 있었기에 그녀는 맞서기보다는 눈물을 글썽이며 위축된 목소리로 말했다.

“제... 제가 잘못했어요.”

온지유는 주소영이 연기하는 방식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참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까랑 태도가 너무 다른데요? 주소영 씨는 제가 일부러 엿 먹인다고 했죠. 스스로 너무 대단하다고 착각하지 마요. 근본 없는 주제에 여씨 가문에 들어오자마자 안주인 행세를 하지도 말고요.”

온지유의 말에 주소영은 분노를 억누르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의 자존심은 처참히 짓밟히고 말았다.

온지유의 차가운 시선도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제가 잘못했어요. 언니가 오해했어요. 제발 때리지 말아 주세요!”

그 순간 병실 문이 열렸다. 여이현은 화가 난 상태로 주소영이 얼굴을 감싸고 우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선명한 손자국이 남아 있었다.

여이현은 온지유를 냉정하게 바라보았다. 그녀가 집에 다녀온 사실을 알고 있기에, 주소영이 병원에 온 것도 온지유가 알린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온지유에게서는 손톱만큼의 질투도 보아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녀는 그가 다른 여자와 만나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가 다른 여자에게 빠지고 무사히 이혼하는 것이 그녀의 소원일 것이다.

“두 사람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주소영은 서러운 표정으로 여이현에게 말했다.

“제가 다 잘못했어요. 언니는 오해해서 그런 말을 한 거예요. 오빠를 불쾌하게 한 것도 제 잘못이에요. 하지만 언니가 일부러 저한테 거짓말을 해서 오빠를 불쾌하게 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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