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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온지유는 주소영의 행동을 말없이 주시했다. 아무리 곧 이혼할 사이라고 해도, 그녀가 썼던 침대에 다른 사람이 손대는 것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주소영이 침대에 손을 대려고 한 순간 그녀는 주소영의 손을 잡았다.

“어떤 스웨터인지는 알아요?”

주소영은 잠깐 멈칫하더니 아주 쉽게 대답했다.

“그냥 스웨터일 뿐이잖아요. 저도 가져다줄 수 있어요.”

주소영은 온지유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자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온지유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이 자리에 앉고 싶은 거죠? 그러면 자격이 있는지 한 번 확인해 봐야겠어요.”

그녀는 침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대표님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아주 명확해요. 예를 들어, 스웨터도 날에 따라 무슨 색깔을 입을지 달라져요. 잘못 고르면 아주 난감해질 거예요.”

“헛소리하지 마요!”

주소영은 당연히 믿지 않았다. 그녀는 온지유가 한 모든 말이 자신을 물러서게 하려는 속셈이라고 생각했다.

“날씨가 추워졌으니, 오빠는 두꺼운 옷을 입고 싶어 할 거예요. 그냥 따뜻하기만 하면 돼요. 애도 아니고 설마 옷 색깔을 가리겠어요?”

주소영은 옷장을 열었다. 옷장 안의 옷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그녀는 가장 눈에 띄는 스웨터와 외투를 골라서 들었다.

“아무튼 이건 제가 가져다줄게요.”

그녀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비록 여진숙은 집에서 쉬기만 하면 된다고 했지만, 그녀는 여이현과 함께 있는 편이 더 좋았다.

‘만나지 않으면 언제 정이 생기겠어? 온지유는 비서 생활을 7년이나 했다고 했지? 그런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결혼할 수 있었던 거야.’

그녀는 자신도 온지유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젊고, 예쁘고, 열정도 있었다. 온지유처럼 평범한 여자가 가능하다면, 그녀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밖으로 나가는 주소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온지유는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여이현의 까다로운 성향을 생각하며 이내 결심했다.

온지유는 옷장을 열어 겨울옷을 꺼내고, 그중 여이현이 찾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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