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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예진아, 쉿.”

노승아가 그녀의 말허리를 자르곤 다시 여이현에게 입을 열었다.

“난 괜찮아.”

시선을 돌리자 붉게 부어오른 그녀의 발목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배 비서, 얼른 승아를 데리고 의사한테 가세요.”

“네, 대표님.”

그러자 노승아가 말했다.

“병원 갈 필요 없어. 이 정도는 그냥 파스 뿌리면 괜찮아져. 촬영할 때는 이것보다 더 많이 다쳐서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비서님, 의사 대신 약 좀 사다주세요.”

배진호는 여이현을 보면서 그가 지시를 내리기를 기다렸다.

여이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가서 약 사와요.”

“네, 대표님.”

배진호는 바로 자리를 떴다.

오랜만에 만났던지라 노승아는 그간 그가 아주 그리웠었다. 촬영하느라 바쁘다고, 온지유 앞에서 자신을 난처하게 한 일로 삐진 척하면서 그를 보러 가는 것을 참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주 잘 찾아온 것 같았다. 적어도 여이현이 전처럼 그녀를 대해주고 있지 않은가.

전과 다르지 않은 그의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안심이 되었다.

노승아는 과도를 들어 그에게 사과를 깎아 주었다.

“다쳤으면서 나한테 연락도 안 하고. 아주머니 아니었으면 난 지금도 몰랐을 거야.”

말을 마친 그녀는 그의 대꾸를 기다렸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여이현은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대체 누구의 연락을 기다리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멈칫하던 그녀는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 지유 언니를 지켜주다가 다친 거지? 그런데 지유 언니는 어디에 있어? 몸까지 날려서 구해줬는데 널 간호하러도 안 온 거야?”

여이현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온지유는 날 위해 도시락 사러 갔어.”

노승아는 입술을 틀어 물었다. 온지유의 행동이 딱히 맘에 들지 않았다.

“밖에서 파는 음식은 대부분 깨끗하지가 않아. 네 입맛에도 잘 맞지 않을 거야. 그럴 바엔 차라리 아주머니나 집안 도우미한테 도시락 싸다 달라고 해. 아니면 내가 만들어서 가져와도 돼.”

“번거롭게 그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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