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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아무리 화가 나도 자신의 몸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 하지만 여이현은 배진호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온지유의 냉정한 뒷모습으로 가득했다.

‘감히 나보다 먼저 등을 돌려?’

여이현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온지유한테 전화해요.”

배진호는 잠시 멍해졌다. 여이현이 무엇을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의 결혼이 이 지경에 이른 것도 그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그동안 두 사람은 결혼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배진호는 온지유가 조용한 성격이라서 그런 줄 알았고, 여이현이 그녀의 생각을 존중해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결국 그것은 사랑 없는 결혼이었던 것이다.

‘좀 안타깝네...’

전에는 여이현이 온지유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그렇게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배진호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네, 대표님.”

그는 온지유에게 전화를 걸었다.

같은 시각, 온지유는 부모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일찍이 퇴원하고 싶어 했던 온경준은 골절이 심각하지 않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얼마 전 퇴원했다.

병원에서 일어난 소란으로 인해 그들은 말을 잃었다. 표정도 잔뜩 처져 있었다.

이때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장수희와 온채린은 명예훼손과 공공질서 위반 혐의로 경찰서에 있었고, 증거가 명확한 관계로 법적 책임을 져야 했다.

경찰은 온지유에게 고소할 것이냐고 물었다. 온지유는 지금의 상황부터 정리한 후 경찰서에 가려고 했다.

잠시 후 전화가 다시 울렸을 때 그녀는 당연히 경찰서에서 온 전화인 줄 알았다. 그래서 자리를 피하며 정미리에게 말했다.

“엄마, 저 전화 좀 받을게요.”

“그래.”

정미리는 곧 이혼할 마당에 온지유가 시댁에 있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지유야, 네 방은 금방 정리해 놓을게. 당분간 여기서 지내자.”

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사모님...”

배진호는 일단 입을 열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온지유는 배진호의 목소리를 알아채고 물었다.

“무슨 일인가요?”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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