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68화

노승아가 말했다.

“저 병원에 가야 해요.”

“승아 씨가 병원에 가면 촬영은 어떡해?”

오랜 경력을 가진 감독조차도 병원을 핑계로 촬영을 중단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실은 이현 오빠가 다쳐서 입원했어요. 아무래도 걱정돼서 빨리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감독은 여이현의 이름을 듣고 조금 물러섰다. 애초에 노승아는 여이현의 추천으로 이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 그럼 하루만 쉬지.”

감독은 속으로 불만이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자 노승아는 웃으면서 말했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촬영이 끝나면 오빠랑 함께 식사 대접할게요.”

노승아는 황급히 촬영장을 떠났다. 다른 배우들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감독님, 노승아 한 사람 때문에 저희 스케줄 다 엉망진창이에요. 저는 어머니가 아픈데도 돌아가지 못했는데, 왜 노승아만 특별 대우를 받는 거예요?”

감독은 차갑게 대답했다.

“노승아라서 그래. 내가 낙하산을 무슨 수로 이겨.”

이 말에 배우들은 전부 입을 다물었다.

“노승아는 도대체 뭐가 저렇게 당당할까요?”

매니저의 말에 장다희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감독님이 저렇게 말씀하셨는데 어떡하겠어. 노승아는 우리랑 다르잖아.”

“하긴, 아주 많이 다르죠. 노승아는 연기의 연자도 모르잖아요. 인공 눈물을 써야 눈물 흘릴 수 있는 주제에 무슨 촬영을 한다고...”

장다희는 무표정한 얼굴로 현실을 받아들였다.

“사람마다 타고난 운명이 다른 법이야. 어떤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주연인가 보지.”

장다희는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왔다. 그녀는 노승아와 같은 사람들을 하도 많이 봐서 이제는 놀랍지도 않았다.

노승아는 첫 작품부터 중요한 배역을 맡았다. 이미 다른 배우들보다 몇 단계 위에 있다는 말이다.

감독은 투자자의 낙하산인 그녀에게 언제나 특별 대우를 해왔다. 여이현의 눈치를 보면서 그녀에게만 최고의 스태프를 제공했다. 이건 주연도 없는 대우였다.

노승아의 주위에는 또 여이현이 배치한 일고여덟 명의 조수가 있었다. 그중 아무도 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