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1화

작가: 류한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최주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

“네 아내는 네 할아버지께서 정해주신 거잖아. 그래서인지 확실히 괜찮은 여자이긴 하네. 얌전하고 말도 잘 듣고 네가 밖에서 여자 몇 명을 만나든 신경 쓰지도 않고 말이야. 이렇게 좋은 아내가 있는데 왜 기분이 안 좋다는 거냐?”

여이현은 한참 침묵하다가 말했다.

“얌전하고 말 잘 듣는 건 확실히 아내로서 좋긴 하지.”

“그런데 왜 네 신경은 온통 저 여자한테 쏠린 거냐. 너 혹시 진짜 좋아하게 된 거 아니지?”

최주하는 그의 모습이 이상했다. 아무리 온지유가 괴롭힘당했다고 해도 여이현이 기분 나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창밖을 내다보니 온지유는 다른 직장 동료와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보기엔 네 아내 인기 많은 거 같아. 누구랑도 다 잘 지내잖아. 너 예전에 언젠가 이혼할 거라고 하지 않았나? 이혼하게 되면 줄을 설 남자들이 가득해 보이네.”

최주하의 말에 여이현은 미간을 확 구겼다. 온지유에겐 사람과 어울려 지내는 일은 확실히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최주하의 말대로 그녀는 누구와도 잘 지냈다.

그의 목소리는 더욱 가라앉았다.

“너도 온지유는 좋은 아내라며. 그럼 계속 좋은 아내로 남게 해줘야 하지 않겠냐.”

모든 생수를 나눠주고 나니 온지유의 옷은 땀으로 잔뜩 젖어 있었다.

그녀는 직원들과 사무실이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온 비서님, 완전 의외네요. 힘이 그렇게 셀 줄은 몰랐어요. 저희 남자들에게 전혀 뒤처지지 않는 힘이었어요!”

그들은 온지유와 대화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랬기에 그녀에 대해 잘 몰랐다.

온지유가 그들에게 주는 첫인상은 차갑고 도도하고 힘도 없는 나약한 사람이었다.

설령 그들과 함께 일한다고 해도 그저 가만히 있는 꽃병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그녀와 함께 일하고 보니 차갑고 도도한 느낌은 없었고 오히려 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지냈다.

“뭘요. 정말로 힘이 필요한 일들은 여러분들이 해주고 계시잖아요. 전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2화

    “아니요.”그때의 그녀는 겉옷을 입고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었다.엘리베이터 기다리면서 겉옷을 벗으려던 때 그가 그녀를 비상계단으로 확 끌고 오게 된 것이다.“지금 가려봤자 늦었다는 거 알아?”여이현은 차갑게 웃으며 욕망에 휩싸인 눈빛으로 그녀를 보면서 손을 들어 그녀의 가슴에 올렸다.온지유는 그런 그의 눈빛을 보았다. 그는 그녀를 여자로 보는 듯했다. 그의 이런 눈빛을 처음 보았다.위험을 감지한 그녀는 얼른 도망가려고 애를 썼다.그러나 여이현은 그녀를 꽉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고 계속 그녀를 구석으로 몰았다.“온지유, 이게 네가 말한 행복을 되찾을 권리라는 거야?”온지유는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네?”여이현은 그녀에게 바싹 다가가며 차갑게 비웃었다.“네 목표는 한둘이 아닌가 보네. 나랑 이혼하고 바로 다른 남자랑 재혼할 생각인 거지?”온지유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속으로 점차 들어오자 느껴지는 두려움에 저도 모르게 몸을 웅크렸다.“전 그런 생각한 적 없으니까 이것 좀 놔요. 우리 대화로 풀어요. 이러면 다른 사람한테 들킨다고요!”여이현은 얼굴이 붉어진 그녀를 보았다. 셔츠가 젖어 몸매가 보이는 채로 남자직원들 사이에 있던 그녀를 떠올리기만 하면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었다.그는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러자 온지유는 무의식적으로 바닥에 웅크려 앉았다.여이현은 짜증스럽게 넥타이를 풀었다. 옷차림이 흐트러진 온지유를 보니 욕망이 불타올랐다.“다른 사람한테 들키고 싶지 않은 거라면 급한 불부터 꺼야 하지 않겠어?”온지유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시야에 그의 정장 바지가 들어왔고 순간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안 할 수가 없었다. 해주지 않으면 그는 절대 그녀를 쉽게 놓아줄 리가 없었으니까.그녀의 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들었다......반 시간 뒤.온지유는 화장실로 달려가 얼굴을 씻은 후 입안을 헹구었다.고개를 들어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니 처참했다. 잔뜩 헝클어진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3화

    그녀의 말에 주소영은 충격받은 표정을 짓더니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그러니까 온지유 씨가 여이현 씨 아내라고요?”주소영은 믿기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걸까.만약 여이현이 정말로 온지유의 남편이었다면 그녀가 모를 리가 없다고, 두 사람이 결혼 사실을 숨길 리도 없다고 생각했다.“네, 맞으니까 얼른 이 손 좀 놔요.”온채린은 손을 빼냈다.“제 형부는 여이현이에요.”주소영은 두 사람을 보았다. 여전히 의심하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지금 저한테 거짓말하시는 거죠? 온지유 씨는 여이현 씨 비서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아내인 거예요?”“거짓말할 게 뭐가 있어요.”장수희가 말을 이었다.“내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두 귀로 직접 들은 건데. 우리 조카사위는 심지어 우리 아주버님도 만나러 갔다고요. 우리 아주버님이 온지유 아빠죠. 조카사위는 여이현이고요.”두 사람의 말은 들은 주소영은 다시 충격에 빠졌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 정리하곤 말했다.“혹시... 예전에는 모르고 계셨어요?”장수희는 그런 그녀가 의아하면서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우리도 최근에 알게 되었어요. 일찍 알았다면 우리 집은 부자가 되어 있었겠죠!”여씨 가문은 온경준에게만 20억이라는 돈을 주었다.이 돈은 평범한 집안에서 평생을 일해도 모을 수 없는 돈이었다.만약 일찍 이 사실을 알았다면 그들도 돈을 달라고 요구했을 것이다.많이 바라지는 않고 그들은 좋은 집을 하나 마련해줬으면 했다.“여씨 가문이 그렇게 큰데 결혼식은 물론이고 뷔페도 못 가봤다니까요! 둘이 결혼한 것도, 심지어 저렇게 좋은 가문에 시집갔으면서 친척인 우리한테 알려주지도 않고 말이에요. 만약 내가 아주버님을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마주친 것이 아니었다면 평생을 모르고 살았을 거예요!”장수희는 말하면서 입을 삐죽 내밀며 투덜댔다. 그러면서 자신들에게 결혼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온지유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다.“우리 조카도 참 대단하네요. 행여나 내가 그 떨어지는 콩고물을 조금이라도 받아먹을까 봐 숨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4화

    주소영은 원래부터 긴장하고 있었다. 온지유에게 밀려날 것 같았지만 두 사람의 말을 들으니 다시 자신이 생겼다.온지유는 여씨 가문 안주인의 자리에 앉고 있긴 했지만 아무도 몰랐다. 그러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게다가 나중에 이혼할 가능성이 아주 컸다.그녀는 두 사람을 보더니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말했다.“두 분 성급하게 들어가지 마세요. 여진 그룹은 들어가기 쉽지 않거든요. 아마 들어가 보기도 전에 문 앞에서 쫓겨날 거예요.”주소영이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요. 난 여이현의 숙모라고요. 누가 감히 날 막아요!”장수희는 숙모라는 명분으로 들어가 심지어 대접받기를 바라고 있었다.그러자 주소영이 말했다.“온지유 씨가 두 분을 경계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요. 온지유 씨는 여이현 씨의 비서예요. 두 분의 출입 소식은 온지유 씨가 제일 먼저 듣게 된다고요. 그런데 정말로 쫓겨나지 않을 거로 생각하세요?”장수희는 그제야 생각을 하며 다소 불쾌한 듯 말했다.“듣고 보니 그렇네요. 병원에 있을 때부터 따박따박 말대꾸했으니까 분명 우리를 쫓아내려고 하겠네요!”“조카라는 년이 어른을 공경할 줄 하나도 모르고 대체 학교에서 뭘 배운 건지, 쯧!”온채린은 그녀의 말에 불안한 듯 말했다.“그럼 어떻게 해요?”장수희는 높게 솟은 건물을 보았다. 건물 제일 위쪽엔 여진 그룹의 로고가 걸려 있었다.이 건물 전체가 여씨 가문의 소유였으니 분명 돈은 차고 넘쳐 흐를 것이었다.그녀는 자신의 가족 중 부잣집으로 시집갈 사람이 있으리라곤 전혀 상상조차 못 해봤다.“제게 방법이 있어요! 그런데 두 분 동의하실지 모르겠네요.”주소영이 말랬다.장수희는 고개를 돌려 주소영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아이고 아가씨, 참 좋은 사람이네요. 어떤 방법이 있는데요?”반 시간 뒤.여진 그룹 문 앞에서는 소란이 일어났다.장수희는 로비 직원에게 온지유를 찾으러 왔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 분명 그들은 온지유의 친척이었지만 온지유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5화

    로비 직원은 온지유가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모두에게나 친절하고 욕심도 없는 사람이었고 장수희가 말한 것과 다른 사람이었다.장수희가 계속 난동을 부리니 오히려 장수희가 무례하고 막무가내인 사람으로 느껴졌다.그녀는 보안 요원을 불러 내쫓고 싶었다.하지만 마침 기자 스티커를 붙인 차가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게다가 문 앞에는 환경미화원들이 있었다.기자들은 전부 사회부 기자였고 그들을 취채하러 온 것이니 이런 난동을 그들에게 보일 수 없어 그녀는 장수희에게도 손을 대지 못했다.그때 장수희도 로비 직원이 무엇을 신경 쓰는지 눈치채곤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기자가 있었다.이것은 그녀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장수희는 더는 난동을 부리지 않았고 밖으로 나갔다.“빨리 막아요!”로비 직원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얼른 보안 요원들에게 장수희를 막으라고 소리를 쳤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 사람을 이렇게 막 붙잡아도 되는 거예요?!”장수희는 보안 요원들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소리를 쳤다.“온지유가 나 붙잡으라고, 내 입 막으라고 시킨 거죠! 그렇죠!”온채린은 장수희가 곧 붙잡힐 것 같아지자 소리를 질렀다.“살려주세요! 여기 무고한 사람을 때리려고 해요! 사람 때려요!”밖에 있던 기자들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회사 안을 보았다.여진 그룹 안에서 일어난 난동에 중요 뉴스감을 잡은 듯 기자들은 바로 달려 들어왔다.그런 기자들을 입구 보안 요원들이 막고 있었지만, 그들은 생방송으로 찍고 있었다.그들은 마침 환경미화원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던 차였다.온채린은 그런 기자들을 보곤 바로 달려가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여러분들 보세요! 저희는 이 회사 비서인 온지유의 친척이에요. 온지유에 대해 밝힐 것이 있습니다...”그녀의 말에 기자들은 눈을 반짝였다.온지유라는 비서에 대해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온지유는 여이현의 수행 비서였다. 게다가 금방 환경미화원의 입에서 온지유의 좋은 평가를 듣게 되었으니 이것은 여진 그룹의 스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6화

    “온 비서님, 큰일 났어요!”온지유는 마침 화장실에서 매무새를 정리하고 나오던 참이었고 다급하게 달려오는 이윤정의 모습에 물었다.“무슨 일이에요? 왜 그렇게 다급하게 달려오고 있었는데요.”“온 비서님의 일이에요!”이윤정은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저요?”온지유는 이해가 되지 않아 담담하게 물었다.“저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데요.”“온 비서님 숙모랑 사촌 여동생이라는 분이 찾아왔어요.”그녀의 말에 온지유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두 사람의 이름만 들어도 엄청 골치 아픈 일이 생겼으리라 생각했다.이윤정은 핸드폰을 꺼내 생방송을 보여주었다.그녀의 숙모와 사촌 동생은 그녀의 가족에게서 돈을 뜯어내지 못하자 기자들 앞에서 불쌍한 사람인 척 이미지를 만들고 있었다.정말이지 어처구니가 없었다.심지어 그들은 피땀을 흘려 번 돈으로 그녀의 대학 등록금까지 내주었다고 말했다.겨우 대기업에 입사했는데 조금 살만하니 키워준 은혜도 모르고 삼촌과 숙모를 모르는 사람 취급한다고, 자신들에게 일전 한 푼 준 적이 없다고, 그녀의 대학 등록금을 부담한 탓에 집안의 재산을 전부 탕진해 온채린이 좋은 학교에 갈 수 없었다고 했다.지금은 집안에 큰일이 생겼지만 온지유는 그럼에도 그들을 도와주지 않았고 가만히 삼촌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무정하고 냉정하며 배은망덕한 이미지를 그녀에게 만들어주고 있었다.실시간으로 방송하고 있었던 터라 많은 댓글이 달렸다.[대박,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이런 일이 있다니. 정말 인간도 아니네!][이 두 사람도 참 불쌍하네요. 옷차림도 소박한 것을 보아 평소에 돈을 아주 아끼며 살았겠네요. 제가 아까 온지유라는 사람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는데 비싼 것만 입고 있더라고요. 심지어 명품 가방까지 들고 있고 말이에요. 참, 이번에 여진 그룹 자선 활동에 한 벌에 몇억 하는 옷을 입고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그 여자랑 이 두 사람을 비교해보니 참 하늘과 땅 차이네요!][아, 온지유요? 저 알아요. 저랑 같은 학교 다녔는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7화

    온지유는 로비로 내려가자마자 문 앞에 있는 수많은 기자들을 발견하게 되었다.앞으로 들이민 카메라를 향해 장수희는 울면서 자신이 당한 일을 말하고 있었다.온채린의 심지어 눈물에 부어버린 눈으로 카메라를 보며 말하고 있었다.“여러분들의 관심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있으니 저희는 곧 억울함을 풀 수 있겠네요.”“어떤 억울함?”온지유가 싸늘한 얼굴로 나오며 말했다. 그녀는 두 사람처럼 연기하는 것을 싫어했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연기를 한다고 내가 두려움을 느끼고 두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줄 거로 생각했어요?”그들은 모두 온지유에게 시선을 돌렸다. 온지유는 그들이 다가와도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었다.그러자 장수희는 더욱 히스테릭하게 울면서 온지유를 향해 손가락질도 했다.“온지유, 이 양심 없는 것. 난 네 숙모야. 네 숙모한테 어떻게 매정할 수가 있는 거니! 네가 어릴 때부터 내가 그렇게 예뻐해 주고 그렇게 잘해주었는데 어떻게 우리한테 그럴 수가 있는 거니!”“언니, 양심에 찔려서 나온 거죠? 지금이라도 저랑 우리 엄마를 도와준다면 전처럼 다시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 거예요.”온채린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기자는 온지유를 보더니 마이크를 건네며 물었다.“온지유 씨, 이 두 분이 사촌 여동생과 숙모라고 주장하시는데 사실인가요?”온지유는 카메라를 보며 담담하게 답했다.“네.”그러자 댓글창이 또 한 번 난리가 났다.[세상에, 전부 사실인가 보네. 그런데도 이렇게 뻔뻔하게 대답하다니, 정말이지 배은망덕한 사람이었어!][인간은 은혜를 잊어서는 안 돼요. 아무리 지금 잘나간다고 해도 가족을 버리다니요. 심지어 대학교도 무사히 졸업할 수 있게 도와준 숙모인데 대학교에서 헛공부를 했나 보네요.][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짜증이 나네요. 저도 삼촌이랑 숙모 품에서 자랐는데 너무 공감되네요. 절대 키워준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되죠!][우리 가서 신고합시다. 저 여자 여진에서 해고당해야 마땅하다고요! 우리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화

    온채린이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언니를 위해서 집안의 돈을 다 쓴 탓에 제 대학 등록금도 부모님이 여기저기서 빌린 돈으로 내고 있다고요.”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그들의 거짓말은 점점 더 켜졌다. 더는 주위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았다.“배은망덕한 년!”“뻔뻔한 더러운 년!”이때 누군가가 갑자기 온지유를 향해 달걀을 던졌고 그녀의 앞에 툭 떨어졌다.온지유는 고개를 들어 보았다. 그쪽에는 이미 몇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손에는 달걀과 밀가루를 들고 있었다. 그들은 전부 온지유를 향해 던졌다.온지유는 급히 손으로 막았다. 보안 요원도 얼른 그들에게 다가가 막아섰다.“뭘 막아요! 애초에 뻔뻔하고 사악한 사람인데! 남의 가정을 파탄 낸 것도 모자라 비서인 척 누군가의 내연녀 짓이나 하고 있고 말이에요!”그녀를 향해 달걀을 던진 사람이 말했다.그녀의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었다. 어딘가 준비된 사람 같기도 했다.장수희가 찾아오고 사람들이 달걀을 던진다는 건 꼭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이런 상황을 꾸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장수희를 보았다. 기세등등한 것이 그녀가 굴복하는 모습이 보고 싶은 듯했고 여론의 힘을 이기지 못해 얌전히 자신들에게 돈을 주기를 바란 것 같았다.기자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물었다.“온지유 씨, 저분들의 말이 사실인가요? 계속 누군가의 내연녀로 살아오면서 남의 가정을 파탄을 냈나요?”온지유는 화가 치밀었다. 기자들이면서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기삿거리를 위해 막무가내로 취채했으니 말이다.하지만 그녀는 이성을 잃어서는 안 되었다. 만약 여기서 이성을 잃고 화를 냈다간 저들의 말이 사실로 변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당장 저 사람들 잡으세요!”온지유가 차갑게 말했다.“카메라에 찍혔으니 끝까지 책임을 지게 할 겁니다.”“네, 온 비서님!”보안 요원들은 사람들을 둘러쌌다.온지유가 강경하게 나오자 그들은 더는 소란을 피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다시 마음을 다잡은 온지유는 기자를 보면서 네티즌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9화

    멀지 않은 곳에서 분노가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정미리가 온경준을 태운 휠체어를 밀며 다가왔다. 그녀도 역시나 잔뜩 화가 난 상태였다.온지유는 놀란 얼굴로 두 사람을 보았다.“아빠,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장수희는 계속 자신의 말이 맞는다고 억지를 부리면 될 줄 알았지만 온경준이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온경준을 본 순간 장수희의 안색이 창백해졌다.“아주버님.”온경준은 잔뜩 엄숙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감히 내 딸을 이렇게 괴롭히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 제수씨, 예전에는 그냥 속 좁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본성은 나쁘지 않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나 속이 썩은 사람인 줄은 몰랐네요. 기자들을 불러 내 딸을 모함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 거죠!”“아주버님... 그게 아니라... 전 별다른 말 하지 않았어요. 그냥 지유가 숙모인 저를 공경하지 않는다고만 말했을 뿐이에요!”온경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더는 그녀의 변명을 들을 생각도 없었던 그는 결판을 내리기로 했다.“우리 지유를 대체 뭐라고 생각한 거죠? 제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이런 수단을 쓰다니요! 세상 사람들에게 그렇게 알리고 싶어 하니 그럼 밝혀도 되겠네요. 제수씨네 가족들이 그간 얼마나 부도덕한 짓을 했는지!”장수희는 그제야 두려움을 느끼며 울면서 말했다.“아주버님. 아주버님 안 돼요. 아주버님은 재준 씨 형이잖아요. 동생이 죽어가고 있는데 그러시면 안 되잖아요!”정미리는 불쌍한 척 연기하는 정수희를 더는 참아 줄 수가 없었다.“동서, 이건 동서가 응당 받아야 하는 대가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말해야 우리 딸이 얼마나 억울한지 밝힐 수 있지 않겠어?”판이 뒤바뀌어졌다.장수희 가족은 거머리처럼 들러붙어 그들의 피를 빨아먹고 있었다.형으로서 온경준은 최대한 온재준의 가족을 도와주었으나 그들은 도와준 은혜도 모르고 그의 딸을 모함하고 있었다.상황을 지켜보던 네티즌들은 어안이 벙벙했다.[씨X, 반전이 있었어. 뻔뻔한 건 저 모녀였다고! 모두 앞에

최신 챕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8화

    나도현은 요즘 너무 피곤한 상태였기에 양시은은 더 이상 그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런데도 나도현은 여기까지 찾아왔다.“왔구나. 안 올 줄 알았는데...”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손목이 부러질 뻔한 양시은은 왠지 모르게 서운한 마음을 느꼈다.사람은 누구나 그런 듯했다. 어떤 상황에서는 강하게 버티면서도, 누군가에게서 걱정과 관심을 받으면 그 마음을 견디기 힘들었으니 말이다.나도현은 눈시울이 붉어진 양시은을 품에 안으며 어깨를 미세하게 떨렸다.“미안, 늦었어.”양시은은 나도현을 밀어내지 않고 그에게 조용히 기대었다.소란을 일으킨 사람들은 순조롭게 연행되었다.양시은은 나도현의 차에 타려던 찰나, 어떤 수상한 여인이 카메라를 들고 몰래 다가오는 걸 포착했다.“저 여자 파파라치야!”양시은이 소리쳤다.나도현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녀를 노려봤다. 그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에 파파라치는 깜짝 놀라며 도망치기 시작했다.하지만 결국 도망치지 못하고 붙잡혔다.나도현은 파파라치의 카메라 안에 있는 사진을 확인한 후, 안색이 어두워졌다.양시은도 처음엔 그 이유를 몰랐으나 카메라를 건네받고서야 깨달았다.카메라의 메모리 카드엔 두 사람의 사진이 가득했는데 심지어 지난번에 하민이를 데리고 문구점을 갔을 때 찍힌 사진도 있었다.양시은은 화가 나서 손이 떨렸다. 파파라치 여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그녀는 이 사람이 바로 하민이가 부딪혔던 그 여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지난번 우리가 부딪혔던 그 사람 아니세요?”“아니에요...”양시은은 처음에 확신이 없었다. 겨우 한 번 마주친 사람을 쉽게 기억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파파라치가 급하게 부인하는 태도를 취하자 그녀는 더욱 확신했다.“역시 맞았네... 그러니까 왜 부딪혀 놓고 아무 말도 안 하나 했지.”알고 보니 그때부터 몰래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었던 것이다.양시은은 최근 온라인에서 떠들썩하게 퍼진 사진들을 떠올리며, 그 여자가 한 짓이라는 의혹을 품었다.“혹시 인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7화

    그 남자는 손을 뻗어 양시은을 잡으려 했고 그녀는 급히 피하려 했지만 결국 손목을 잡혔다. 손목에서 느껴지는 아픔에 양시은은 입을 열었다.“뭐 하시는 거예요?”양시은은 다른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바로 신고 전화를 걸려고 했으나 그 남자는 그녀의 휴대폰을 빼앗아 바닥에 내팽개치는 것이었다.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액정이 깨져버렸다.양시은은 자기가 너무 성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이 이 사람들을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경찰에 신고해 보든가.”그 남자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멀리서 차준기가 이 상황을 보고 급하게 달려오려 했다.“시은 씨, 잠깐만요. 제가 갈게요.”“오지 마세요!”양시은이 그를 불러 세웠다.그녀는 자기가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이상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양시은의 급박한 목소리에 차준기는 발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초조함은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서 가시질 않았다.그는 한시도 마음 편히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했다.그 남자는 양시은이 차준기와 대화하는 걸 보고 실눈을 떴다. 그는 양시은도 나진 그룹의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했다.“역시 너도 그 회사 사람이지? 나도현이 널 보낸 거야? 그놈은 무슨 생각으로 널 보낸 거지?”“예쁜 여자분이 이런 위험한 일에 나서면 안 될 텐데...”그 말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모두 불쾌한 웃음을 터뜨렸다.그 남자가 하는 말을 들은 양시은이 차분하게 물었다.“저희 대표님을 아세요?”그녀는 손목에 느껴지는 통증을 참아가며 여전히 마음속에는 나도현을 떠올리고 있었다.‘나도현을 알고 있는 걸 보면 역시 일부러 나진 그룹을 타깃으로 삼는다는 건데... 배후에서 이 사람들을 조종하는 사람이 누구지?’그 남자의 눈빛이 점점 더 위험하게 변했다. 그는 손에 힘을 더 세게 주면서 말했다.“지금 나를 떠보는 거야?”말로 그 남자를 떠보려는 작전은 실패했지만 양시은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녀는 남은 손으로 가방에서 호신용 스프레이를 꺼내더니 그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6화

    나도현은 차갑고 의심이 많은 사람이었고 한 번 결정한 일은 절대 바꾸지 않는 사람이었다.‘대표님의 결정을 바꿀 수 있었던 사람이 있다니...’양시은은 조금 당황스러웠다.그녀는 택시를 타고 오성 구역으로 갔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녀는 나도현이 왜 가지 말라고 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그쪽 때문에 우리 어머니 병이 엄중해졌잖아요! 빨리 돈이나 갚아요.”“여러분, 저 사람들을 막아야 해요. 저 사람들은 우리 집을 철거하려고 하거든요!”마을 사람들이 몇 명의 힘없는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는 몽둥이와 삽이 들려 있었고 누가 봉기를 일으킨 것만 같았다.하지만 그들은 정의로운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 중앙에 서 있는 중년의 남자는 땀을 흘리며 간절히 말했다.“저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저 새집을 지을 뿐이에요. 새집을 짓고 나면 들어와서 사셔도 좋다고 했잖아요. 이사 비용도 드리겠다고 했고요.”“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까짓 몇 푼 안 되는 돈 때문에 내가 너희들 눈치 보면서 살아야 해?”한 사람이 소리를 질렀다.그 비명을 선두로 비난의 소리가 이어졌다.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양시은은 급히 차준기에게 물었다.“사태가 안 좋게 흘러가는 것 같은데... 차 비서님께서 부른 사람들은 도착했나요? 빨리 가서 막아야 할 것 같아요.”차준기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아직 안 왔어요. 조금만 더 기다려요.”두 사람뿐이었기에 지금 나섰다가는 저 사람들한테 당하기만 할 뿐, 아무 소용 없을 것이었다.차준기는 자신이 위험하지는 건 상관없었다. 하지만 양시은은 달랐다. 만약 그녀에게 만일의 경우라도 생기면 나도현이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었다.그래서 차준기는 양시은을 붙잡고 조심스레 말렸다.“가지 마세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원래 나서려고 했던 양시은은 사람들의 흉악한 모습을 보며 그만두기로 했다.시간은 1분 1초 흘러갔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오지 않았다.그 사람들은 중간에 있는 중년 남자를 잡아가려는 계획을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5화

    양시은은 구석에서 집중한 상태로 회의 내용을 기록하고 있었다.나도현은 겉으로는 회의 내용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은연중에 양시은을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그러다 열정적으로 발표하던 팀장이 물었다.“나 대표님, 이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나도현은 그 말을 듣지 못했다.“나 대표님?”팀장이 다시 한번 부르자 나도현은 그제야 대답했다.“별로예요. 다시 만들어 오세요.”그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미간을 찌푸리고 화면을 한 번 훑어보더니 단번에 판단을 내리며 냉정하게 말했다.열심히 발표하던 팀장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나 대표님이 기분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은데... 착각인가?’회의는 절반쯤 진행되다가 중단되었다.차준기가 갑작스레 한껏 심각한 표정으로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나 대표님, 급한 일이 생겼습니다.”나도현은 손짓으로 기획팀 사람들에게 돌아가서 다시 방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하고는 홍보팀에게는 여론을 처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양시은은 자신의 노트를 쳐다보다가 잠시 멈추고 회의실을 나섰다.“무슨 일이에요? 표정을 보니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요.”차준기는 나도현을 한 번 보고 나서 대답했다.“오성 구역 쪽에서... 문제가 생겼거든요.”양시은은 짐작이 간다는 듯한 미간을 찌푸렸다.오성 구역은 바로 나진 그룹이 매입한 땅이었다.그곳에는 대부분 오래된 주택들이 밀집해 있었는데 이미 오래전에 철거해야 했던 곳이었다.비록 이번에는 나진 그룹에서 주도했지만 사실 이 프로젝트는 위에서 내려온 공공사업이었다. 그렇기에 반드시 잘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철거 과정이 이렇게 어려울 줄 누가 알았겠는가.오성 구역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첫 번째로 할 일은 그쪽으로 사람을 보내는 것이었다.나도현은 차준기를 보며 말했다.“준기 씨가 한 번 가보세요. 절차에도 익숙하시니까요. 사람을 더 데려가도 좋지만 소란이 일어나는 걸 방지해야 합니다. 특히 기자나 언론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4화

    식사를 마친 후, 양시은은 하민이를 유치원에 데려갔다. 거리는 멀지 않았기에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멀리에서 긴 머리에 목도리를 한 여자 선생님이 유치원 입구에서 부모님과 아이들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양시은은 그 선생님이 바로 공 선생님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다가가서 인사를 했다.공 선생님은 하민이를 보더니 쪼그려 앉아서 말을 걸었다.“네가 하민이야? 참 잘생겼네.”하민이는 얼굴이 빨개져서 부끄러워하며 양시은의 뒤로 숨었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내밀고 선생님을 관찰했다.공 선생님은 그런 하민이를 보고 너무 귀엽다고 생각했다.양시은은 조금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하민이가 좀 낯을 가려서요...”“괜찮아요. 어린아이들이 다 그렇죠. 자, 이제 들어갈게요. 하민이 어머님, 유치원 내부 좀 구경하실래요?”“아니요. 조금만 있으면 출근 시간이라서요. 퇴근하고 구경할게요.”하민이를 선생님에게 맡기고 간단히 인사를 마친 후 양시은은 자리를 떠났다.출근길에 그녀는 깊은숨을 쉬었다.오늘은 하민이의 첫 유치원 등교일 뿐만 아니라 양시은의 첫 출근일이기도 했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그녀는 어느덧 나진 그룹 건물에 도착했고 이미 많은 직원들이 출근해 있었다.오늘이 첫 출근이었기에 그녀는 자신의 업무 자리에 바로 가지 않고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회사와 업무에 대해서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이 모든 건 나진 그룹에서 보낸 비서들이 준비해 주었다.요즘, 나도현은 아버지를 돌보느라, 회사의 여러 일을 해결하느라 바삐 돌아쳤다.물론 나도현은 변호사가 사업에 참여하는 건 규정 위반이라는 변호사로서의 원칙을 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회사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그뿐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하지만 회사의 직원들은 아무도 그의 비밀을 지켜주지 않고 하나같이 그를 대표님이라고 불렀다.“여기가 회의실입니다. 오늘 오전 10시에 중요한 회의가 열릴 거거든요? 비서로서 당신의 업무는 회의 내용을 기록하는 것입니다.”차준기는 양시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3화

    차는 뒤로 돌며 겨우 멈춰 섰다.운전기사조차 왜 멈췄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 앞길에서 통제 불능 상태의 트럭이 돌진해 왔다.트럭은 너무 빨리 달려서 그대로 몇십 미터를 미끄러지며 여러 대의 차량을 들이받았다. 날카로운 소리가 귀에 들려왔고 운전기사는 마음이 아찔해 났다.‘만약 방금 양시은이 제때 경고하지 않았다면...’나도현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양시은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려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회전해서 다른 길로 돌아갑시다.”운전기사는 한참 뒤에야 방금의 충격에서 벗어나 차를 다시 운전하기 시작했다.그들이 떠난 뒤, 길은 금세 교통경찰 차량에 의해 둘러싸였고 모든 차는 강제로 에둘러서 가야 했다.차는 안정된 길에서 가고 있었고 운전자도 더욱 긴장하며 운전했다. 사고가 또 일어날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그 후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무사히 집에 도착한 양시은은 잠든 하민이가 그 위험한 장면을 직접 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린아이의 마음에 트라우마라도 남겼을 것이니 말이다.양시은의 가슴은 아직도 두근거리고 있었다.하민이를 침대에 눕힌 다음 방문을 닫고 나온 그녀는 물 한 모금을 마시며 말했다.“방금 사고는 우리를 노린 거였어.”그 말을 들은 나도현은 실눈을 떴다.양시은은 휴대폰을 꺼내서 방금 받은 메시지를 그에게 보여주었다.“아까 우연히 화면 상단에 뜬 메시지를 보게 됐거든. 거기엔 통제 불능의 차 때문에 일어나는 차 사고가 있을 거라고 적혀 있었어.”“그것도 양채은이 보낸 거야?”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잠시 후, 양시은이 먼저 말했다.“응. 채은이 번호였어. 예전에 몇 번 연락을 시도했을 때는 잘 안됐는데 이번에 다시 나타났더라고.”이렇게 말하는 양시은은 가슴 한편이 아파져 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양시은은 지금까지 양채은의 모습도, 양채은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도 전혀 알지 못했다.그녀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2화

    사실은 나도현을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도 조금 있었다.원래는 이렇게 빨리 동의할 생각이 없었지만 피곤한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마음이 바뀌었다.나도현은 그녀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양시은은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그의 말이 그녀의 마음을 돌렸다.“입사 축하 선물로 밥 사주는 거야. 꽤 괜찮은 식당이 있거든. 네가 좋아하는 맛일 거야. 우리 돌아가서 하민이도 데리고 가자.”그가 하민이 얘기를 꺼내자 양시은은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다. 하민이는 사실 평소에 외출을 자주 하지 않았기에 그녀는 늘 미안한 마음이 갖고 있었다. 그래서 뭐라도 더 해주고 싶었다.그래서 나도현은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 하민이를 데리고 왔다.마침 아주머니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려 했던 참이었기에 양시은은 그냥 저녁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외식을 하러 나간다는 소식에 하민은 너무 기뻐했다.“엄마, 뭐 먹으러 가요? 저 바비큐 먹고 싶어요!”양시은은 사실대로 이미 레스토랑을 정했놓았다고 하민이를 타일렀지만 그의 반짝이는 눈을 보고 어쩔 수 없이 말을 바꿨다.“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하자.”그 말을 들은 하민은 아주 기뻐했다.그가 웃는 모습을 보니 양시은도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갔다.“미안하지만 아까 말한 그 식당은 못 갈 것 같아...”그녀가 말을 끝내지도 못했을 때 나도현이 운전사에게 말했다.“괜찮은 바비큐집으로 가요.”양시은은 고개를 숙이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느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바비큐집에 도착했다. 이 바비큐집은 인테리어가 아주 깔끔한 데다가 테이블도 각각 분리되어 있어서 깨끗했다. 그래서인지 양시은은 더욱 안심되었다. 사실 바비큐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지만 하민이도 있는 만큼 위생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주문한 바비큐가 나왔지만 그들은 별로 먹지 않았고 대부분 하민이가 다 먹었다.하민이가 얼굴에 기름을 잔뜩 묻히며 먹는 모습을 보자 양시은은 휴지를 가져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닦아주었다.“입에 묻은 것 좀 봐.”“엄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1화

    나진 그룹은 여느 때처럼 평온해 보였고 아무리 둘러봐도 큰 논란이 일어난 회사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양시은은 프런트 데스크에 가서 나도현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나도현이라는 이름을 듣고는 살짝 웃었다.“그분은 지금 경성에서 가장 유명한 변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 분이세요. 왜 로펌에 안 가시고 여길 찾아오셨나요?”“안 계시나요? 그럼 언제 돌아오시는지는 아세요?”양시은은 잠시 멍해져서 생각에 잠겼다.‘방금까지도 통화를 했는데 여기 없다고? 그럼 이런 상황에서 어디로 갔을까?’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했다.“죄송하지만 저도 나 변호사님의 개인 스케줄까지 알고 있진 않아서요. 궁금하시다면 직접 전화로 연락해 보시는 게 어떠세요?”양시은은 더 이상 직원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돌아가려고 했지만 그때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다시 말을 걸었다.“잠시만요. 양시은님 맞으세요?”직원이 조금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양시은을 보며 물었다. 그제야 직원은 자신이 양시은의 신분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걸 떠올렸다.그 말을 들은 양시은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습니다만... 무슨 일이세요?”“나도현 변호사님께서 떠나시기 전에 당부하셨거든요. 만약 양시은님께서 오신다면 사무실에서 기다리게 하라고 하셨어요.”“그럼 금방 돌아오시는 거죠?”양시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그가 돌아오는 걸 기다리기로 했다.그녀는 나도현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고 혹시나 자기가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양시은은 사무실에서 그를 두 시간 동안이나 기다렸다.나도현이 미팅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소파에 누워서 잠들어 있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은 약간 엉켜 있었는데 표정에서는 피곤이 가득 묻어났다.그 모습을 본 나도현의 눈빛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양시은은 꿈속에서 누군가가 자기를 어루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주 가벼운 터치여서 그저 간지럽기만 했다.그녀는 손을 들어 한 번 툭 치고는 이렇게 중얼거렸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0화

    “어떤 일자리를 찾으려고?”“모르겠어. 아직 찾고 있는 중이라...”“그럴 거면 그냥 우리 회사로 오는 건 어때?”나도현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양시은은 잠깐 당황한 듯싶더니 그의 제안을 거절하려 했다.나도현은 마치 그녀의 생각을 예측한 듯 말했다.“결정을 서두르지는 말고. 어느 회사로 가든 월급은 그냥 그 정도일 거야. 우리 회사보다 좋은 대우는 없을 거라는 얘기지.”양시은은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겼다.그녀는 나도현을 바라보며 오랜 시간 고민하더니 말했다.“생각할 시간을 좀 줘요.”나도현은 양시은을 급하게 재촉하지 않았고 그녀에게 3일이라는 시간을 주었다. 세 날 후면 하민이도 유치원에 가게 될 것이니 말이다.그때면 하민을 돌보지 않아도 됐기에 양시은도 마음 편히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그녀는 여러 곳에 이력서를 보냈지만 결과는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다.어떤 곳은 급여가 예상했던 것보다 적었고 어떤 곳은 싱글맘인 그녀를 원하지 않았다. 다들 그녀가 아이에게 집중하느라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양시은은 그러한 차별에 화가 났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나도현이 제시한 조건이 제일 좋아 보이기 시작했다.고민에 빠진 그녀는 온지유에게 전화를 걸었다.“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서 그래요. 제 친구 얘기인데 말이죠.”여기까지 들은 온지유는 바로 양시은의 고민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뭘 물어보고 싶으신데요?”“제 얘기가 아니에요.”“알겠어요. 본론부터 말해보세요.”양시은은 한숨을 깊이 내쉬고 자신의 상황을 그대로 전했다.그러자 온지유는 예상보다 더 단호하게 말했다.“뭘 더 고민할 게 있나요? 조건이 좋은 쪽을 골라야죠. 당연한 거 아닌가요?”“정말 제 얘기가 아니라요...”“알았어요, 알았어요. 아무튼 제 뜻은 그렇게 고민할 필요 없다는 얘기예요. 그저 일자리를 구하는 것뿐이잖아요. 그냥 상사로 생각하면 돼요.”온지유의 생각을 들은 그녀는 잠깐 생각하다가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그래도 양시은은 바로 확답을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