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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울지마, 바보야

자신이 저지른 짓에 대해 진심어린 반성이 아닌 변명부터 앞서는 동생의 모습에 박수혁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런 것도 내 동생이라고...

하지만 박예리의 눈물바람에 마음이 약해진 박대한이 차가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뭐 하자는 거야? 예리는 네 하나뿐인 동생이야. 게다가 좋은 마음에서 그런 거라고 하잖아. 고작 이런 일 때문에, 소은정 그 아이 때문에 가족한테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순간, 서재의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이렇게 다 마음에 안 들면 호적에서 이름 파고 네가 우리 집에서 나가! 누가 알아? 그렇게까지 하면 소은정 그 애가 널 한번이라도 봐줄지?”

박수혁이 박대한의 권력의 줄을 끊어버리려 하는 판에 박대한도 더 이상 박수혁을 오냐오냐 해줄 수 없었다. 정 안 된다면 다른 대표를 선임하면 그만이다. 그 동안 들인 시간과 공이 아깝긴 하지만 아무리 아까워도 이대로 평생 뒷방 늙은이로 늙어가는 것보다 나으니까.

박대한의 엄포에도 박수혁은 흔들리지 않았다.

“할아버지만 괜찮으시다면 저희 집안 성을 소씨로 갈아치워도 딱히 상관없습니다.”

박수혁의 말에 박대한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이런 호로자식을 봤나! 우리 집안을 말아먹기로 작정한 거냐! 널 차기 대표로 정한 내가 바보였어!”

온몸을 부들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선 박대한은 옆에 있던 지팡이를 들어 박수혁을 향해 던져버렸다.

화가 정말 머리 끝까지 난 박대한이 진심어린 분노를 담아 던진 지팡이는 그대로 박수혁을 향해 날아갔지만 박수혁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퍽!”

몇미터를 날아간 박대한의 지팡이는 그대로 박수혁의 이마를 명중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이마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고 분명 피할 수 있었지만 피하지 않았는 박수혁의 모습에 박예리의 눈이 커다래졌다.

하지만 박수혁의 차가운 분위기에 차마 다가가지도 못했다.

순간,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아득한 적막이 이어지고 뚝뚝 떨어지는 핏방울에도 꿈쩍도 하지 않는 박수혁의 기세에 박대한도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박수혁은 더 이상 그의 손바닥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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