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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여우 같은 년

작가: 고기가 좋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9-28 10:00:01
박수혁의 소식은 아주 빨리 다른 사람의 귀에 전해졌다.

박대한은 몹시 슬퍼하며 이민혜와 함께 병원에 도착했다.

박수혁이 소은정을 구하기 위해 이 사달이 났다는 것을 안 두 사람은 안색이 더욱 나빠졌다.

박대한은 산 세월이 길어 얼굴에는 그 슬픔이 다 비치지 않았고, 그저 묵묵히 박수혁의 곁에 앉아 있었지만 이내 몸을 가누기 어려워 다른 사람에게 그를 부축해 나갔다.

이민혜는 박수혁의 곁에서 두 시간이나 울었다.

소은정은 VIP 병동의 거실에 앉아 있었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어두운 얼굴로 이민혜의 통곡소리를 듣고 있었다.

“내가 분명 그 여자 멀리하라고 했잖아, 걔 완전 여우 같은 년이라고! 지난번 바다에 갔을 때도 큰일 날 뻔했는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나니, 네 친여동생마저도 보내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흑흑, 수혁아, 빨리 깨어나렴……”

이한석과 우연준은 표정 변화조차 없는 소은정을 바라보았고, 그녀는 이민혜의 탓하는 소리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소찬식과 소은호도 병실에 도착해 이민혜의 곡소리를 듣자 두 사람 모두 안색이 안 좋아졌다.

소찬식은 자신의 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꺼냈다.

“무서워하지 마, 넷째야. 일단 네 물건을 챙기고 집으로 돌아가서 좀 쉬어.”

그녀는 안색이 극도로 나빠 보였고, 병원에 입원한 후 지금까지 이미 이틀을 전혀 쉬지 못했다.

소은정이 고개를 들자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한석도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

“맞아요, 아가씨. 의사도 박 회장님의 몸이 워낙 건강해서 뇌진탕과 다리 골절일 뿐이라서 곧 있으면 괜찮아 질거라고 했잖아요. 아가씨 몸도 챙기셔야죠.”

만약 그녀의 상태를 박수혁이 보았다면 마음이 더 아팠을 것이다.

이민혜는 인기척을 듣고는 화가 나서 뛰쳐나왔다.

“너희들이 쉴 자격이 있기나 해? 지금 병상에 누워있는 사람은 내 아들인데, 소은정이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들었는데 어디서 쉰다는 말이 나와?”

모처럼 구실을 얻어낸 그녀는 소은정에게 마구 쏘아붙였다.

소찬식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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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안에서소찬식은 옆에서 사진들을 꺼냈다.“경찰에서 받은 사진들이야. 경찰들도 조사하고 우리도 뒤에서 몰래 조사해야 해.”소은정은 사진을 받았다. 사진 속의 차를 본 순간 박수혁이 그녀를 밀친 장면이 흐릿하게 보였다. 차의 시속이 110까지 올랐다. 그는 어떤 용기를 가지고 여기까지 달려왔지?소은정의 손이 창백해지고 떨고 있었다.소은호는 한숨을 쉬었다. “우리가 박수혁에게 두 번이나 빚을 졌어. 넷째야, 너를 쉽게 놔주지 않을 거야.”쉬우면 이렇게 두 번, 세 번이나 목숨을 걸지 않을 거다. 한 번은 무시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는?소찬식은 눈을 감았다. “그래도 강압적으로 넷째의 몸을 허락할 수는 없어. 나도 이 애가 대견하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건 넷째의 뜻을 따라야 해.”소은정은 입술을 만지고 심장의 박동이 한 박자씩 밀리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다음 사진으로 넘겼다. 그들이 찍은 폐차시킨 사람이다. 소은정을 죽음의 끝까지 몰아간 사람이다. 낯선 얼굴이다. 인파 속에 있어도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그의 머리는 피범벅이 되었고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채 운전전에 엎드려 있었다. 마치 죽은 것처럼.소은정은 눈썹을 찌푸렸고 소은호가 입을 열었다. “살 희망이 없다고 했어. 술을 마셔 경찰의 말로는 음주 운전이라고 하는데 계좌에 이상하게 돈이 2억이 늘었다. 해외 계좌에서 송금이 되어 출처를 몰라 사건을 종료할 수 없어.”“2억…2억으로 저의 목숨을 사려고 한 거예요??”소은정은 중얼거렸다. 2억. 2억으로 박수혁을 죽음으로 몰았다고?생각해 보면 너무 황당해 웃음이 나온다. 소은호도 입술을 만지고 말했다. “직업이 없는 술꾼에게 이번이 살면서 유일하게 2억을 만질 수 있는 기회였겠지.”“걱정하지 마. 오빠가 다 알아볼 거야. 요 며칠은 너의 안전을 생각해서 외출은 자제해. 나가면 경호원을 꼭 데리고 나가. 운이 매번 좋을 수 없으니까.”소찬식은 피곤하고 걱정스러운 눈빛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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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390화 그는 더 이상 안 된다.

    소은정은 메시지에 답장을 하지 않았다. 다시 세안을 하고 팩을 해 안색이 밝아졌다.소찬식은 아래에서 같이 밥 먹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밥을 먹고 국까지 다 마신 걸 보고 안심했다.“넷째야, 이 일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그는 말을 삼켰다.소은정은 웃었다. 표정도 자연스러웠다.“알아요, 저 아무 일 없을 거예요. 박수혁도 생명의 위험에서 빠져나왔다고 들었어요. 그에게 빚진 건 천천히 갚을 거예요. 다른 건 지금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하지만 어쨌든 이제 그를 전처럼 싫어하지는 않는다. 사귀는 건…이 생각이 그녀의 머리에서 잠깐 스쳐 지나갔다. 지금은 그저 박수혁이 무사했으면 좋겠다.말하자면 두 사람의 인연은 너무 얽혀있다. 누가 누구에서 얼마 빚졌는데 잘 모른다. 소찬식은 뿌듯함에 고개를 끄덕였다. 딸이 생각을 정리한 거 같다. 그는 손짓을 하자 키 크고 건장한 남성이 들어왔다. “경호원?” 소은정은 그의 옷차림을 보자 신분을 알았다.소찬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최성문이라고 해. 고수야. 세계에서 일등이야. 전에 나를 따랐는데 내기 은퇴하고 낚시만 하니까 경호 받을 필요가 없어져 쉬고 있었어. 앞으로 너를 따라다닐 거야.”소은정은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아빠의 좋은 마음을 저버릴 수 없다. “아가씨, 안녕하세요.”소은정은 웃으며 답했다. “잘 부탁드려요. 성문 씨”최상문의 험악한 얼굴은 변하지 않았다. 그저 덤덤하게 인사를 했다.소은정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한석이다.그녀는 전화를 받았다.“소 아가씨, 큰일이에요. 박 대표님이…”이한석은 하려던 말을 다시 삼켰다. 소은정의 안색이 어두워져 전화를 끊고 바람처럼 사라졌다.그녀는 너무 두렵다. 최상문도 빠르게 차를 대기시켰다.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타세요.”소은정은 고민하지 않고 바로 차에 탔다. 최상문이 빠르게 운전하여 20분의 거리를 10분 만에 도착했다. 그녀는 박수혁의 병실 앞에 도착해 다급하게 문을 열었다. 이민혜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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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391화 죽여버릴 거야

    소은정의 말에 이한석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바라만 볼 뿐이었다.이때 죽은 듯이 침대에 누워있던 박수혁이 입을 열었다.“뭐야? 지금 당장 화장이라도 해주려는 건가?”화가 난 건지 숨이 막히는 건지 박수혁의 가슴이 급박하게 움직였다. 교통사고로 죽었다 살아날 뻔했지만 눈을 뜬 순간 소은정이 그를 얼마나 걱정했는지 생동하게 말해주는 이한석의 모습에 욱신거리는 몸뚱어리가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질 정도로 기뻤다.실망감으로 잿더미가 되어버린 가슴에 희망의 불꽃이 피어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소은정이 병실로 들어왔을 때 일부러 죽은 척 가만히 누워있었던 그였다.소은정이 그를 걱정해 주는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어서... 어쩌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이었다.그런데? 납골당이나 알아보라고?기가 막혀 눈을 번쩍 뜬 박수혁의 시야에 담담한 얼굴로 팔짱을 끼고 있는 소은정의 모습이 들어왔다.“어? 아직 안 죽었네?”상실감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바라지도 않았지만... 저 아쉽다는 표정은 뭐지?도대체 뭘 바라고 몸을 던졌나 싶어 억울하고 속상했다. 입술을 꾹 깨문 채 말없이 소은정을 바라보는 박수혁의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그 모습에 역시 마음이 약해진 소은정이 고개를 돌린 채 중얼거렸다.“당신이 살아서... 기뻐. 진심이야.”소은정의 말에 방금 전까지 박수혁의 얼굴에 깊게 드리웠던 우울감이 눈 녹 듯 사라졌다. 그래, 바로 이런 기분이야.박수혁은 손을 뻗어 소은정의 손목을 잡았다. 다친 사람이 힘은 어찌나 센지... 소은정은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하고 박수혁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박수혁의 몸에서 풍기는 박하향이 소은정의 코끝을 자극했다. 힘 있게 뛰는 박수혁의 심장소리는 지금 그녀가 안긴 남자가... 허상이 아닌 진짜 살아있는 사람임을 실감 나게 해주었다.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원망하고 저주했던 남자인데...정작 멀쩡하게 살아있는 모습을 보니 안도감에 코끝이 시큰해졌다.정신을 차리고 보니 박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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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발걸음을 옮기려던 그때, 누군가 그녀의 옷자락을 잡았다.“윽.”병실 침대에 기댄 채 앉아있던 박수혁은 팔을 뻗느라 상처를 건드렸는지 바로 신음 소리와 함께 팔을 거두었다. 창백한 얼굴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깜짝 놀란 소은정이 다급하게 다가갔다.“왜 그래?”입술을 꽉 깨문 박수혁의 관자놀이는 핏줄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팽팽하게 솟아있었다.“어서 선생님 불러와요!”소은정이 이한석을 향해 소리쳤다.소은정의 목소리에 멀뚱멀뚱 서 있던 이한석이 바로 병실을 뛰쳐나갔다.“괜찮아?”미간을 찌푸리고 몸 여기저기를 훑어보는 소은정의 모습에 박수혁은 기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박수혁은 다시 팔을 들으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괜찮아. 하나도 안 아파. 그냥 연기한 거야. 너랑 더 같이 있고 싶어서.”거짓말...입술이 피가 날 정도로 꽉 깨물고 있으면서...그녀가 걱정할까 봐 애써 웃어 보이는 박수혁의 모습에 소은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기분이었다.자꾸... 이렇게 마음 약해지면 안 되는데...다시 분위기가 어색해지려던 그때, 의료진들이 바로 병실로 들어왔다. 의사들이 박수혁의 상처를 살피기 시작하자 소은정은 눈치껏 나가려 했지만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그녀만을 바라보는 박수혁의 모습에 병실 문 앞에 서서 누군가에게 문자를 문자를 보냈다.10분 뒤, 진찰을 마친 의사가 진지한 표정으로 분부했다.“대표님, 한의학에는 뼈를 다치면 100일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사고로 오른쪽 다리뼈가 심하게 부러지셨어요. 격렬한 운동은 당연히 금물이고 걸으시는 것도 절대 안 됩니다. 절대 안정, 아시겠죠? 앞으로 반 년 동안은 꾸준히 물리치료도 받으셔야 합니다. 그래야 후유증 없이 제대로 걸으실 수 있어요.”“알겠습니다.”의사의 분부에도 박수혁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으로 단답으로 응했다.참 말 안 듣게 생긴 환자분이시네...의사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어갔다.“퇴원하신다 해도 곁에서 케어해 주는 사람을 두시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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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문준서는 그녀의 눈물을 보고 죄책감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새봄이가 점차 울음이 잦아들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새봄이는 길게 심호흡하고 감정을 식혔다.준서에게는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문준서는 울어서 빨갛게 부은 새봄이의 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커피 계속 마실 거야? 안 마실 거면 우리 집에 올래? 내가 맛있는 커피 만들어 줄게!”새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준서는 소녀의 손을 잡고 핸드백을 챙긴 뒤, 밖으로 나갔다.커피숍 직원들마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새봄이는 그와 손을 잡고 걷고 있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었다.어릴 때는 항상 손을 잡고 다녔는데 지금은 어딘가 어색했다.어린 문준서는 항상 새봄이를 우선으로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럴까?문준서는 소녀가 기억하는 어린 준서가 아니었다. 그의 거대한 뒷모습은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었다.문준서가 웃으며 소녀에게 물었다.“뭘 그렇게 뚫어지게 봐?”“키 몇이야?”“192, 만족해?”새봄이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내가 키 큰 사람 별로라고 하면 뼈라도 깎을 거야?”문준서는 웃으며 소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응. 네가 집도해.”새봄이도 덩달아 웃었다.10여 년을 떨어져 지내다 보니 처음에는 정말 보고 싶었지만 점차 감정은 옅어져 갔다. 매번 부모님에게 준서의 안부를 물을 때면 그들은 머리만 흔들었다.그 뒤로 새봄이는 더 이상 준서를 찾지 않았다.말없이 사라진 그를 원망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가 해외에서 무사히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던 것 같았다.문준서는 길가에 세워진 스포츠카로 다가갔다.차도 주인을 닮아 검은색으로 차분하고 화려하지 않은 디자인이었다.처음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새봄이는 그가 문준서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티없이 맑고 순수했던 눈동자는 어릴 때와 비교해 변한 게 전혀 없었다.하지만 소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30화 새봄이와 준서

    새봄이가 떠난 뒤로 전동하는 한숨을 달고 살았다. 옆에서 지켜보는 소은정은 어이가 없었다.학교 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따분하지 않았다.어릴 때부터 곱게 자란 새봄이지만 거만하지 않고 성격이 활발했기에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아이는 가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파티를 벌였다.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즐겼다.가끔 센 강변에 가서 산책도 하고 석양을 감상하며 오리에게 먹이를 주기도 했다.그런데 가끔 혼자 있을 때면 누군가가 지켜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주변에 수시로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새봄이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홀로 석양 아래에서 산책을 즐겼다. 손에는 엄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인 한정판 명품백이 들려 있었다.이목구비가 화려한 동양소녀가 길을 걷고 있자 무수히 많은 시선들이 따라다녔다.하지만 프랑스의 치안은 별로 좋지 못했다.새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이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자가 소녀의 핸드백을 가로채서 사람들 틈으로 도주했다.놀란 새봄이는 다급히 남자의 뒤를 따라가며 소리쳤다.“도둑이야!”안타깝게도 유럽에서 비슷한 사건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아무도 핸드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했다.새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남자를 쫓아갔다.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는 뒤를 돌아보며 뭐라고 욕설을 지껄이더니 골목으로 진입했다.새봄이가 쫓아갔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소녀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 있을 때, 갑자기 옆 골목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남자는 바로 새봄이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손이 소녀에게 닿기도 전에 누군가가 달려와서 남자를 걷어찼다.새봄이는 겁에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훤칠하고 잘생긴 동양인 남자가 등 뒤에 서 있었다.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새봄이의 앞으로 다가갔다.그에게서 익숙한 우드향이 풍겼다.그는 천천히 소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가늘고 예쁜 손이었다.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강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9화 기억이 안 나

    전동하는 그날 밤 새봄이에게 해외유학 얘기를 꺼냈다.새봄이는 고민도 해보지 않고 바로 동의했다.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프랑스만 제외하고 아무데나 괜찮다고 했다.전동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준서 때문에 프랑스에 가기 싫은 거야?”새봄이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걔가 누군데? 하나도 기억 안 나! 걔 얘기하지 마!”아이는 억울함을 토로했다.줄곧 아이의 옆을 지켜주던 오빠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더 이상 아이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던 오빠는 없었다.아이는 준서가 보고 싶었지만 준서는 떠날 때 편지 한장 남기지 않았다.전동하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새봄이도 이제 컸잖아. 준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연락이 없던 것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였어. 나중에 준서 만나도 너무 준서를 욕하지 마.”새봄이는 고집스럽게 고개를 돌려버렸다.부모의 사랑만 받고 자란 아이는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가끔 딸이 울기라도 하면 전동하는 항상 달려와서 딸을 위로해 주었다.태어날 때부터 다이아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는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그런데 어느 날 오빠가 보고 싶었던 아이가 준서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아이는 버려진 느낌을 받았다.출국이 결정되었으니 전동하는 아이가 다닐 학교를 알아보았다.결국 새봄이는 유럽을 선택했다.마치 누군가가 거기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처럼.떠나기 전, 아이는 일곱 남자친구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아이가 출국하는 날, 온가족이 나와서 새봄이를 배웅햇다.새봄이는 딱히 슬프거나 아쉬운 티를 내지 않았다. 마치 부모님 손을 잡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아이는 활짝 웃으면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전동하와 소은정은 영지까지 데리고 같이 프랑스로 출국하기로 했다.일가족이 탑승수속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새봄아!”고개를 돌리자 하얗게 질린 얼굴로 허겁지겁 이쪽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8화 새봄이의 남자친구

    눈 깜짝할 사이에 새봄이는 어엿한 숙녀로 자라났다.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겼다.새봄이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 소식을 소은정에게 알렸다.소은정은 딱히 말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어렸을 때 이런저런 경험을 다 해보는 게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새봄이가 진심일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전동하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그는 아이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새봄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친구들이 다들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나만 솔로면 유행에 뒤떨어지잖아. 그래서 만나보기로 했어. 그리고 너무 이른 나이도 아니잖아! 중학교 때부터 연애하는 애들도 많다고!”전동하는 인내심 있게 아이를 타일렀다.“그래도 넌 아직 너무 어려.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해 보면 알게 될 거야. 남자는 다 믿을 놈이 못 돼….”“그럼 엄마가 아빠를 만난 것도 사랑에 눈이 멀어서 만난 거겠네?”어릴 때부터 말싸움에는 절대 지지 않던 새봄이는 미소가 소은정을 닮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성장했다.그리고 총기 있는 눈동자와 말빨, 그리고 큰 키는 전동하를 많이 닮았다.소은정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딸이 나중에 남자 여럿을 울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아이에게는 사랑을 하면 꼭 아빠랑 엄마처럼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강조했다.새봄이는 전동하가 말이 없자 달려가서 그의 팔짱을 꼈다.“아빠, 걱정하지 마. 그냥 연애는 어떤 느낌인가 궁금해서 해보는 거야.”“그래서 그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야?”“어느 남자친구를 말하는 거야?”전동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몇이나 사귀었는데?”“다른 애들은 다 한명하고만 사귀는데 난 다른 애들 따라하기 싫어. 그래서 하루에 한 명, 일주일에 일곱 명이야! 주일을 정해서 따로 만나!”새봄이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전동하는 입을 뻐금거리며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도 다행인 건 사랑에 깊이 빠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랄까.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7화 사건의 결말

    다른 CCTV에서 정황이 포착되었다. 직원이 그쪽으로 다가가다가 발을 헛디디며 하마터면 술잔을 쏟을 뻔한 정황이었는데 그때 잔을 안쪽으로 옮기며 위치가 바뀐 것 같았다.독극물 검사결과도 나왔다.청산가리였다.심청하의 몸에서 나온 독극물과 약병에 있던 독극물 성분이 일치했다.살인을 계획했던 심청하가 제 꾀에 당한 상황이었다.아마 그녀는 죽을 때까지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몰랐을 것이다.형사들은 밤을 새워 CCTV를 확인하면서 이 약병의 출처가 남유주의 큰어머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그렇게 큰어머니가 경찰에 소환되었다.큰어머니는 숨김없이 사건의 경과를 진술했는데 심청하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아서 넘어지는 틈을 타 약병을 바닥에 버렸다고 했다.심청하가 포기를 못하고 스스로 행동에 옮기다가 제 꾀에 당했다는 말도 했다.형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그랬다는 증거 있나요?”“당연히 있죠.”큰어머니는 딸인 남연을 호출했다.“형사님이 묻는 대로 사실을 대답해! 떨지 말고!”남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냈다.그리고 차 안에서 심청하와 대화했던 녹음을 재생했다.“그 여자가 아빠랑 엄마를 죽이겠다며 협박했어요. 그 파티 초대장은 제가 거금을 주고 산 거예요. 우린 태한그룹 사모님과 친척관계에요. 평소에 왕래는 하지 않지만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고요!”남연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형사님, 제가 아는 건 다 얘기했어요.”형사는 그녀의 진술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전에 남유주 씨를 해하려 한 적이 있죠?”“그래! 너도 직접 남유주를 죽이려고 했잖아? 그건 왜 쏙 빼고 말해?”녹음본에 담겼던 심청하의 목소리였다.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파일은 편집을 거치지 않았다.남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것도 심청하가 협박해서 했어요. 하지만 언니 앞에서 이미 잘못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어요. 언니는 저를 용서했고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건 박수혁 대표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6화 사고

    심청하는 한참 침묵하더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무슨 방법을 쓰든 그 사람들과 걔를 만나게 해. 안 그러면 이 약은 네 부모님 배 속으로 들어갈 거야!”남연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떨어뜨렸다.“알겠어요.”결국 그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명령을 받아들였다.며칠 뒤,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오늘은 자선회가 열리는 날이었는데 박수혁은 남유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와 함께 자선회에 참석했다.그리고 자선회에서 많은 보석과 골동품을 구매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자선회가 끝나고 파티가 이어졌다.남연의 부모는 힘겹게 초대장을 입수했다.심청하는 파티홀에서 이어질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남연의 부모는 뒤늦게 파티에 참석했고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파티가 다 끝난 뒤였다.심청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는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SC그룹에서는 지분 사건으로 그들을 물고늘어질 것이다.본사에서 움직이기 전에 남유주를 제거해야 했다.잠시 후, 남유주의 큰어머니는 사람이 없는 곳에 숨어들었다.그리고 약을 꺼내 술병에 쏟아넣으려고 했다.마침 취객이 그녀의 어깨를 부딪히고 지나가며 그녀가 바닥에 쓰러졌다.남유주 큰어머니가 고통에 신음을 흘리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약병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구석진 곳으로 굴러갔다.심청하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정말 뭐 하나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일가족이었다.남유주의 큰아버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다급히 다가가서 아내의 손을 잡고 구급차를 호출했다.호텔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달려왔고 큰어머니를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호송했다.심청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사람들이 모두 흩어지고 그녀는 구석진 곳으로 가서 아무도 안 보는 틈을 타 약병을 손에 쥐었다.그리고 기회를 봐서 약을 와인에 쏟고 흔들었다.모든 게 끝난 뒤, 심청하는 손에 난 땀을 닦았다.이미 살인을 하기로 마음먹은 그녀였지만 직접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5화 그녀는 원하지 않았다

    남유주는 미소를 지으며 소은정과 박수혁 사이를 스스럼없이 얘기했다.남유주는 지나간 둘의 과거를 신경 쓰지 않았다.박수혁은 소은정에게 다른 마음이 없었고 그들은 각자 다른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살기로 했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남유주가 건넨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팔찌가 있었다, 반짝이며 아름다운 화려한 목걸이의 모든 보석은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본연의 미와 섬세함의 아름다움을 결합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몇 년 동안 이런 것을 모으기를 좋아했는데... 고마워요, 진짜 마음에 들어요." 남유주는 화해의 의미로 소은정에게 팔찌를 건넸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팔찌를 착용했다."과거는 과거일 뿐이니 우린 서로 용서하는 게 어때요?"소은정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안타깝게도 난 어떤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네요…"그녀는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고 남유주에게 건넸다.남유주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류 내용을 살펴보았다."이게 뭐예요?""원래는 소찬학의 주식이었지만 몇 년 전에 회사 소유로 되었어요. 아빠가 나이도 있고 해서 주식 대신 배당금을 주기로 했었어요, 근데 더는 그 사람의 것이 아니니까, 아빠가 유주 씨한테 넘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주는 작은 선물이니까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얼굴이 굳었던 남유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계약서를 다시 내밀었다."전 받지 않을래요.""유주 씨, 이게 얼마나 큰 돈인지 몰라요? 술집을 사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요? 이 돈으로 그 건물 같은 거 열 개는 살 수 있어요."소은정은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남유주는 웃음을 참고 머리를 흔들었다."이걸 받으면 소찬학이 내 생부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잖아요, 끊을 수 없는 혈연관계를 받아들여야 하고, 내가 관여하지 않은 과거의 강탈과 억압을 직면해야 해요. 태어난 이래로 부모가 없는 존재로 살아왔고, 아직 그것을 원하지 않아요. 나의 아버지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소씨 가문과 혈연적인 관계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4화 헛수고

    거침없이 내뱉는 심청하의 태도에 소찬식이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소씨 가문의 주식은 애초에 저희 집안 거에요. 그리고 둘째 삼촌이 직접 주식을 그룹 소유로 돌리겠다고 서명까지 했어요. 자기는 주식 배당만 챙기겠다고, 회사를 떠난 지금 삼촌한테 배당금을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죠. 이모가 한 계산은 너무 터무니없어요. 이 주식들은 재산 분할과 관련이 없어요. 설령 분할을 한다 해도, 먼저 그룹의 이익을 보호하는 게 우리의 원칙이고요."심청하는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저는 어떻게 해요? 그이가 감옥에 가고, 우리는 손가락 빨면서 굶어 죽으라는 거예요? 주식을 전부 넘겨주세요, 그럼 더는 따지지 않을게요!" 그녀는 무례한 태도로 단호하게 앉아 있었다.소찬식의 표정이 음울하게 어두워졌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그만 돌아가세요, 돌아가서 경찰 소식 기다리세요. 찬식이 회사 자금을 자기 돈처럼 써버렸고 수억 달러를 횡령했어요. 그럼에도 그룹이 이 돈에 대해 따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돈을, 주식을 요구할 수 있어요?" "나는 찬식 씨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 사정은 모르겠고, 누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없어요."그는 말을 마친 뒤 옆에 서 있는 집사에게 눈짓했다."손님을 내보내.""네."집사의 대답에, 심청하는 일어서서 조급하게 말했다. "아주버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형제들끼리 어떻게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요? 이 일을 언론에 알리면 어떻게 될지 저도 기대되네요, 아마 언론도 이 일에 엄청난 관심을 둘 것 같거든요!"소찬식의 표정은 신경질적으로 굳어졌다, 눈빛이 차갑고 어둡게 변했다.공기 안에는 침묵이 깔렸다.소은정은 갑작스럽게 직감했다. 심청하가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그들은 타협할 수 없었다. 한 푼이라도 더 주면, 그녀는 주제 파악을 못 하고 더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그녀는 절대로 이번 한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3화 법을 잘 안다

    심청하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다 해봐야죠, 우선 믿을 만한 변호사를 찾아서 형량부터 줄여줘요."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참지 못하고 가볍게 웃으며 소리를 냈다.소은정이 입을 열었다."마침 잘 오셨어요, 우리도 지금 삼촌을 어떻게 구할지 토론하고 있었거든요!"심청하는 의아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어떤 방법을 논의했는데?"전동하는 멋도 모르고 웃었다. 그는 소은정의 대답을 기다렸다.소은정은 청량한 목소리로 한숨을 쉬었다."사실 우리가 변호사를 찾아서 물어봤어요. 판결이 심하게 나면, 사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두 사람을 죽인 거니까.그래도 방법이 있어요, 둘째 삼촌은 그때 혼인 상태였잖아요?법정에 나서서 전부 둘째 삼촌이 한 게 아니라고 증언하면 돼요. 삼촌은 줄곧 숙모랑 함께 있었고, 그런 일을 꾸밀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심청하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일어섰다."너... 나보고 거짓 증언을 하라는 거야, 말이 되니? 그거야말로 불법이야!"소은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비웃었다."불법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네요? 근데 왜 저희 아버지한테 당당하게 그런 짓을 요구하는 거예요?"심청하는 그제야 자신이 소은정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화가 난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은정아, 너 말 이상하게 하는 구나, 내가 마음이 너무 급해서 나온 말을 꼬투리 잡는 거니? 그리고 너희 삼촌 아직 유죄 판결도 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면 돼."소은정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럼 혼자 잘 해보세요! 우린 응원이나 하고 있을게요!""너 지금 뭐하자는 거니?" 심청하는 화를 내며 소찬식을 바라보았다."진짜 이렇게 내버려두실 거예요?"소찬식의 눈빛이 어둡게 깔렸다."자기가 한 일에 대가를 치러야 하겠죠, 저희는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제수씨도 저희를 그만 찾아오세요."심청하는 소찬식의 태도가 이렇게 차갑고 딱딱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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