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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네 옆에 있을 건데?

연남동 아파트는 두 층을 하나로 이은 복식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휠체어로 다니는데 불편함이 거의 없었다.

2층으로 올라온 소은정은 앞으로 지낼 방을 훑어보았다.

방의 모습은 그녀가 이곳을 떠날 때와 그대로였다. 이곳에서 외로움으로 눈물로 지새우던 나날들이 어제 일처럼 눈앞에 아른거렸다.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벌레처럼 소은정의 심장을 갉아먹는 듯하고 무거운 마음에 숨조차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다.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발코니의 의자도 그대로였다. 저 의자에 앉아 밖을 내다보는 게 일상이었지... 박수혁의 차가 나타나길 기다리면서...

결혼하고 나서 박수혁은 이 방에 한 번도 들어오지 않았지만 이곳의 모든 기억은 박수혁과 관련된 것이었다.

피식 웃음을 터트리던 소은정은 쇼핑백 하나를 꺼내 화장대 위에 진열된 물건을 전부 집어넣은 뒤 쓰레기통에 버린 뒤 그녀의 방과 연결된 옷방으로 들어갔다.

집안에서 유일하게 바뀐 곳이 바로 이 옷 방이었다. 그녀가 입던 옷들은 전부 사라지고 이번 시즌 최신상 명품들이 액세서리 진열장과 옷장에 가득 걸려있었다.

하지만 죽어버린 소은정의 눈빛은 다시 반짝이지 않았다.

.....

“똑똑똑...”

누군가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소은정은 시간을 확인했다.

6시 반... 시간도 참 빠르게 흐르네.

최성문이 성큼성쿰 다가가 문을 열자 잔뜩 겁먹은 얼굴의 아주머니가 더듬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사... 은정 씨, 대표님께서 식사하러 내려오시라는데요.”

“알겠어요.”

소은정의 대답에 아주머니는 단 1초도 이곳에 더 있고 싶지 않은 듯 후다닥 1층으로 내려갔다.

계단으로 1층으로 내려온 소은정은 거실의 풍경에 눈빛을 빼앗겼다. 아름다운 노을이 비치는 따뜻한 거실,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흰색 커튼...

이렇게 예쁜 곳이었는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

멍한 표정의 소은정의 곁으로 다가온 박수혁이 물었다.

“배고프지?”

예전과 달라진 소은정과 어떻게든 다시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에 아주머니가 다시 넉살 좋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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