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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뭐 잘못 먹었어?

방으로 돌아온 박수혁은 화가 치밀어 잠도 오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어떻게든 소은정과 가까워지려고 했는데 새끼 오리마냥 소은정의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는 최성문 때문에 도무지 다가갈 수가 없었다.

하... 짜증 나.

......

다음 날, 잠을 설친 소은정이 피곤한 얼굴로 일어났다. 마침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아가씨, 깨셨습니까?”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소은정은 심플한 실크 블라우스와 블랙 A 라인 스커트로 갈아입고 1층으로 내려갔다.

이미 식탁에서 기다리고 있던 박수혁은 깔끔한 커리어 우먼 스타일의 소은정을 보고 두 눈을 반짝였다.

“굿모닝,”

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이 예의상 물었다.

“잘 잤어?”

하지만 박수혁은 최성문을 뚫어져라 노려보며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아직 다리 많이 불편하지? 그래도 조금만 참아.”

질문이 나온 김에 최성문의 존재에 대해 불평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덤덤하게 걱정해 주는 소은정의 모습에 말문이 턱 막혔다.

이때 아주머니가 주방에서 나오며 식탁에 접시들을 올려놓았다.

“은정 씨는 아침 가볍게 드시는 거 좋아하죠? 신경 써서 준비했는데 어때요?”

혹시나 소은정이 자신의 스파이짓을 박수혁에게 고자질이라도 하면 어떡하나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소은정은 아주머니의 말은 깔끔하게 무시하고 무언가 생각난 듯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아, 당신 어제저녁에 약 안 먹었지?”

옳거니...

박수혁은 짐짓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러네. 간병인 자격미달이야. 어떻게 보상할 거야?”

하지만 소은정은 전혀 당황하지 않은 얼굴로 약상자를 챙겨오더니 약들을 식탁 위에 탁 내려놓았다.

“그럼 어제 몫까지 전부 다 먹으면 되겠네.”

그 모습에 박수혁은 흠칫 했지만 아무 불평 없이 소은정이 건네는 약을 물과 함께 삼켰다. 평소 차갑기만 하던 박수혁의 고분고분한 모습에 아주머니의 눈이 커다래졌다.

“나 출근해야 해. 갈게.”

소은정이 핸드백을 들고 일어서자 박수혁이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

“됐어. 오빠가 아침 포장해 주기로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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