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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인과응보

소은정이 집을 나서자 이민혜는 핸드백까지 바닥에 내팽개치고 소리쳤다.

“저 계집애 당장 내쫓아! 두 사람 결혼 난 절대 허락 못 하니까!”

“어머니, 이 집안에서 어머니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없어요. 게다가 제가 다섯살 먹은 애도 아니고 연애나 결혼 같은 거 어머니 허락을 받아야 하는 나이는 지났지 않습니까?”

차가운 아들의 태도에 이민혜는 이를 빠득빠득 갈았다.

“넌 내 아들이야! 어떻게 내 앞에서 저딴 여자 편을 들 수 있어!”

아들이라... 박수혁은 생각에 잠겼다. 박수혁은 5살 때부터 박대한 손에 이끌려 해외 유학을 시작했다. 어린 마음에 울면서 이민혜에게 전화를 걸 때면 항상 쇼핑 중이던 그의 어머니는 짜증스레 전화를 끊어버리곤 했다.

그리고 바로 그 사실을 할아버지에게 고자질을 하는 바람에 체벌까지 받아야 했다.

그렇게 내놓은 자식처럼 키워놓고 이제 와서 아들을 치맛자락에 품으려고 해?

하, 웃기지도 않아.

과거를 회상하던 박수혁이 코웃음을 쳤다.

“어머니라서 이 정도까지 봐드리는 겁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세요? 아, 모르실 리가 없지. 이렇게 키우신 게 바로 어머니니까. 아니면 정말 이대로 쫓겨나고 싶으세요? 생모라는 알량한 명분이라도 유지하고 싶으시다면... 가만히 계시는 게 좋을 겁니다.”

박수혁의 말에 이민혜의 눈동자가 커다래졌다. 한 번도 살가운 적 없는 아들이지만 이렇게 매정한 말까지 내뱉는 건 처음이었으니까.

안쓰러운 눈빛으로 창문을 통해 멀어져 가는 소은정을 바라보는 아들의 모습에 이민헤는 속이 부글부글 끌어 올랐다.

딸도 집안에서 쫓겨나고 아들이란 자식은 여자한테 미쳐서 엄마 취급도 안 해주는데다 항상 발밑에서 굽신대던 소은정까지 이젠 고개를 빳빳이 들고 대드니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왜! 감히 태한그룹 사모님인 나한테 어떻게 다들... 그래, 이게 다 소은정 저 불여우 때문이야.

소은정이 살아있는 한 난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지도 몰라.

순간 무서운 생각이 이민혜의 머릿속을 잠식했다.

광기 어린 눈빛의 이민혜는 테이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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