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찬식은 절대로 소찬학이 회사를 망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그는 차라리 소찬학 같은 동생이 없는 것이 훨씬 낫다고 여겼다.소은호는 어두워진 얼굴로 차갑고 딱딱하게 말했다."아버지, 회사의 규정에 따르면, 주주총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주식을 양도하는 것 자체가 위법입니다. 게다가 그가 서명한 계약은 그룹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회사에서 조용히 내쫓는 것만으로도 저희가 관대하게 처사하는 것이니. 매년 배당도 줄 필요가 없어요.자신의 능력으로 직장을 구하는 것조차 어려운데 우리 가문에서 삼촌을 몇 십 년 동안 먹여주고 재워줬으면 되었지, 더 요구하는 것은 말도 안 되잖아요." 소찬식은 눈을 감고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의 표정에는 고민이 가득해 보였다.형제라는 이유로 소찬식은 소찬학이 심술을 부리거나 선을 넘는 행동을 해도 여러 차례 용서해주고 그에게 관용을 베풀었다.하지만 소찬학은 은혜도 모르고 그룹을 벼랑 끝에 내모는 행동을 자행했고 소찬식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그의 마음은 마냥 좋지 않았다.소은정은 냉담하게 콧방귀를 뀌었다."그 사람을 계속해서 회사에 남겨두면 안 돼요. 구속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우리가 충분히 아량을 베푸는 것이에요.아버지는 그를 형제처럼 생각하지만, 그는 아버지를 매번 배신했어요. SC 그룹을 망치려 하는 자를 이번에 순순히 풀어준다면 앞으로 갖은 문제를 일으켜 저희를 위협할 거예요.설마 박수혁처럼 좋은 마음만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여기는 것은 아니죠?"소찬식의 미간이 찌푸려졌다.그는 감았던 두 눈을 번쩍 떴다.그는 이를 악물고 차가워진 안색으로 말했다."오늘 밤, 나는 마지막 기회를 줄 것이다. 이것은 내가 형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야.만약 스스로 잘못을 인정한다면 너희도 날 봐서 그만 용서해주도록 하여라. SC 그룹의 일에 관여하지 못하게 내칠 것이고, 진한시에서 가진 모든 권력을 빼앗을 생각이다. 만약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면, 나도 더는 봐주지 않을 것이다. "소은정과 소은호
소찬학은 갑자기 한시연의 말을 끊었다. 남유주는 잠시 당황하더니 어쩔 수 없이 술잔을 바라보았다.한시연이 무슨 말을 하려 하자 남유주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네, 마셔볼게요."남유주는 술을 들이켰다. 맵고 달콤한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는 순간 마치 뾰족한 무언가가 목에 걸린 듯 온몸이 뒤틀리는 기분이 들었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역류하는 느낌이 들더니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술잔을 내려놓고 텅 빈 눈빛으로 그녀는 소찬학을 바라보았다.격렬한 심장 박동과 말할 수 없는 황망한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녀는 술에서 꽃가루가 첨가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워낙 오감이 민감해, 샴페인에 꽃가루를 넣는 것이 어떤 맛인지 알고 있었다.박수혁이 파티에서 일부러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는 내용을 내보낸 것은 낚시하기 위한 것이다.하지만 그때 낚이지 않았던 사람이었고 그래서 그들은 범인이 그날 파티에 오지 않았다고 여겼다.그런데 뜻밖에도 소찬식의 생일 파티에 나타난 것이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은 잘못하면 질식사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소찬학은 정말로 자기 친딸을 죽이려는 계획이었다.남유주의 가슴은 누군가에 의해 심장이 움켜잡힌 듯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그녀는 꽃가루에 알레르기가 없었지만, 그녀의 반응은 아주 격렬했다.그녀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숨을 크게 쉬고 있었다. 한시연은 가장 먼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녀를 부축했다."유주 씨, 왜 그래요? 혹시 어디 불편해요? 술이 잘못된 거예요?"소찬학은 그녀에게 한 번 흘겨보더니 말했다."허튼소리 하지 마라. 술은 모두 네 남편과 내가 직접 고른 거야, 잘못되었다니? 갑자기 알코올을 마셔서 그런 것 같은데, 휴게실로 데려가서 잠깐 쉬게 하는 게 좋을 것 같구나.""하지만 이 상태로 보아 분명 큰 문제 같아요. 어서 박 대표님께 연락해 의사를 부르든지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한시연은 전화하려고 휴대폰을 꺼냈다.소찬학은 한시연의 전화를 빼앗
소찬학은 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는 것을 보았다. 거침없이 그는 손을 뻗어 한시연을 가리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이젠 위아래도 없는 거야? 시연아, 언제까지 연기할 수 있는 보자꾸나. 아직도 쟤가 불쌍해? 가문도 망한 네가 은호가 없었더라면, 이렇게 사모님 소리를 들으면서 살 수 있었을 것 같니? 이 집안 핏줄을 둘이나 낳았다고 지금 내 앞에서 유세라도 부리는 거야?"한시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주먹을 꽉 움켜쥐더니 결국 손을 들어 소찬학의 뺨을 때렸다. 소찬학의 얼굴이 침침하고 흉하게 구겨졌다."네가 감히 나를 때려?""왜 못 때릴 거라고 생각해요? 당신이 거지 같은 소리를 하도 하니까 참지 못하고 때린 건데! 은호 씨랑 아버님께서 여기 계시더라도 때렸을 거예요!" 한시연의 얼굴은 차가웠고 눈빛에는 혐오스러움이 가득했다. 그녀는 소찬학에에 대한 반감과 역겨움을 더는 숨길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뺨을 갈기자 후련함이 찾아왔다.소찬학은 기가 막혀 반격하려 했고 남유주가 숨을 헐떡이며 힘겹게 소파에서 일어섰다."가서 의사 좀 불러주세요. 제 남편과 협력 중인 거 맞죠? 내가 이렇게 아픈데 보고만 있을 거예요?"소찬학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그녀가 감정을 추스르는 것을 보고 냉소했다."알레르기는 약이 없으면 30분 안에 질식하고 죽을 텐데, 맞나요?"그의 눈빛은 서늘했지만 통쾌함이 서려 있었다. 미친놈 같은 눈빛에 한시연은 몸서리를 쳤다.그녀는 그를 뒤로하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으나, 소찬학에게 팔을 잡혀 버렸고 뒤로 내동댕이쳐졌다."어딜 가, 여기 가만히 있어. 남유주를 처리하면, 그다음에는 네 차례니까."그는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남유주에게 시선을 돌렸다."널 해칠 마음조차 없었는데, 누가 너더러 박수혁한테 시집가라고 했니?"남유주는 눈이 휘둥그레졌다."역시, 당신이었어요. 당신이 남연을 시켜 결혼식에 날 해치게 한 거였어요. 당신이 내 술에 꽃가루를 넣었죠?"소찬학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젖히고 크게 웃었다."너 자
소찬학은 충격을 받은 것 마냥 안색이 번쩍였다.남유주의 눈빛에 분노와 냉기가 서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서 차가운 기색으로 남유주를 바라보았다. 남유주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와 시선을 맞추었다."내 몸에 당신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게 정말 역겨워요. 하지만 난 정말 잘 살 거예요, 그래야 당신이 더욱 날 징그러워할 테니까!"소찬학은 그녀의 목을 세게 조르더니 그녀를 소파로 눌렀다. 사나운 기세에 그의 이마에 핏줄이 솟아올랐다. 그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말했다."죽어. 가서 네 친어미와 만나, 죽어버려..."한시연은 깜짝 놀라 그를 옆으로 밀쳤다."뭐 하는 거예요? 당장 놔요!"그녀는 한쪽으로 가서 재떨이를 집어 그의 머리에 내리쳤다. 소찬학의 이마에서 피가 흘러내렸지만 그는 여전히 손을 놓지 않았다.무서운 눈빛은 마치 지옥에서 온 것 같았다. 그는 온몸의 사나운 힘을 손에 다 써서 남유주의 목을 꽉 조르고 있었다.숨을 쉬지 못한 남유주의 얼굴색이 조금씩 붉어지더니 보랏빛으로 변했다. 한시연은 불길한 마음에 얼른 문을 열기 위해 입구로 달려갔다. 문은 특수 제작된 것이어서 외부에서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한시연이 문을 당기는 그 순간, 박수혁도 문을 세게 걷어차는 바람에 문이 열렸다. 한시연은 힘 때문에 뒤로 밀쳐졌지만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박수혁이 안으로 뛰어들었다. 소찬학이 남유주의 목을 조르고 있는 광경을 보고 박수혁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붉어졌다.그는 성큼성큼 몇 걸음 나아가서 발로 소찬학을 걷어찼다. 남유주는 숨을 크게 쉬었다.박수혁은 그녀를 와락 품에 껴안았다가 다시 놓아주었다.거칠게 셔츠 단추 몇 개를 풀어헤친 박수혁의 얼굴이 차가웠다. 그는 소찬학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다. 박수혁은 힘을 모아 주먹을 날렸다. 처음 몇 번은 발버둥을 치던 소찬학이 포기라도 한 듯 어떤 저항도 하지 않았다. 결국, 그의 머리는 온통 피투성로 변했다. 그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피로 얼룩져 있었다
한시연은 그가 화가 난 것을 알아차리고 황급히 그를 위로했다."괜찮아, 내가 유주 씨 때리는 것을 말리다가 맞은 거야. 이 정도의 부상은 유주 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소은호가 이를 갈며 말했다. "이 내로 남불하는, 개 같은 놈, 가만두지 않을 거야."소은해는 소찬학을 신경 쓰지 않았었다, 그런데 한시연을 건드린 지금 소은해는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다."그래, 가만둘 수 없지. 소찬학이 형수한테도 함부로 했으니, 우리 SC 그룹은 얼마나 우습게 봤겠어? 형, 이번 일 결코 가볍게 넘어가서는 안 돼!" 소은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소찬학이 한시연에 대한 저속한 눈빛은 당장에라도 그 눈알을 파내도 시원치 않을 판이었다.소은호에게 가장 소중한 한시연을, 신처럼 떠받들고 있는 한시연을 건드린 죄를 치르게 해야 했다.소은정은 한시연이 다친 곳을 보더니 걱정스럽게 입을 열었다."우선 약부터 발라, 분명 엄청나게 아팠을 텐데...""괜찮아, 근데 이 꼴로 손님들한테 갈 수 없네. 은정 씨가 고생 좀 해줘."한시연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 새언니는 얼른 약부터 발라, 내일 진짜 퉁퉁 부을지도 모른다고.그들은 당장에라도 소찬학의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한시연은 누구보다 따듯한 사람이었다. 소찬학은 그런 한시연에게 손을 댄 것이다. 한시연이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자,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소은호가 한시연의 팔을 잡아끌고 나갔다.소은해가 소은정의 어깨를 두드렸다."내가 여기 남아서 아버지를 보고 있을 테니 넌 매제랑 손님 배웅해. 안 그래도 보는 눈이 많은데, 소문이라도 잘못 나면 진짜 골치 아파져.""알았어."소은정은 소은정을 한 번 쳐다보고 난 후에야 밖으로 나갔다.전동하가 미리 손님을 배웅하고 있었다. 소은정이 다가오자, 그는 자신의 코트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었다."피곤하죠?"소은정은 두 손으로 그를 감싸 안고 머리를 흔들었다."우
남유주는 박시준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입을 열 수 없었다.그녀는 물끄러미 박수혁을 바라보았다.박수혁은 박시준을 안아 올리고 타일렀다."자러 가,휴식해야 해."박시준은 나가기 싫은 표정으로 뒷걸음질하며 떠났다.남유주는 박수혁을 힐끗 노려보았다.박수혁은 항상 아이에게 인내심이 부족했다.박수혁은 한숨을 내쉬며 연고를 들고 그녀에게 발라주었다."나 지금 다른 거 신경 쓸 기분 아니야. 나중에 내가 사과할게, 그럼 되지?" 남유주는 눈을 깜빡이며 박수혁을 바라보았다.눈가에 핑그르르 고인 눈물은 그녀가 안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사람을 찾았으니 마음고생을 줄인 셈이었다.그녀는 신이 아직 그녀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라고 여겼다.어르신에게 구원을 받았지만, 다시 그 어르신 때문에 지옥으로 내몰렸고, 그녀 스스로 지옥에서 기어 올라왔다.그리고 덕분에 다시 자기 사업을 할 수 있었고, 눈앞에 있는 남자를 만날 수 있었다.그녀는 더는 바라는 게 없었다. 그녀는 행복했다.지옥으로 빠지지 않아서, 자기를 포기하지 않아서 참으로 다행이었다.그녀는 온갖 노력을 해 살고 있었다.박수혁은 고개를 숙여 조심스럽게 약을 발라주었다.혹시라도 그녀가 아파할까 봐 아주 조심스럽게 바르고 있었다.남유주의 눈가에 고여있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손을 뻗어 박수혁의 얼굴을 어루만졌다.소리를 낼 수 없었지만, 그녀는 입 모양으로 말했다."나 괜찮아요, 아프지 않아요."박수혁의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그녀를 품에 와락 껴안았다."만약 그가 정말 무슨 일이라도 저질렀으면 난 그를 죽여버렸을 거야.난 분명 그를 죽였을 거야." 소찬학은 계획대로 하지 못했다, 덕분에 남유주는 무사했다.만약 소찬학 때문에 남유주가 죽는다면, 박수혁은 미쳐버렸을 것이다. 이성을 잃고 눈이 돌아, 소찬학을 죽여버렸을 것이다.물론 남유주도 박수혁의 말을 믿었다.박수혁이 그를 패는 모습에, 박수혁이 절대 쉽게 소찬학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걸 그녀도 감지했다. 소찬학
그래서 소찬학은 20년을 버텼다.방 안의 눅눅하고 곰팡냄새가 그의 진귀한 정장에 묻었다. 소찬학은 입을 헤벌리고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의 입가에서 끈적거리는 피가 흘러나왔다. 그는 차가 충돌했을 때 나는 휘발유 냄새와 그 여자가 투신했을 때 나는 피 냄새를 어렴풋이 기억했다. 놀랍게도 일치했다."그녀가 죽었나요? 죽었으면 좋겠어요. 죽었으면 좋겠어요..."그는 중얼거리며 입을 헤벌리고 웃었다. 박수혁은 음산한 눈빛으로 발을 들어 그를 걷어찼고 그의 갈비뼈 몇 개가 부러졌다.소찬학은 얼굴이 창백해서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고통이 극에 달해 몸을 움츠렸다. 박수혁의 말투는 차가웠다. "정신 차렸습니까, 대표님?"소찬학은 기침을 한 번 했다, 기침에서 피가 한 모금 나왔다. 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죽지 않았어. 죽지 않았어. 아까워."박수혁은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고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지켜봐, 의사는 필요 없을 것 같네.""예."그의 눈동자 속에는 분노가 숨어 있다.다음날, 소은호는 아침 일찍 사람을 시켜 물건 가득 태한그룹에 보냈다박수혁이 회사에 가자마자 이한석이 그것을 가져왔다. 박스를 열자, 안에는 소찬학 몇 년 동안 회사에서 세금을 탈세했다는 증거물과 불법 자금과 사업에 관한 여러 증거가 들어 있었다.소찬학이 20년간 감옥에서 썩기 충분하다. 그러나 그들은 경찰서에 직접 주지 않고 박수혁에게 넘겼다.소찬학이 박수혁의 손에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물건이 경찰청에 건네면 경찰은 반드시 사람을 찾기 시작할 것이고 박수혁의 수세에 몰릴 것이다.박수혁에게 증거를 보냈다는 것은 소찬학에게 어떤 일이 생기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증거는 박수혁이 알아서 처리하면 될 일이었다.소찬학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게 소씨 가문의 태도였다.박수혁은 자료를 한 번 훑어보고 바로 자료들을 챙겨두라고 했다. 그는 지금 당장 소찬학을 풀어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소씨 집안의 체면을 생각해 어쨌든 넘겨야 했다.
경제 범죄가 형사 범죄로 변했다.경찰의 수사에 방향이 더 증가하였다.그리고 경찰의 심문을 통해 소찬학은 자기가 박수혁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자신의 자백서를 박수혁은 경찰에 넘기지 않았다.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었다.그는 경찰이 자백서를 내놓을 때 박수혁이 불법으로 자신을 감금한 뒤, 협박하에 거짓 자백을 했다고 말하려 했다.하지만 그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그가 자신의 진술을 번복하려 했을 때 경찰이 이미 조사를 시작했고 그가 심문에 불응하기 시작하자 경찰은 그의 자백권을 철회시켰다.남유주는 경찰에게 일기장을 넘겼고, 이것은 경찰의 수사에 큰 도움을 주었다.남유주의 부모님의 신혼집, 별장, 지하실 전체가 증거물이다. 지문, 혈흔, 정액이 잘 남아 있었다. 시간이 비록 오래되었지만 검증하기는 쉬웠다.경찰이 소찬학을 데리고 현장을 검증하러 가자, 그는 사악한 표정으로 그 별장 입구에 서 있었다.남유주와 박수혁은 들어가지 않았다. 그들은 이 사건과 관계를 끊으려 애썼고, 멀지 않은 곳에서 차에서 조용히 이 일이 끝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박수혁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검은 눈동자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남유주를 내려다보는 박수혁의 눈가에 온화함이 가득했다. 남유주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창밖을 보고 있었다. 입구에는 경찰차가 가득 주차되어 있었다.20년 만에 처음으로 이렇게 떠들썩했다. 황당무계하게 막을 내리는 것 같았다.경찰은 소찬학을 데리고 현장을 검증을 시작했고, 소찬학은 정상적인 반응을 보였다.지하실에 들어서자마자 그의 얼굴이 복잡해졌다, 눈동자에는 약간의 자극적인 감정이 솟구쳤다.위층 가장 안쪽 방으로 이동했고, 그곳은 남유주가 유아시절 있었던 방이었다.그의 기분이 조금 이상해졌다.경찰은 창문 옆에 서서 치수를 재고, 여기를 가리키며 소찬학을 바라보았다."피해자가 여기에서 뛰어내렸습니까?"소찬학은 20년 전의 그날이 어제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오랜 세월이 흘렀대도 아직도 똑똑히 기억했다.그녀는 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문준서는 그녀의 눈물을 보고 죄책감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새봄이가 점차 울음이 잦아들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새봄이는 길게 심호흡하고 감정을 식혔다.준서에게는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문준서는 울어서 빨갛게 부은 새봄이의 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커피 계속 마실 거야? 안 마실 거면 우리 집에 올래? 내가 맛있는 커피 만들어 줄게!”새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준서는 소녀의 손을 잡고 핸드백을 챙긴 뒤, 밖으로 나갔다.커피숍 직원들마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새봄이는 그와 손을 잡고 걷고 있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었다.어릴 때는 항상 손을 잡고 다녔는데 지금은 어딘가 어색했다.어린 문준서는 항상 새봄이를 우선으로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럴까?문준서는 소녀가 기억하는 어린 준서가 아니었다. 그의 거대한 뒷모습은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었다.문준서가 웃으며 소녀에게 물었다.“뭘 그렇게 뚫어지게 봐?”“키 몇이야?”“192, 만족해?”새봄이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내가 키 큰 사람 별로라고 하면 뼈라도 깎을 거야?”문준서는 웃으며 소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응. 네가 집도해.”새봄이도 덩달아 웃었다.10여 년을 떨어져 지내다 보니 처음에는 정말 보고 싶었지만 점차 감정은 옅어져 갔다. 매번 부모님에게 준서의 안부를 물을 때면 그들은 머리만 흔들었다.그 뒤로 새봄이는 더 이상 준서를 찾지 않았다.말없이 사라진 그를 원망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가 해외에서 무사히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던 것 같았다.문준서는 길가에 세워진 스포츠카로 다가갔다.차도 주인을 닮아 검은색으로 차분하고 화려하지 않은 디자인이었다.처음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새봄이는 그가 문준서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티없이 맑고 순수했던 눈동자는 어릴 때와 비교해 변한 게 전혀 없었다.하지만 소녀
새봄이가 떠난 뒤로 전동하는 한숨을 달고 살았다. 옆에서 지켜보는 소은정은 어이가 없었다.학교 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따분하지 않았다.어릴 때부터 곱게 자란 새봄이지만 거만하지 않고 성격이 활발했기에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아이는 가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파티를 벌였다.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즐겼다.가끔 센 강변에 가서 산책도 하고 석양을 감상하며 오리에게 먹이를 주기도 했다.그런데 가끔 혼자 있을 때면 누군가가 지켜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주변에 수시로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새봄이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홀로 석양 아래에서 산책을 즐겼다. 손에는 엄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인 한정판 명품백이 들려 있었다.이목구비가 화려한 동양소녀가 길을 걷고 있자 무수히 많은 시선들이 따라다녔다.하지만 프랑스의 치안은 별로 좋지 못했다.새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이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자가 소녀의 핸드백을 가로채서 사람들 틈으로 도주했다.놀란 새봄이는 다급히 남자의 뒤를 따라가며 소리쳤다.“도둑이야!”안타깝게도 유럽에서 비슷한 사건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아무도 핸드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했다.새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남자를 쫓아갔다.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는 뒤를 돌아보며 뭐라고 욕설을 지껄이더니 골목으로 진입했다.새봄이가 쫓아갔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소녀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 있을 때, 갑자기 옆 골목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남자는 바로 새봄이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손이 소녀에게 닿기도 전에 누군가가 달려와서 남자를 걷어찼다.새봄이는 겁에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훤칠하고 잘생긴 동양인 남자가 등 뒤에 서 있었다.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새봄이의 앞으로 다가갔다.그에게서 익숙한 우드향이 풍겼다.그는 천천히 소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가늘고 예쁜 손이었다.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강
전동하는 그날 밤 새봄이에게 해외유학 얘기를 꺼냈다.새봄이는 고민도 해보지 않고 바로 동의했다.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프랑스만 제외하고 아무데나 괜찮다고 했다.전동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준서 때문에 프랑스에 가기 싫은 거야?”새봄이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걔가 누군데? 하나도 기억 안 나! 걔 얘기하지 마!”아이는 억울함을 토로했다.줄곧 아이의 옆을 지켜주던 오빠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더 이상 아이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던 오빠는 없었다.아이는 준서가 보고 싶었지만 준서는 떠날 때 편지 한장 남기지 않았다.전동하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새봄이도 이제 컸잖아. 준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연락이 없던 것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였어. 나중에 준서 만나도 너무 준서를 욕하지 마.”새봄이는 고집스럽게 고개를 돌려버렸다.부모의 사랑만 받고 자란 아이는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가끔 딸이 울기라도 하면 전동하는 항상 달려와서 딸을 위로해 주었다.태어날 때부터 다이아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는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그런데 어느 날 오빠가 보고 싶었던 아이가 준서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아이는 버려진 느낌을 받았다.출국이 결정되었으니 전동하는 아이가 다닐 학교를 알아보았다.결국 새봄이는 유럽을 선택했다.마치 누군가가 거기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처럼.떠나기 전, 아이는 일곱 남자친구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아이가 출국하는 날, 온가족이 나와서 새봄이를 배웅햇다.새봄이는 딱히 슬프거나 아쉬운 티를 내지 않았다. 마치 부모님 손을 잡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아이는 활짝 웃으면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전동하와 소은정은 영지까지 데리고 같이 프랑스로 출국하기로 했다.일가족이 탑승수속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새봄아!”고개를 돌리자 하얗게 질린 얼굴로 허겁지겁 이쪽
눈 깜짝할 사이에 새봄이는 어엿한 숙녀로 자라났다.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겼다.새봄이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 소식을 소은정에게 알렸다.소은정은 딱히 말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어렸을 때 이런저런 경험을 다 해보는 게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새봄이가 진심일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전동하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그는 아이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새봄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친구들이 다들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나만 솔로면 유행에 뒤떨어지잖아. 그래서 만나보기로 했어. 그리고 너무 이른 나이도 아니잖아! 중학교 때부터 연애하는 애들도 많다고!”전동하는 인내심 있게 아이를 타일렀다.“그래도 넌 아직 너무 어려.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해 보면 알게 될 거야. 남자는 다 믿을 놈이 못 돼….”“그럼 엄마가 아빠를 만난 것도 사랑에 눈이 멀어서 만난 거겠네?”어릴 때부터 말싸움에는 절대 지지 않던 새봄이는 미소가 소은정을 닮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성장했다.그리고 총기 있는 눈동자와 말빨, 그리고 큰 키는 전동하를 많이 닮았다.소은정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딸이 나중에 남자 여럿을 울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아이에게는 사랑을 하면 꼭 아빠랑 엄마처럼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강조했다.새봄이는 전동하가 말이 없자 달려가서 그의 팔짱을 꼈다.“아빠, 걱정하지 마. 그냥 연애는 어떤 느낌인가 궁금해서 해보는 거야.”“그래서 그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야?”“어느 남자친구를 말하는 거야?”전동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몇이나 사귀었는데?”“다른 애들은 다 한명하고만 사귀는데 난 다른 애들 따라하기 싫어. 그래서 하루에 한 명, 일주일에 일곱 명이야! 주일을 정해서 따로 만나!”새봄이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전동하는 입을 뻐금거리며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도 다행인 건 사랑에 깊이 빠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랄까.
다른 CCTV에서 정황이 포착되었다. 직원이 그쪽으로 다가가다가 발을 헛디디며 하마터면 술잔을 쏟을 뻔한 정황이었는데 그때 잔을 안쪽으로 옮기며 위치가 바뀐 것 같았다.독극물 검사결과도 나왔다.청산가리였다.심청하의 몸에서 나온 독극물과 약병에 있던 독극물 성분이 일치했다.살인을 계획했던 심청하가 제 꾀에 당한 상황이었다.아마 그녀는 죽을 때까지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몰랐을 것이다.형사들은 밤을 새워 CCTV를 확인하면서 이 약병의 출처가 남유주의 큰어머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그렇게 큰어머니가 경찰에 소환되었다.큰어머니는 숨김없이 사건의 경과를 진술했는데 심청하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아서 넘어지는 틈을 타 약병을 바닥에 버렸다고 했다.심청하가 포기를 못하고 스스로 행동에 옮기다가 제 꾀에 당했다는 말도 했다.형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그랬다는 증거 있나요?”“당연히 있죠.”큰어머니는 딸인 남연을 호출했다.“형사님이 묻는 대로 사실을 대답해! 떨지 말고!”남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냈다.그리고 차 안에서 심청하와 대화했던 녹음을 재생했다.“그 여자가 아빠랑 엄마를 죽이겠다며 협박했어요. 그 파티 초대장은 제가 거금을 주고 산 거예요. 우린 태한그룹 사모님과 친척관계에요. 평소에 왕래는 하지 않지만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고요!”남연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형사님, 제가 아는 건 다 얘기했어요.”형사는 그녀의 진술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전에 남유주 씨를 해하려 한 적이 있죠?”“그래! 너도 직접 남유주를 죽이려고 했잖아? 그건 왜 쏙 빼고 말해?”녹음본에 담겼던 심청하의 목소리였다.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파일은 편집을 거치지 않았다.남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것도 심청하가 협박해서 했어요. 하지만 언니 앞에서 이미 잘못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어요. 언니는 저를 용서했고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건 박수혁 대표와
심청하는 한참 침묵하더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무슨 방법을 쓰든 그 사람들과 걔를 만나게 해. 안 그러면 이 약은 네 부모님 배 속으로 들어갈 거야!”남연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떨어뜨렸다.“알겠어요.”결국 그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명령을 받아들였다.며칠 뒤,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오늘은 자선회가 열리는 날이었는데 박수혁은 남유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와 함께 자선회에 참석했다.그리고 자선회에서 많은 보석과 골동품을 구매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자선회가 끝나고 파티가 이어졌다.남연의 부모는 힘겹게 초대장을 입수했다.심청하는 파티홀에서 이어질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남연의 부모는 뒤늦게 파티에 참석했고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파티가 다 끝난 뒤였다.심청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는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SC그룹에서는 지분 사건으로 그들을 물고늘어질 것이다.본사에서 움직이기 전에 남유주를 제거해야 했다.잠시 후, 남유주의 큰어머니는 사람이 없는 곳에 숨어들었다.그리고 약을 꺼내 술병에 쏟아넣으려고 했다.마침 취객이 그녀의 어깨를 부딪히고 지나가며 그녀가 바닥에 쓰러졌다.남유주 큰어머니가 고통에 신음을 흘리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약병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구석진 곳으로 굴러갔다.심청하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정말 뭐 하나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일가족이었다.남유주의 큰아버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다급히 다가가서 아내의 손을 잡고 구급차를 호출했다.호텔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달려왔고 큰어머니를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호송했다.심청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사람들이 모두 흩어지고 그녀는 구석진 곳으로 가서 아무도 안 보는 틈을 타 약병을 손에 쥐었다.그리고 기회를 봐서 약을 와인에 쏟고 흔들었다.모든 게 끝난 뒤, 심청하는 손에 난 땀을 닦았다.이미 살인을 하기로 마음먹은 그녀였지만 직접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남유주는 미소를 지으며 소은정과 박수혁 사이를 스스럼없이 얘기했다.남유주는 지나간 둘의 과거를 신경 쓰지 않았다.박수혁은 소은정에게 다른 마음이 없었고 그들은 각자 다른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살기로 했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남유주가 건넨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팔찌가 있었다, 반짝이며 아름다운 화려한 목걸이의 모든 보석은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본연의 미와 섬세함의 아름다움을 결합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몇 년 동안 이런 것을 모으기를 좋아했는데... 고마워요, 진짜 마음에 들어요." 남유주는 화해의 의미로 소은정에게 팔찌를 건넸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팔찌를 착용했다."과거는 과거일 뿐이니 우린 서로 용서하는 게 어때요?"소은정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안타깝게도 난 어떤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네요…"그녀는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고 남유주에게 건넸다.남유주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류 내용을 살펴보았다."이게 뭐예요?""원래는 소찬학의 주식이었지만 몇 년 전에 회사 소유로 되었어요. 아빠가 나이도 있고 해서 주식 대신 배당금을 주기로 했었어요, 근데 더는 그 사람의 것이 아니니까, 아빠가 유주 씨한테 넘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주는 작은 선물이니까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얼굴이 굳었던 남유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계약서를 다시 내밀었다."전 받지 않을래요.""유주 씨, 이게 얼마나 큰 돈인지 몰라요? 술집을 사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요? 이 돈으로 그 건물 같은 거 열 개는 살 수 있어요."소은정은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남유주는 웃음을 참고 머리를 흔들었다."이걸 받으면 소찬학이 내 생부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잖아요, 끊을 수 없는 혈연관계를 받아들여야 하고, 내가 관여하지 않은 과거의 강탈과 억압을 직면해야 해요. 태어난 이래로 부모가 없는 존재로 살아왔고, 아직 그것을 원하지 않아요. 나의 아버지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소씨 가문과 혈연적인 관계가
거침없이 내뱉는 심청하의 태도에 소찬식이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소씨 가문의 주식은 애초에 저희 집안 거에요. 그리고 둘째 삼촌이 직접 주식을 그룹 소유로 돌리겠다고 서명까지 했어요. 자기는 주식 배당만 챙기겠다고, 회사를 떠난 지금 삼촌한테 배당금을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죠. 이모가 한 계산은 너무 터무니없어요. 이 주식들은 재산 분할과 관련이 없어요. 설령 분할을 한다 해도, 먼저 그룹의 이익을 보호하는 게 우리의 원칙이고요."심청하는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저는 어떻게 해요? 그이가 감옥에 가고, 우리는 손가락 빨면서 굶어 죽으라는 거예요? 주식을 전부 넘겨주세요, 그럼 더는 따지지 않을게요!" 그녀는 무례한 태도로 단호하게 앉아 있었다.소찬식의 표정이 음울하게 어두워졌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그만 돌아가세요, 돌아가서 경찰 소식 기다리세요. 찬식이 회사 자금을 자기 돈처럼 써버렸고 수억 달러를 횡령했어요. 그럼에도 그룹이 이 돈에 대해 따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돈을, 주식을 요구할 수 있어요?" "나는 찬식 씨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 사정은 모르겠고, 누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없어요."그는 말을 마친 뒤 옆에 서 있는 집사에게 눈짓했다."손님을 내보내.""네."집사의 대답에, 심청하는 일어서서 조급하게 말했다. "아주버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형제들끼리 어떻게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요? 이 일을 언론에 알리면 어떻게 될지 저도 기대되네요, 아마 언론도 이 일에 엄청난 관심을 둘 것 같거든요!"소찬식의 표정은 신경질적으로 굳어졌다, 눈빛이 차갑고 어둡게 변했다.공기 안에는 침묵이 깔렸다.소은정은 갑작스럽게 직감했다. 심청하가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그들은 타협할 수 없었다. 한 푼이라도 더 주면, 그녀는 주제 파악을 못 하고 더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그녀는 절대로 이번 한
심청하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다 해봐야죠, 우선 믿을 만한 변호사를 찾아서 형량부터 줄여줘요."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참지 못하고 가볍게 웃으며 소리를 냈다.소은정이 입을 열었다."마침 잘 오셨어요, 우리도 지금 삼촌을 어떻게 구할지 토론하고 있었거든요!"심청하는 의아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어떤 방법을 논의했는데?"전동하는 멋도 모르고 웃었다. 그는 소은정의 대답을 기다렸다.소은정은 청량한 목소리로 한숨을 쉬었다."사실 우리가 변호사를 찾아서 물어봤어요. 판결이 심하게 나면, 사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두 사람을 죽인 거니까.그래도 방법이 있어요, 둘째 삼촌은 그때 혼인 상태였잖아요?법정에 나서서 전부 둘째 삼촌이 한 게 아니라고 증언하면 돼요. 삼촌은 줄곧 숙모랑 함께 있었고, 그런 일을 꾸밀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심청하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일어섰다."너... 나보고 거짓 증언을 하라는 거야, 말이 되니? 그거야말로 불법이야!"소은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비웃었다."불법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네요? 근데 왜 저희 아버지한테 당당하게 그런 짓을 요구하는 거예요?"심청하는 그제야 자신이 소은정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화가 난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은정아, 너 말 이상하게 하는 구나, 내가 마음이 너무 급해서 나온 말을 꼬투리 잡는 거니? 그리고 너희 삼촌 아직 유죄 판결도 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면 돼."소은정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럼 혼자 잘 해보세요! 우린 응원이나 하고 있을게요!""너 지금 뭐하자는 거니?" 심청하는 화를 내며 소찬식을 바라보았다."진짜 이렇게 내버려두실 거예요?"소찬식의 눈빛이 어둡게 깔렸다."자기가 한 일에 대가를 치러야 하겠죠, 저희는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제수씨도 저희를 그만 찾아오세요."심청하는 소찬식의 태도가 이렇게 차갑고 딱딱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잠시